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어야 산다" 식품업계, 유례없는 신제품 홍수

김소연 기자 입력 2017. 7. 3.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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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가 올해 상반기 유례없이 많은 신제품을 출시했다.

◇상반기 신제품 출시 2배 '껑충'"역대 최대"= 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라면업계 1위 농심은 신제품 7종을 선보였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는 중화라면이나 부대찌개 같은 메가 트렌드가 없어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에 맞추기 위해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짧아진 유행주기'한정판' 출시도 잇따라=식품업체들의 신제품 출시가 많아진 것은 소비자 입맛이 빨리 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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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서 6개월로 짧아진 유행주기..R&D 투자 감소 우려도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1년서 6개월로 짧아진 유행주기…R&D 투자 감소 우려도 ]

편의점을 찾은 고객이 제품을 고르고 있다. / 사진제공=BGF리테일

#박수하씨(30·가명)는 퇴근길에 편의점을 들르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기대없이 먹었던 신제품이 맛있을 땐 보물찾기에서 1등을 한 것처럼 기쁘지만, 2~3번 이상은 사먹지 않는다. 신제품이 많아서다. 박씨는 "편의점에 가면 하루가 멀다하고 신제품이 쏟아져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며 "익숙한 제품보다 낮선 신제품 후기를 SNS에 올렸을 때 반응이 좋아 신제품 위주로 사먹는다"고 말했다.

식품업계가 올해 상반기 유례없이 많은 신제품을 출시했다. 변덕스러운 소비자 입맛에 맞춰 트렌드 교체 주기가 빨라진 탓이다. 수십년간 식품업계 불문율로 통했던 "소비자 입맛은 안 바뀐다"는 말은 고릿적 얘기가 됐다.

롯데제과의 기존 스테디셀러 응용제품들.

◇상반기 신제품 출시 2배 '껑충'…"역대 최대"= 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라면업계 1위 농심은 신제품 7종을 선보였다. 한달에 1개꼴로 신제품을 내놓은 셈이다.

구체적으로 편의점 채널을 위해 컵라면 형태로만 내놓은 참치마요큰사발을 비롯해 카레라이스쌀면, 드레싱누들 프렌치머스타드맛, 기존 인기제품의 변형인 볶음너구리(봉지,컵라면), 짜왕 매운맛(봉지,컵라면)을 출시했다.

지난해 상반기 신제품이 드레싱누들(오리엔탈,참깨소스), 콩나물뚝배기 3종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었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는 중화라면이나 부대찌개 같은 메가 트렌드가 없어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에 맞추기 위해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제품 출시 경쟁은 여름철 성수기를 맞은 빙과와 제과업계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빙그레는 올 상반기 요거그린, 빵또아 레드벨벳, 설인면 등 아이스크림 6종과 유음료 5종 등 총 17개 제품을 신규로 출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8개)에 비해 2배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제과업계 1위인 롯데제과 역시 올 상반기 과자류는 44종, 빙과류는 22종의 신제품을 출시해 지난해 상반기에 각각 38종, 17종이었던 것보다 크게 늘었다. 평소에도 신제품 출시를 많은 편이지만 올해 유독 많았다. 오리온도 올 상반기 꼬북칩, 마켓오 리얼초콜릿 등 총 11종 제품을 출시해 지난해(5종) 대비 2배 이상 확대됐다.

한정판 제품들. 왼쪽부터 오리온 여름 한정판 제품인 포카칩·스윙칩 '푸드트럭 시리즈', 봄 한정판인 초코파이정 딸기, 해태제과 생생칩/사진제공=각사. 레몬타르트

◇짧아진 유행주기…'한정판' 출시도 잇따라=식품업체들의 신제품 출시가 많아진 것은 소비자 입맛이 빨리 변하기 때문이다.

2014년 8월 출시한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은 2015년 말까지 품귀현상을 지속하며 1년 이상 '허니맛' 열풍을 이끌었다. 그러나 지난해 오리온의 '초코파이情 바나나'를 필두로 시작된 '바나나맛' 돌풍은 그해 7월 '녹차맛'에 자리를 내주기까지 6개월 지속되는데 그쳤다.

라면업계도 2015년 출시한 농심 짜왕과 오뚜기 진짬뽕은 이듬해까지 중화풍 프리미엄 라면 열풍을 이끌면서 1년여간 인기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출시된 부대찌개 라면은 올해를 넘기지 못하고 인기가 사그라들었다.

유행주기가 빨라지자 아예 기간이나 유통채널을 한정한 제품들도 나왔다. '한정판'으로 출시하면 희소가치가 높아져 소비자 시선을 끌 수 있어서다. 올해 오리온이 봄 한정으로 출시한 '초코파이情 딸기'와 '후레쉬베리 체리쥬빌레맛', 해태제과가 6~8월 3개월 한정으로 선보인 '생생칩 레몬타르트'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빨라진 유행주기가 식품업계 전반의 신제품 개발역량 축소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인 신제품이 '반짝 인기'를 얻는데 그친다면 기업들이 R&D(연구개발)에 인색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혁신제품보다 기존 베스트셀러를 변형한 신제품이 많다는 것은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 속 소비를 늘리려면 신제품으로 눈길을 끌어야 하는데 유행주기가 빨라져 업체들도 고민"이라며 "빨라진 주기에 맞춰 신제품을 내놓으려다보니 기존 제품 응용작이 많다"고 토로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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