[이슈+] '살충제 계란' 파동에 두부·우유·단백질 보충제 들썩

권민경 2017. 8. 1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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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말을 앞둔 18일 낮 12시 무렵. 서울 용산에 있는 한 대형마트를 찾은 주부 정모씨(43)는 신선식품 코너를 돌다 찌개용과 부침용 두부 1모씩을 구입했다.

식구 중에 두부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 평소 자주 사는 편은 아니지만 단백질 공급 차원에서 계란 대신 두부를 집어 들었다.

정씨는 "정부에서 괜찮다고 하고 마트에서도 안전하다고는 하는 데 계란을 사기는 좀 찜찜하다"며 "집에 아이들 먹일 겸 해서 두부를 넉넉하게 샀다"고 말했다.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계란을 사기 꺼려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단백질 공급원인 두부, 두유, 우유 판매가 늘고 있다.

이날 온라인쇼핑몰 티몬에 따르면 국내 농가에서 살충제 계란이 처음 검출된 지난 14일부터 지난 16일까지 두부와 우유, 두유 판매는 지난 11일부터 13일 사이보다 각각 34%, 65%, 43% 급증했다. 

이는 정부가 계란 출하를 금지하고 주요 마트에서 계란 판매를 중단하자 계란 이외 단백질 식품으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단백질 보충제 판매도 104% 껑충 뛰었다. 

포털사이트 육아 관련 카페에서는 "계란 대신 두부로 아이 먹을 음식 요리합니다" "단백질 섭취를 두부로 대체한 요리법 공유합니다" "어제 마트 갔다가 두부 집어 왔는데 두부는 괜찮을까요?" 등의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티몬 관계자는 "계란 파동 이후 계란을 뺀 다른 단백질 식품 판매가 전반적으로 늘었다"며 "단백질 보충제 같은 경우 계란 요인 외에도 운동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계절적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7일 서울 삼성동에 있는 한 백화점에서 만난 주부 이모씨(59)도 "그동안 계란으로 단백질을 주로 보충했는데 당분간은 안 될 것 같다"며 "원래 두부를 즐겨 먹는 데 뉴스를 보고 나서 두부 요리를 더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 3사, 편의점, 온라인쇼핑몰은 지난 16일 오후부터 중단했던 계란 판매를 재개했지만 소비자 반응은 썰렁하다.

백화점 식품코너에서 일하는 한 관계자는 "판매는 재개했지만 찾는 사람은 별로 없다"며 "계란 영향 때문인지는 몰라도 두부를 찾는 손님들은 많아졌다"고 밝혔다.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계란이 들어가지 않은 빵을 찾는 소비자도 늘었다.

신사역에 있는 한 대형 제빵 프랜차이즈 매장에서는 "계란 넣지 않는 빵이 뭐냐고 묻는 손님들이 간혹 있다"며 "바게트 등 일부에는 계란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씨(30)씨는 "계란을 직접 먹는 게 아니어서 빵이나 과자를 살 때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아무래도 빵을 고를 때 계란이 그나마 덜 들어간 게 뭘까 고민하긴 한다"고 말했다.  

제과·제빵업계에서는 그러나 계란 파동으로 인해 제품 판매에 큰 변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제빵업계 관계자는 "계란 때문에 빵을 덜 산다거나 특정 빵이 잘 팔린다거나 하는 건 전혀 없다"며 "계란 유통이 풀려 공급 측면에서도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전날 오전까지 완료한 국내 농가 전수조사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가는 67곳에 달했다. 친환경 63곳, 일반 농가 4곳 등이다. 

정부는 이 가운데 살충제가 기준치 이상 검출된 32곳의 계란에 대해 '부적합' 판정을 내리고 전량 회수·폐기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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