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도 탄광서 10시간씩 작업..군함도 실제 모습은

남형도 기자 2017. 7. 27. 08:4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그곳을 귀신섬, 감옥섬이라고 불렀다."

지난 25일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군함도' 특별시사회.

좁은 섬에 아파트 등 고층 건물이 빽빽히 들어선 모습이 마치 군함처럼 보인다고 해서 군함도로 불렸다.

민족문제연구소의 '군함도, 끝나지 않은 전쟁' 자료에 따르면 하시마 바로 옆에 있는 섬인 다카시마 탄광까지 포함해 1945년 당시 조선인 1299명이 있었다는 기록도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거의 눕다시피 한 자세로 하루 10~12시간씩 석탄 캐내..500~800명 중 50명 사망 추정
군함 모양과 유사해 군함도로 불린 일본 하시마섬의 현재 모습.


"그곳을 귀신섬, 감옥섬이라고 불렀다."

지난 25일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군함도' 특별시사회. 일제 강제 징용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시사회에 초대된 구연철씨(86)가 군함도에 대해 이 같이 표현했다. 그는 9살에 징용된 아버지를 따라 군함도에 가서 15살까지 그곳에 있었다. 군함도라 부르는 것조차 거부감이 든다던 구씨의 모습은 일제강점기 상처로 얼룩진 실제 역사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일본 나가사키항에서 약 18km 떨어진 군함도의 본명은 하시마(端島)다. 좁은 섬에 아파트 등 고층 건물이 빽빽히 들어선 모습이 마치 군함처럼 보인다고 해서 군함도로 불렸다. 1810년 어부가 석탄을 발견한 뒤 1890년대부터 미쓰비시가 해저에 있던 석탄을 캐내기 시작했다. 동서 160미터m, 남북 480m, 둘레 1.2km, 면적 0.063㎢에 불과한 작은 섬이었다.

하시마 탄광에서는 품질이 좋은 석탄이 채굴됐다. 그 덕분에 좁다란 섬에 사람들이 몰렸다. 석탄 생산량은 1941년 41만톤을 넘을 만큼 급증했고 근대식 고층 건물들이 빽빽히 들어섰다. 탄광 시설, 주택, 병원, 상점, 영화관, 이발소 등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근대화를 이끌었다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하시마섬 탄광에서 일하는 조선인 노동자들./사진=국가기록원

1940년대 지하 1km가 넘는 하시마 탄광에 조선인들이 있었다. 대일항쟁기 강제 동원 피해 조사 및 국외 강제 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의 '사망 기록을 통해 본 하시마 탄광 강제 동원 조선인 사망자 피해 실태 기초 조사(2012)'에 따르면 1943년부터 1945년까지 800여명의 조선인이 하시마 탄광에서 강제 노역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민족문제연구소의 '군함도, 끝나지 않은 전쟁' 자료에 따르면 하시마 바로 옆에 있는 섬인 다카시마 탄광까지 포함해 1945년 당시 조선인 1299명이 있었다는 기록도 있다. 이중 50여명의 조선인이 이곳에서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언과 사료를 통해 알려진 하시마 해저 탄광은 생지옥이었다. 20세도 안된 어린 소년들이 많았는데, 좁다란 굴에서 일하기 용이했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낮은 막장에서 거의 눕다시피한 자세로 하루 10시간씩 석탄을 캐냈다. 탄광 온도는 45도를 넘나 들었고 유독 가스가 수시로 나와 가스 폭발 사고의 위험도 컸다. 열악한 작업 조건과 영양 실조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고, 일부는 탈출을 감행하다 익사하거나 붙잡혀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조선인 근로자가 탄광 벽에 쓴 낙서./자료=영화 '을사년의 매국노' 촬영 중 연출 장면


반세기가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일본 정부는 아직도 공식 사과나 피해 보상을 하지 않고 있다.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군함도에는 당시 역사의 아픈 흔적은 모두 지워진 상태다.

남형도 기자 human@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