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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우둠은 오브레임과 '타격'으로 정면승부를 벌일 수 있을까

조회수 2017. 7. 6.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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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놓치지 말아야할 경기들] TUF 25 피날레, UFC 213 프리뷰

UFC는 매년 여름 ‘인터내셔널 파이트 위크’라는 이름으로 한 주 동안 각종 행사들을 연 다음 주말에 화려한 선수들로 꽉 찬 대회를 성대하게 개최합니다. 지금 이 순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그 행사들이 진행 중인데 오는 토요일에는 TUF 25 피날레, 일요일에는 UFC 213 대회가 연이어 개최됩니다. 이번 주말을 뜨겁게 달굴 두 대회에서 주목할 만 한 매치들을 좀 살펴보겠습니다.


1. 미들급 잠정 타이틀전 요엘 로메로 vs 로버트 휘태커


현 미들급 랭킹 1위 요엘 로메로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자유형 -85kg급 은메달을 획득한 최정상급 레슬러지만, 종합격투기 케이지 안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오히려 타격가에 가깝습니다. 세밀한 기술이 좋다기보다는 갑자기 치고 들어오는 탄력과 스피드, 파워가 어마어마합니다. 최근 전 미들급 챔피언 크리스 와이드먼의 태클을 방어하며 공중에서 플라잉 니킥을 적중시키는 장면은 가히 충격적이었죠. 영화에서 유전자가 변형되어 초능력에 가까운 힘을 얻게 되는 히어로 (혹은 악당)들이 흔히 나오는데, 로메로는 그런 느낌이 들 정도로 비현실적인 신체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괴물’이죠.

로메로의 시원한 테익다운 모습

반면 상대 로버트 휘태커는 그런 괴물 같은 신체 능력은 없지만, 빠른 스피드와 수준 높은 타격 기술, 그리고 젊음(1990년생입니다)이라는 무기를 갖고 있습니다. 특히 웰터급에서 미들급으로 올라온 후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데, 하위 체급에서 활동했기에 체격은 큰 편이 아니지만 스피드나 지구력에서 확실히 강점이 있습니다. 최근 만년 챔피언 후보 호나우도 자카레를 일방적으로 두들기며 KO시켜 팬들 및 전문가들의 극찬을 받기도 했죠.

휘태커의 감각적인 타격

둘의 대결에서는 중량급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엄청난 스피드의 공방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시무시한 로메로의 초반 화력을 휘태커가 감당해 낼 수 있을 지, 만일 휘태커가 초반을 잘 넘긴다면 로메로가 약점으로 지적되어 온 지구력 부족을 어떻게 해결할 지가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겠네요. 1라운드에든 5라운드에든 눈 깜짝할 사이에 KO가 나올 수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2. 파브리시오 베우둠 vs 알리스타 오브레임 3차전


프라이드 시절부터 국내 팬들에게 이름을 알려온 헤비급의 두 강자가 UFC 213에서 통산 세 번째 맞대결을 펼칩니다. 둘은 2006년 5월 프라이드 무차별급 그랑프리 개막전에서 처음 맞붙었는데, 베우둠이 그라운드에서 기무라로 탭을 받아냈었죠. 당시 오브레임은 미들급(현재 기준으로는 라이트헤비급)에서 헤비급으로 체급을 올린 직후였기에 지금 같은 포스는 찾아보기 힘들었고, 베우둠은 프라이드 헤비급의 신세력으로 급부상하고 있었습니다.

1차전에서 오브레임에게 기무라를 건 베우둠의 모습 

두 번째 대결은 2011년 6월 스트라익포스 헤비급 그랑프리에서 이뤄졌습니다. 이 때 오브레임은 인생 최대의 근육을 몸에 달고 있었고, 그와 정면 타격전을 벌이는 건 자살행위로 간주되었습니다. 당연히 베우둠은 오브레임을 그라운드로 끌어들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오브레임은 그래플링 싸움을 피하며 타격과 테이크다운(깔끔한 태클이 아닌 내동댕이치는 듯 한 장면이 많았죠)으로 경기를 리드했습니다. 결국 오브레임이 판정승을 거뒀지만 내내 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던 아쉬운 경기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2차전 때 그라운드로 들어와 달라고 장난스럽게 애원하는 베우둠의 모습

그로부터 6년 만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비록 나이는 들었지만 기술적으로 엄청난 발전을 이뤘습니다. 특히 베우둠은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수준으로 타격이 일취월장했습니다. 베우둠의 타격을 끌어올린 장본인은 명문 킹스 MMA의 수장 하파엘 콜데이로로, 프라이드 시절 브라질 최고의 팀으로 꼽혔던 슈트박스 아카데미에서 반델레이 실바, 앤더슨 실바, 마우리시오 쇼군 등을 조련했던 명장입니다. 오브레임에게 패배한 후 치렀던 케인 벨라스케즈 전, 마크 헌트 전, 트래비스 브라운 전 등을 보면 베우둠의 타격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펀치와 킥을 조화롭게 구사하는 무에타이 스타일의 타격이 일품입니다.

베우둠의 타격 콤비네이션

베우둠이 이처럼 멋들어진 타격을 구사할 수 있는 숨은 비결은 언제든 테익다운을 당해 그라운드로 가도 상관없다는 자신감입니다. 주짓수 세계 챔피언 출신으로 UFC 헤비급에서 단연 최고의 그래플링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에 상대가 킥을 잡아 던지든 태클을 치든 무서울 게 없습니다. 이런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스탠딩과 그라운드 모두에서 느물느물 상대들을 농락하며 헤비급 챔피언 벨트까지 매 봤던 베우둠,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상대입니다.


하지만 맞은편의 오브레임도 만만치 않습니다.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 상대를 때려 부수는 ‘상마초 스타일’이던 오브레임은 몇 차례 뼈아픈 패배를 겪으며 기술 및 전략 등을 계속 가다듬었고, 결국 명코치로 불리는 그렉 잭슨의 지도를 받으며 완벽한 아웃파이팅 스타일을 확립하게 되었습니다. 존 존스나 카를로스 콘딧 등이 잘 구사하는 풋워크나 오블리크 킥, 스위치 동작, 여러 페이크 모션 등이 추가되자 오브레임은 정면으로 밀고 들어가는 투우에서 이리저리 빠지며 투우를 농락하는 투우사로 변화했습니다. 실로 놀라운 진화죠.

주니어 도스 산토스를 KO시키는 오브레임의 모습

그래서 이번 3차전에서 가장 궁금한 건 둘의 타격전입니다. 과연 베우둠이 자신감을 갖고 오브레임과 타격으로 정면 승부를 벌일 수 있을까요? 만일 그렇게 되면 헤비급 역사상 최고 수준의 테크니컬한 타격전을 기대하셔도 좋을 듯합니다.



3. 저스틴 게이치, 그리고 앤소니 페티스


마지막으로 주목하실 만한 두 명의 라이트급 선수를 언급하고 싶습니다. 토요일 TUF 피날레 대회의 메인이벤트에 등장하는 저스틴 게이치가 첫 주인공인데, UFC 데뷔전임에도 불구하고 현지 언론의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꽤 큰 중소단체인 WSOF의 라이트급 타이틀을 무려 다섯 차례나 방어한 후 올해 5월 UFC와 계약을 체결한 선수로, 레슬러 출신의 탄탄한 베이스에 상대방을 질식시키는 끝없는 타격 압박을 갖춘 화끈한 스타일의 선수입니다.

게이치의 UFC 데뷔전 상대인 마이클 존슨은 UFC 라이트급의 손꼽히는 강자 중 한 명입니다. 토니 퍼거슨, 에드손 바르보자, 더스틴 포이리에 등에게 승리를 기록한 바 있고, 게이치와 마찬가지로 레슬러 출신이지만 UFC 라이트급에서 가장 빠르다는 칭찬을 받는 스피드를 활용한 타격이 특기입니다. 둘의 스타일 상 누가 이기든 재미있는 경기가 나올 것 같네요.

번개같은 타격을 갖고 있는 존슨

게이치가 이처럼 기대를 받으며 막 뜨려는 해라면, 다음 날 UFC 213 메인 카드의 포문을 여는 앤소니 페티스는 사정없이 지는 해입니다. 벤 핸더슨을 꺾으며 UFC 라이트급 챔피언을 지낸 게 엊그제 같은데 챔피언 벨트는 어느 새 사라졌고 최근 전적은 1승 4패입니다. 거기다 가장 최근 경기인 맥스 할로웨이 전에서는 페더급 전향을 선언하며 타이틀전 기회까지 얻었지만, 경기 체중을 맞추지 못한데 더해 최초의 KO패까지 당하며 이래저래 체면을 잔뜩 구겼죠.

할로웨이 전에서 KO로 무너졌던 페티스

페티스가 챔피언으로 군림하던 2013-2014년을 돌이켜 보면 지금 상황은 거짓말 같습니다. 당시 페티스는 1920년대부터 유명 스포츠 스타들을 박스 모델로 써 온 시리얼 브랜드 'Wheaties'와 모델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 시리얼 박스에 얼굴이 나온다는 건 미국에서 최고의 스포츠 스타 반열에 올랐다는 걸 상징합니다. 무하마드 알리, 마이클 조던, 타이거 우즈 등이 역대 모델들이니 말 다 한 셈이죠. 하지만 페티스의 얼굴이 새겨진 시리얼 박스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그는 격투기 인생 최악의 슬럼프에 빠져 있습니다.


페티스의 이번 상대는 짐 밀러로, 2008년부터 UFC에서 활약해온 베테랑 중 한 명입니다. 챔피언 레벨의 최정상급 선수는 아니지만, 수준 높은 그래플링과 끈질긴 레슬링을 갖고 있는 까다로운 상대죠. 전성기 때 같으면 전문가들이 너도나도 페티스의 압승을 예상했겠지만, 현재의 페티스는 누구와 붙어도 불안해 보입니다. 종합격투기 역사에 영원히 남을 ‘쇼타임 킥’의 주인공 페티스가 부활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TUF 25 피날레 대회는 오늘 토요일 10시부터, UFC 213 대회는 일요일 아침 7시 30분부터 스포티비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UFC 213 메인 카드는 스포티비온에서) 다들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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