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을 탐한 주택, CAVE HOUSE

서울문화사 2017. 6. 2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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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 부부는 어린 시절 아파트보다 주택이 익숙했다.

"어린 시절에는 늘 2층집에 사는 친구들이 정말 부러웠어요. 결혼하고 나서는 그런 마음이 굴뚝같이 더 커졌죠.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높은 층고를 가진 집 말이에요. 항상 정해진 규격의 고층 아파트에서만 살다 보니 높은 층고에 개방감이 느껴지는 단층집을 간절히 원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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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만 살았던 네 식구가 처음 살게 된 단독주택. 상상만 해도 기대 반 설렘 반, 집을 계획하는 과정 A부터 Z까지 모든 게 새로웠다. 각 공간별 뚜렷한 개성을 가진 동굴 닮은 집은 식구들 모두가 원하는 살맛 나는 재미를 담은 집이다.


현관이 자리한 주택의 정면은 네모반듯한 집처럼 보이지만, 현관 후면으로 가면 아치형 구조 안에 마당이 등장한다. 블랙 컬러 마감재가 주택의 속살과 외관에 사용되며 무게를 잡아준다.


1 집 안 내부에서 다양한 뷰를 발견할 수 있는 재미 담은 CAVE HOUSE. 2 주택 기둥 월 안쪽 정원의 마이너스 공간에는 벤치를 두어 휴식 공간으로 개방했다.


1,3 마당과 거실은 라미남(Laminam)이라는 이탈리아 마블 패턴 세라믹을 사용해 연결했다. 바닥과 컬러의 베리에이션이 맞도록 그레이 컬러 소파를 배치했다. 패션 쪽 일을 하는 센스 넘치는 아내가 오염에 강하고 비교적 가벼운 알칸타라 소재의 소파를 직접 골라 스타일링한 공간. 2 바깥마당과 높이를 맞춘 거실 안마당. 단차를 둔 거실 마당과 천장의 곡면이 어우러져 유니크한 공간을 완성한다.

가족이 꿈꿔왔던 첫 번째 주택

건축주 부부는 어린 시절 아파트보다 주택이 익숙했다. 수려한 외양은 아니지만 골목 겹겹이 단조로운 양옥집들이 자리했던 1970년대 도시의 풍경은 어느새 직사각 모노톤의 아파트가 가득 메웠다. 결혼 후 아이들과 줄곧 아파트에서만 살았던 것은 어쩌면 대안 없는 자연스런 선택이었다. “어린 시절에는 늘 2층집에 사는 친구들이 정말 부러웠어요. 결혼하고 나서는 그런 마음이 굴뚝같이 더 커졌죠.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높은 층고를 가진 집 말이에요. 항상 정해진 규격의 고층 아파트에서만 살다 보니 높은 층고에 개방감이 느껴지는 단층집을 간절히 원했었죠.”

1 층고가 다른 공간보다 비교적 낮아 깊은 동굴을 연상시키는 주방은 차가운 느낌을 중화하기 위해 따스한 컬러의 자연 소재 중심으로 인테리어 아이템을 골랐다. 천연 대리석인 샌달루스 상판을 소재로 한 아일랜드 조리대와 까르텔의 One more please 블랙 스툴을 배치한 주방. 2 거실 코너 창가에 의자 하나, 쿠션 하나만 두어도 아늑한 휴식 공간이 된다. 루이 고스트 체어와 그리너리 컬러의 토레 쿠션을 배치했다.


1 걸어나올 때마다 기분 좋은 복도. 아치형의 아늑한 천장에서 계단 쪽으로 쏟아지는 햇살이 집 안에 운치를 더한다. 2 창가 옆 다이닝 테이블은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공간. 티크 원목으로 주문 제작한 테이블과 까르텔의 빅토리아 고스트 체어를 배치해 깔끔한 주방이 완성됐다.

난생 처음 맛본 주택살이의 즐거움

“가족이 단란하게 집에 모여 고기를 구워 먹을 때는 따로 채소를 사지 않아요. 주방에 딸린 창을 열면 보이는 마당 텃밭에 각종 채소를 심어 키우고 있거든요. 며칠 전엔 문을 열고 텃밭의 채소를 따와서 두아이들과 비빔밥을 해 먹었는데,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어요. 저도 모르게 남편한데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며 탄성을 질렀다니까요.” 주택으로 이사와 겪는 고충도 있지만 그보다는 하루하루 변화된 라이프스타일에서 피부로 느끼는 행복감이 더 크다. 아파트처럼 관리가 일률적으로 되지 않아 불편한 점도 있지만 ‘우리집’이기에 직접 가꾸고 만드는 만큼 더 큰 행복감과 만족감을 얻게 됐다.

1 드레스 룸에서 슬라이딩 도어를 밀면 햇살 담긴 부부 욕실이 등장한다. 2 옥상 정원과 연결되어 리조트를 연상시키는 부부 침실. 가운데로 떨어지는 루체플랜(Luce Plan)의 펜던트 조명이 커다란 창으로 떨어지는 채광과 어우러져 우아한 계단실을 완성한다.


1 지하 1층 평면도 2 1층 평면도 3 2층 평면도 4 거실 쪽으로 유리 마감된 벽 면이 집 안 내부를 탁 트이도록 해 개방감을 더욱 살린다. 거실과 부부 침실 가운데층에는 슬라이딩 도어로 구획을 나눠 히든 응접실을 마련했다.

안팎으로 조화와 균형미를 잡은 유니크 하우스

담장을 높다랗게 쌓은 단독주택보다는 주택 내·외부에서 자연스레 마을과 소통 가능한 집이었으면 하는 부부의 바람을 담아 가족은 단독주택을 계획했다. 부부는 가족의 첫 집을 짓기 위해 오랜 기간 발품을 팔며 여러 건축가를 만났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가족을 위한 공간을 완성해줄 믿음직한 건축가는 커튼홀의 김광수였다. 아치 모양의 전체 구조는 집 안 곳곳 각 실마다 아치 아래 각기 다른 색채를 띠는 진풍경을 보여준다. 전체 공간은 조화를 이루되 개별 공간의 독립된 개성은 잃지 않아야 하고, 반드시 높은 층고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택의 명제는 본능적으로 아늑함이 느껴지는 ‘동굴’을 키워드로 해답을 찾았다. 집이지만 우리가 그동안 보아왔던 집과는 확연히 다른 방식으로 접근을 시도한 주택. 연속된 곡면의 천장과 복도, 파티오(Patio)에 들어선 듯 탁 트인 중앙 거실로 쏟아지는 채광. 아치 형태의 외관 월 아래 대리석 마감재가 그대로 집 안으로 진입하는 구조의 바깥마당은 이국적인 풍경을 완성한다.

1 곡선과 직선 사이 보이드를 매력적으로 살리는 슬림한 철제 계단실. 2 둘째 아이의 방은 집 안 내에서 층고가 높은 방 중 하나다. 침실 측면 나무 계단 위로 아기자기한 다락을 만들었다. 슬라이딩 도어 안에는 드레스 룸이 자리하고, 책을 좋아하는 아이는 나무 계단 틈을 책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1 지하 공간은 아내의 작업실. 디자인을 직접 의뢰해 제작한 블랙 컬러의 철제 수납 가구와 작업용 데스크를 두어 지하지만 마당의 채광을 안으로 들여 아늑한 작업실을 완성했다. 2 부부의 동선을 그대로 공간에 들인 드레스 룸. 용도별로 따로 구획을 나누지 않고 슬라이딩 도어 하나로 공간을 열고 닫는다. 침실로 들어와 옷을 갈아 입고 욕실로 들어가는 동선을 고스란히 담았다.

우리 식구 네 명, 모두의 바람을 담은 공간 요소

“아이들이 입이 짧은 편이에요. 아직 자라야 할 나이인데, 엄마로서 더 맛있는 걸 해주고 싶은 욕심이 크죠. 그래서 집을 지으면서 주방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가족의 먹거리를 만들고 소통하는 공간이 좀 더 특별했으면 생각해왔거든요. 특히나 주방에 담길 요소들은 천연 소재에서 우러나오는 매력적인 공간이 되길 원했죠.” 주방에서는 외부의 채광을 그대로 받고, 연결이 가능하도록 창을 내고 개방감을 주어 거실과 다른 층에서도 소통할 수 있도록 열려 있다. 거실뿐 아니라 주방 또한 가족이 어느 공간에 있더라도 소통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 아파트에 살며 답답했던 박스 형태의 주거 공간은 애초에 흥미가 없었다는 남편은 높은 층고에 자연 채광을 들인 햇살 담은 집을 원했다. 아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원했던 다락공간을 각각의 방에 들여 층고 높은 복층 구조의 방을 갖게 됐다. 손재주 좋은 작은아이는 원했던 다락방을 책을 읽거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자신만의 동굴, 특별한 취미 방으로 꾸몄다. “아이들이 조금 더 어린 시절을 주택에서 보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어요.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집을 지을 때 힘들었던 일보다 현재의 행복감이 더 크다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좀 더 일찍 집을 짓지 않았을 까요.”

HOUSE INFO

대지면적 291.70㎡(88.23평)
건물규모 지하 1층, 지상 2층
건축면적 145.43㎡(43.99평)
연면적 308.05㎡(93.18평)
건폐율 49.86%
용적률 91.07%
주차 대수 3대
최고 높이 9.75m
공법 기초_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일부 철근콘크리트 줄기초
지상_ 철근콘크리트, 경량철골구조
카페_철골조
구조재 벽_철근콘크리트
지붕_비노출 우레탄 도막방수 위 무근 콘크리트
단열재_비드법보온판 2종 1호, 경질우레탄
외벽마감재_모노쿠쉬(PAREX AFRO DANDY),
블랙스테인리스 바이브레이션(DSP),
라미남(GAI International)
창호재_FILOBE 39mm 로이 3중유리
설계 건축사사무소 커튼홀 김광수
시공 효상건설(배용은)
조경 factory L(이홍선)




기획 : 김미주 기자 | 사진 : 김덕창 | 설계와 취재협조 : 커튼홀(Studio K 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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