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정책 중대한 한계 도달.. 예측불허 시대 접어들었다"
北 'ICBM 마지막 난제' 대기권 재진입 성공한 듯.. 발사장면 6시간 만에 공개
한달여 전 5000km이던 사거리.. 6500~7000km로 크게 늘어
연내 美본토 타격능력 갖출 듯
4일 북한의 '화성-14형' 발사 성공은 미 본토를 핵무기로 타격할 수 있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장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화성-14형을 정상 비행 궤도로 쏠 경우 최대 사거리는 6500~7000㎞로 추정된다. 미 본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알래스카 전역과 미 태평양사령부가 있는 하와이를 타격할 수 있다. 보통 5500㎞ 이상의 탄도미사일은 ICBM으로 분류된다. 특히 북한은 지난 2월 북극성-2형 고체 연료 미사일(최대 사거리 1500~2000㎞), 지난 5월 화성-12형 중거리 미사일(최대 사거리 4500~ 5000㎞) 성공에 이어 두 달도 안 돼 ICBM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연내에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 발사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에서 미 서부의 시애틀까지는 8000㎞, LA까지는 9000㎞다.
북한은 이날 화성-14형이 최대 고각(高角) 체제로 발사돼 최대 고도 2802㎞, 비행 거리 933㎞, 비행 시간 39분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최대 고각은 거의 수직으로 발사됐다는 의미다. 그동안 북 탄도미사일이 기록한 최대 고도는 지난 5월 준(準)ICBM이었던 화성-12형이 기록한 2111㎞였다. 당시 비행 거리는 787㎞, 비행 시간은 30분이었다. 이번에 더 높은 비행 고도와 긴 거리, 긴 비행 시간을 기록한 것이다. 화성-14형을 일반적인 탄도미사일 비행 궤적(30~45도 각도 발사)으로 바꿔보면 최대 사거리는 6500~7000㎞ 안팎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채연석 전 항공우주연구원장은 "최대 사거리 6600㎞인 ICBM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전직 국책 연구 기관 전문가는 "정상 비행 시 최대 6000~7000㎞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최대 사거리 8000~1만㎞'로 추정했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화성-14형 발사 사진에 따르면 이 미사일은 2012년 4월 열병식 이후 세 차례 북한 열병식에 등장했던 KN-08 ICBM(길이 18m)과 탄두(彈頭)를 제외하곤 유사한 형태다. KN-08은 3단 미사일로 원래 무수단 미사일 엔진 2기를 1단 로켓으로 사용했었다. 하지만 무수단 미사일이 지난해 총 8차례 발사 중 7차례 실패하면서 이번에 무수단 엔진 대신 지난 3월 시험에 성공한 신형 '백두산' 고출력 엔진으로 대체됐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개발 관계자를 직접 업어줄 정도로 흥분했던 그 엔진이다. 한·미 정보 당국은 그동안 KN-08의 최대 사거리를 1만2000㎞로 추정해왔다. 한 소식통은 "그동안 알려진 추정치는 엔진 연소 시험 정보 등을 토대로 한 것이었다"며 "이번에 처음으로 실제 발사해 6000㎞ 이상을 날아갈 능력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에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시험에 성공했는지도 관심사다. 미 본토에 도달하는 ICBM은 탄두의 낙하 속도가 마하 24~25(음속의 24~25배)에 달해 대기권 재진입 때 7000~8000도의 열을 견뎌내야 한다. 북한은 종전 화성-12형 성공을 통해 탄두가 4000~5000도의 열을 견딜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에 더 높은 고도에서 낙하한 탄두의 재진입 시험에도 성공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 소식통은 "많은 한·미 전문가들이 북한의 ICBM 개발 성공에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북한의 미사일 개발 속도가 우리 상식을 크게 벗어날 정도로 빠르다"며 "북한이 백두산 엔진 2~3개를 묶어 1단 로켓으로 쓰는 미 전역 타격 신형 ICBM 등을 금년 내에 시험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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