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을 탐한 주택, CAVE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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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 부부는 어린 시절 아파트보다 주택이 익숙했다.
"어린 시절에는 늘 2층집에 사는 친구들이 정말 부러웠어요. 결혼하고 나서는 그런 마음이 굴뚝같이 더 커졌죠.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높은 층고를 가진 집 말이에요. 항상 정해진 규격의 고층 아파트에서만 살다 보니 높은 층고에 개방감이 느껴지는 단층집을 간절히 원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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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꿈꿔왔던 첫 번째 주택
건축주 부부는 어린 시절 아파트보다 주택이 익숙했다. 수려한 외양은 아니지만 골목 겹겹이 단조로운 양옥집들이 자리했던 1970년대 도시의 풍경은 어느새 직사각 모노톤의 아파트가 가득 메웠다. 결혼 후 아이들과 줄곧 아파트에서만 살았던 것은 어쩌면 대안 없는 자연스런 선택이었다. “어린 시절에는 늘 2층집에 사는 친구들이 정말 부러웠어요. 결혼하고 나서는 그런 마음이 굴뚝같이 더 커졌죠.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높은 층고를 가진 집 말이에요. 항상 정해진 규격의 고층 아파트에서만 살다 보니 높은 층고에 개방감이 느껴지는 단층집을 간절히 원했었죠.”
난생 처음 맛본 주택살이의 즐거움
“가족이 단란하게 집에 모여 고기를 구워 먹을 때는 따로 채소를 사지 않아요. 주방에 딸린 창을 열면 보이는 마당 텃밭에 각종 채소를 심어 키우고 있거든요. 며칠 전엔 문을 열고 텃밭의 채소를 따와서 두아이들과 비빔밥을 해 먹었는데,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어요. 저도 모르게 남편한데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며 탄성을 질렀다니까요.” 주택으로 이사와 겪는 고충도 있지만 그보다는 하루하루 변화된 라이프스타일에서 피부로 느끼는 행복감이 더 크다. 아파트처럼 관리가 일률적으로 되지 않아 불편한 점도 있지만 ‘우리집’이기에 직접 가꾸고 만드는 만큼 더 큰 행복감과 만족감을 얻게 됐다.
안팎으로 조화와 균형미를 잡은 유니크 하우스
담장을 높다랗게 쌓은 단독주택보다는 주택 내·외부에서 자연스레 마을과 소통 가능한 집이었으면 하는 부부의 바람을 담아 가족은 단독주택을 계획했다. 부부는 가족의 첫 집을 짓기 위해 오랜 기간 발품을 팔며 여러 건축가를 만났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가족을 위한 공간을 완성해줄 믿음직한 건축가는 커튼홀의 김광수였다. 아치 모양의 전체 구조는 집 안 곳곳 각 실마다 아치 아래 각기 다른 색채를 띠는 진풍경을 보여준다. 전체 공간은 조화를 이루되 개별 공간의 독립된 개성은 잃지 않아야 하고, 반드시 높은 층고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택의 명제는 본능적으로 아늑함이 느껴지는 ‘동굴’을 키워드로 해답을 찾았다. 집이지만 우리가 그동안 보아왔던 집과는 확연히 다른 방식으로 접근을 시도한 주택. 연속된 곡면의 천장과 복도, 파티오(Patio)에 들어선 듯 탁 트인 중앙 거실로 쏟아지는 채광. 아치 형태의 외관 월 아래 대리석 마감재가 그대로 집 안으로 진입하는 구조의 바깥마당은 이국적인 풍경을 완성한다.
우리 식구 네 명, 모두의 바람을 담은 공간 요소
“아이들이 입이 짧은 편이에요. 아직 자라야 할 나이인데, 엄마로서 더 맛있는 걸 해주고 싶은 욕심이 크죠. 그래서 집을 지으면서 주방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가족의 먹거리를 만들고 소통하는 공간이 좀 더 특별했으면 생각해왔거든요. 특히나 주방에 담길 요소들은 천연 소재에서 우러나오는 매력적인 공간이 되길 원했죠.” 주방에서는 외부의 채광을 그대로 받고, 연결이 가능하도록 창을 내고 개방감을 주어 거실과 다른 층에서도 소통할 수 있도록 열려 있다. 거실뿐 아니라 주방 또한 가족이 어느 공간에 있더라도 소통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 아파트에 살며 답답했던 박스 형태의 주거 공간은 애초에 흥미가 없었다는 남편은 높은 층고에 자연 채광을 들인 햇살 담은 집을 원했다. 아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원했던 다락공간을 각각의 방에 들여 층고 높은 복층 구조의 방을 갖게 됐다. 손재주 좋은 작은아이는 원했던 다락방을 책을 읽거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자신만의 동굴, 특별한 취미 방으로 꾸몄다. “아이들이 조금 더 어린 시절을 주택에서 보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어요.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집을 지을 때 힘들었던 일보다 현재의 행복감이 더 크다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좀 더 일찍 집을 짓지 않았을 까요.”
HOUSE INFO
대지면적 291.70㎡(88.23평)
건물규모 지하 1층, 지상 2층
건축면적 145.43㎡(43.99평)
연면적 308.05㎡(93.18평)
건폐율 49.86%
용적률 91.07%
주차 대수 3대
최고 높이 9.75m
공법 기초_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일부 철근콘크리트 줄기초
지상_ 철근콘크리트, 경량철골구조
카페_철골조
구조재 벽_철근콘크리트
지붕_비노출 우레탄 도막방수 위 무근 콘크리트
단열재_비드법보온판 2종 1호, 경질우레탄
외벽마감재_모노쿠쉬(PAREX AFRO DANDY),
블랙스테인리스 바이브레이션(DSP),
라미남(GAI International)
창호재_FILOBE 39mm 로이 3중유리
설계 건축사사무소 커튼홀 김광수
시공 효상건설(배용은)
조경 factory L(이홍선)
기획 : 김미주 기자 | 사진 : 김덕창 | 설계와 취재협조 : 커튼홀(Studio K 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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