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뽈TALK] NBA 파이널 점검! 판정은 경기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을까

점프볼 2017. 6. 12. 02:4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점프볼=손대범 기자] 스윕(sweep), 그리고 '16-0'이라는 역사로 대미를 장식할 것 같던 NBA 파이널 분위기가 바뀌었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반격에 성공했다. 9일(한국시간) 오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퀴큰론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7년 NBA 파이널 4차전에서 137-116으로 클리블랜드가 이기며 시리즈 전적은 3승 1패가 됐다. 이제 시리즈는 13일 오라클 아레나로 옮겨져 치러진다. 반격의 서막이 될 지, 정신 차린 골든스테이트가 마침표를 찍는 경기가 될 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점프볼에서는 3인의 전문가들과 함께 파이널을 점검해보았다.

참여자_
최연길(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 김윤호(비즈볼프로젝트 칼럼니스트)
이동환(팟캐스트 '버저비터' 진행자) 


Q. 4차전에서 클리블랜드는 1쿼터 49점을 포함, 137점을 올리는 등 여러 기록을 남기며 승리를 챙겼다. 1~3차전과 비교해 클리블랜드가 보인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 보는가.

최연길_ 벼랑 끝이라는 심정이었는지 거의 모든 선수들이 잘해주었다. 카이리 어빙이 40득점, 르브론 제임스가 31득점에 트리플더블, 케빈 러브가 23득점을 올리며 제 몫을 다한 것도 있지만 부진했던 트리스탄 탐슨이 10개의 리바운드를 잡았고 J.R. 스미스가 15득점, 리처드 제퍼슨이 수비와 8득점을 올린 것 그리고 카일 코버의 3점 한방, 데런 윌리엄스의 2득점 등 필요할 때마다 득점이 나왔다. 또한 수비에서도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해주었다. 스테판 커리와 클레이 탐슨이 모두 막혔다는 점이 골든스테이트에겐 치명적이었다.

이동환_ 아주 짧게 답할 수 있다. 슛이 정말 잘 들어갔다. 사실 클리블랜드는 2차전부터 세트 오펜스의 방식을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단순화하고 있다. 하나는 카이리 어빙의 아이솔레이션 혹은 2대2 공격이고, 다른 하나는 르브론 제임스가 림 정면 지역에서 드리블하며 2대2 게임을 시도하거나 양쪽 사이드에서 볼 없는 움직임을 가져가는 동료들에게 패스를 뿌리는 공격이다. 대신 클리블랜드는 르브론 제임스의 돌파 이후 킥-아웃(Kick-out) 공격 빈도는 과감하게 줄였다. 1차전에서 골든스테이트가 르브론의 킥-아웃 공격을 거의 완벽하게 읽고 봉쇄하는 모습을 보였던 탓이다.

전술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1차전에서 도합 36개의 오픈 슛 기회를 얻었던 클리블랜드는 2차전에서 41개, 3차전에서 46개의 오픈 슛 기회를 얻었다. 적어도 슛 기회를 만드는 과정은 확연히 개선됐던 것이다. 하지만 마무리 작업인 슛이 결과적으로 자꾸 실패하면서 스코어보드 상에서는 제대로 이득을 보지 못했다. 실제로 클리블랜드는 2차전과 3차전에서 오픈 3점슛 성공률이 25.0%에 머물렀고 2경기 모두 화력전 끝에 패하고 말았다. 나란히 113점을 넣었지만, 들어낸 기회에 비해 화력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한 경기였다.

그러나 4차전은 완전히 달랐다. 44개의 오픈 슛 기회를 얻었고 그중 26개가 성공했다. 20%대에 머물렀던 오픈 3점슛 성공률은 4차전에서 54.8%(17/31)로 수직 상승했다. 특히 골든스테이트의 빠른 로테이션 수비와 슛 방해에 점프슛 리듬이 무너져 있었던 케빈 러브는 4차전에서는 안정적으로 슛을 터트리는 모습을 보였다. 3차전 후반전부터 눈에 띄게 살아난 어빙의 슛 감각도 4차전에서 마침 절정에 달했다. 슛이 림을 제대로 가르기 시작한 클리블랜드는 결국 4차전에서 137점을 쏟아 부으며 화력 싸움에서 골든스테이트를 압도할 수 있었다.

김윤호_ 외곽슛 폭발이 결정적이었다. 외곽슛 덕분에 이번 파이널에서 처음으로 1쿼터를 앞선 상태로 2쿼터를 맞이할 수 있었다. 클리블랜드의 경기력은 외곽슛 폭발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그래서 외곽슛이 제대로 터지지 않았던 1-2차전에서는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3차전에서는 J.R. 스미스가 3점슛 5개를 넣으며, 경기 흐름을 박빙으로 가져갈 수 있었다. 그리고 4차전에서만 무려 24개의 3점슛을 넣으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그 24개의 3점슛 중 13개를 어빙과 러브가 합작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3차전에서 어빙과 러브 둘 다 각각 7개의 3점슛을 던졌으나, 결국 둘이 합쳐 1개만 넣었다. 카이리 어빙, 케빈 러브의 3점슛이 4쿼터까지 끝내 터지지 않아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봐야 한다. 어빙이 1대1 상황에서 쏘는 3점슛, 러브가 킥아웃 패스를 받아서 쏘는 3점슛은 팀의 중요한 공격 옵션이기 때문에, 이게 통하지 않으면 역으로 점수를 허용하는 흐름을 주게 된다.

또 하나는 리바운드 싸움이다. 3차전의 경우 스테판 커리가 공격 리바운드를 5개나 잡았다. 커리의 평균 리바운드 개수가 5개다. 그런 커리에게 공격 리바운드를 연이어 허용할 정도로 클리블랜드의 보드 장악 능력은 형편없었다. 그러나 4차전에서는 클리블랜드가 리바운드 자리를 먼저 선점한 덕에 골든스테이트의 공격 리듬을 끊을 수 있었다.

특히 3차전에서 무득점에 리바운드 3개에 그쳤을 정도로 존재감이 거의 없었던 트리스탄 탐슨이 1쿼터부터 골든스테이트의 골밑에서 공격 리바운드를 쓸어담았다. 스몰라인업을 처음부터 무력화시킨 덕에 골밑 싸움에서 지속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었으며, 그 리바운드가 클리블랜드의 경기 흐름을 만들어냈다.


Q. 골든스테이트는 누구도 좋은 슛 리듬을 보이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안일했다는 지적도 있다. 문제점은 무엇이라 봤나?

최연길_ 스테판 커리는 상대의 밀착 수비로 슛 기회도 적었다. 듀란트도 35득점을 올렸지만 야투성공률이 좋지 않았다. 커리는 어빙이 죽자 살자 따라다녔고, 커리 본인의 수비 부담도 컸다. 클레이 탐슨은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면도 있는 듯하다.

김윤호_ 위에서 말한 흐름의 문제다. 골든스테이트의 화력은 3점슛에서 나온다. 그런데 그 3점슛은 흐름을 타는 경우가 많다. 한 번 터지기 시작하면 연쇄적으로 터지만, 흔들리기 시작하면 한도끝도 없이 흔들리는 게 3점슛이다. 그 3점슛을 주무기로 하는 선수들이다보니, 흐름을 가져오지 못하면 슈팅 리듬을 되살리기 어렵다. 3차전과 달리 4차전에서는 클리블랜드가 골밑에서 우위를 점하며 흐름이 좀처럼 넘어오지 못했다.

또한,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는 경기에서 커리가 14득점으로 부진한 것도 문제였다. 클레이 탐슨이 플레이오프 내내 꾸준한 득점력을 보이지 못하기 때문에 커리의 부진은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안일했다기보다는 커리 스스로가 슛 리듬을 찾지 못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어시스트 10개를 기록하며 슈팅 부진을 만회하기는 했지만, 자유투를 얻어내며 슈팅 감각을 찾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동환_ 나는 안일했다는 표현이 적합한 것 같다. 특히 라인업 운용에서 그런 모습이 제대로 보였다. 클리블랜드는 2차전부터 적극적으로 전술적인 변화를 가져가는 동시에 최상의 라인업으로 48분을 소화하려고 노력했다. 마른 걸레를 짜내듯 핵심 선수들을 최대한 코트에 오래두려고 했다. 4차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골든스테이트는 그렇지 않았다. 파이널이라는 무대에서 이안 클락, 패트릭 맥카우가 적지 않은 시간을 뛰고 핵심 4인방이 40분 이상을 소화한 경우가 3차례에 불과했다. 파이널에 적합한 라인업 운용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벼랑 끝에 밀린 팀과 상대를 벼랑 끝으로 밀어낸 팀의 입장은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골든스테이트가 보이는 여유는 다소 과하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시리즈를 끝낼 수 있었던 4차전마저 앞선 3경기 크게 다르지 않은 방식으로 라인업을 운용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또한 클리블랜드는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골든스테이트의 볼 없는 움직임과 역습 전개에 적응하고 있다. 때문에 1차전과 2차전에서 나왔던 허무한 수비 실수가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 이런 상황에서 골든스테이트의 공격 전술이 전체적으로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걱정스럽다. 자신들이 그동안 잘해왔던 것을 계속 하려는 것을 틀린 선택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케빈 듀란트라는 최고의 공격수가 있는 상황에서 모션 오펜스의 빈도를 4경기 내내 비슷한 수준으로 가져가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파이널에 한해서는 결과물만 좋다면 다른 방식의 공격을 과감하게 많이 시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클리블랜드는 여전히 많은 스위치 수비를 시도하고 있고, 대인 방어에서 약점을 보이는 선수들이 매우 많다. 지난해 파이널에서 클리블랜드가 르브론과 어빙을 앞세워 커리의 약한 대인 방어를 집요하게 공략했듯이, 듀란트가 어빙과 러브의 스위치 수비를 1대1로 공략하는 상황을 지금보다 더 자주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이미 클리블랜드는 골든스테이트에 맞춰 최대한 자신들을 바꿔가면서 시리즈를 치르고 있다. 그리고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양 팀의 격차는 명백하게 좁혀지고 있다. 

Q. 심판의 경기 운영은 빌 시먼스를 비롯한 현지 기자들 사이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로 아쉬웠다.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1점에서 10점 사이에서 심판에게 점수를 준다면 몇 점을 줄 수 있나? 그 이유는? 그리고 그것이 경기 승패에 미친 영향은 얼마나 된다고 보는가?

최연길_ 인터넷에 나올 정도의 ‘역대급’ 판정은 아니라고 본다. 과거 KBL과 비교해보면 양반이다. 1~2차전에서도 골든스테이트에게 유리한 판정들은 있었고, 3차전에서도 클리블랜드에게 유리한 판정도 있었다. 따라서 ‘6점’ 준다. 승패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본다. 클리블랜드 선수들이 더 절박했고 더 잘했다. 야투성공률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클리블랜드가 더 잘 넣었다.

이동환_ ‘3점’을 주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NBA를 보기 시작한 이래 가장 실망스럽고 형편없는 경기 운영이었다. 사실 파울 콜의 빈도는 심판의 성향에 따라, 경기에 따라 매번 달라질 수 있다. 어떤 날은 소프트하게 파울이 자주 불릴 수 있고, 어떤 날은 강한 신체 접촉에도 파울이 잘 안 불릴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파울 콜이 자주 불리는 날이든 그렇지 않은 날이든, 심판진은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파울 콜의 성향을 되도록 일관되게 가져가야 한다. 그래야 선수들이 그에 맞춰서 적응하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다.

하지만 4차전 심판진은 어떤 장면에서는 굉장히 가벼운 신체접촉에도 파울을 불었고, 어떤 장면에서는 꽤나 격한 신체접촉에도 파울을 불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한 경기 내에서도 파울 콜의 성향이 몇 번씩 오락가락했다. 게다가 그 과정에서 특정 팀에게 파울 콜이 유독 자주 나온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홈 콜 논란’까지 발생했다.

1쿼터에 있었던 드레이먼드 그린의 첫 번째 테크니컬 파울이 뒤늦게 스티브 커 감독의 테크니컬 파울로 정정되고, 결국 그린이 퇴장당하지 않고 코트에 남은 일은 굉장히 우스꽝스러운 사건이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해당 심판은 기록원들과의 소통 실수라고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것이 용납 가능한 실수인지는 의문이다. 4차전은 골든스테이트에겐 우승 트로피 탈환이, 클리블랜드에겐 시리즈 첫 승과 반격이 달린 정말 중요한 경기였다. 하지만 경기의 중대함에 비해 심판진들의 경기 운영은 미숙하기 그지없었다.

김윤호_ 10점 만점에 ‘4점’이다. 4차전 전반전에 나왔던 오심들이 부각되는 면들이 있지만, 사실 1~4차전 내내 오심으로 불릴 장면들이 적지 않았다. 아니, 최근 플레이오프에서 심판의 경기 운영 문제는 계속 지적된 문제이다. 게다가 올해 파이널에서는 소위 말하는 ‘홈콜’의 남발 때문에 경기 흐름이 자주 끊기는 것은 물론, 선수들도 정상적인 플레이를 할 수 없었다.

오심이 일으키는 진짜 문제는, 한 번 나온 오심이 연쇄적으로 또다른 오심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흔히 말하는 ‘보상콜’ 때문이다. 심판들이 어느 한 쪽에 휘슬을 잘못 불면, 이를 만회하기 위해 엉뚱한 시점에서 휘슬을 부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A팀이 공격하다가 파울을 얻어내는 상황에서 파울 선언을 하지 않아 오심이 발생하면, 괜히 미안해서 A팀이 수비할 때 과격한 파울을 해도 휘슬을 불지 않는다. 오심이 단 한 번도 발생하지 않은 경기는 있어도, 오심이 한 번만 발생한 경기는 없다.

또, 중요한 경기일수록 심판 콜은 선수나 팬들에게 민감할 수밖에 없다. 만일 심판의 휘슬이 계속 엉뚱한 시점에 불리거나 휘슬을 불어야 할 때 불지 않으면, 선수들은 계속 신경쓰이게 된다. 예를 들어, 케빈 듀란트가 점프슛을 쏘는 순간 J.R. 스미스가 듀란트의 손목을 건드렸는데 파울이 불리지 않았다고 치자. 그렇다면 듀란트는 이후에도 정상적인 슈팅을 가져가기 쉽지 않다. 상대가 대놓고 손목을 건드리는 데도 휘슬을 불지 않는다면, 계속 팔로스루 동작이 흔들려서 슛이 흔들리게 된다. 그렇게 슛이 흔들려서 야투 실패가 점점 늘어나면 심리적 압박이 더해져 경기 내내 공격과 수비가 모두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플레이오프에서 심판의 판정이 미치는 영향은 한 경기에 국한되지 않는다. 1999년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을 상기해 보라. 래리 존슨의 3점슛 이후 파울에 대한 판정 하나가 시리즈의 흐름을 뉴욕 닉스 쪽으로 바꿔 놓았다. 만약 1998년 파이널 6차전에서 마이클 조던의 클러치 슛이 브라이언 러셀을 밀었다는 공격자 반칙으로 판정되고 유타 재즈가 경기를 잡았다면, 유타 재즈가 홈에서 열리는 7차전에서 파이널 우승을 차지했을 수도 있다. 그만큼 판정 하나가 경기는 물론 시리즈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Q. 단정을 짓고 싶지 않지만, 만일 골든스테이트가 5차전에서 승리한다면 이 시리즈의 MVP는 누가 가져가야 한다고 보는가?

최연길_ 케빈 듀란트다. 양 팀 통틀어 가장 절박하고 이기고자 하는 심정이 가장 큰 선수다. 첫 번째 반지와 골든스테이트 이적 후 쏟아진 비난을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놀라운 득점력과 수비력으로 나오고 있다.

김윤호_ 투표권을 가진 모든 이들은 케빈 듀란트를 택할 것이다. 1~4차전까지 꾸준하게 활약한 선수가 듀란트밖에 없다. 4경기에서 모두 30득점을 넘겼으며 파이널 평균 34.3득점이다. 게다가 1차전에서는 38득점을 넣으면서도 턴오버가 단 한 개도 없었다. 역대 파이널에서 30득점-0턴오버를 기록한 선수 중에서 2번째로 득점이 많다. 여기에 클리블랜드의 골밑 공략을 저지하는 세로 수비까지 여러 차례 보여주고 있으니, 듀란트의 존재감은 가히 절대적이다. 만일 5차전에서도 30득점을 넘기고 파이널 우승을 마무리 짓는다면, 지난 2000년 샤킬 오닐 이후 처음으로, 파이널 전 경기에서 30득점을 기록한 파이널 MVP가 될 것이다.

작년 파이널에서 존재감이 거의 없었던 해리슨 반즈와의 비교까지 더해진다면 듀란트의 파이널 MVP가 더욱 확실해진다. 공격 창출은 고사하고 오픈 찬스도 번번이 놓쳤던 반즈와 달리, 듀란트는 존재만으로도 클리블랜드의 공격과 수비를 번번이 붕괴시키고 있다. 골든 스테이트가 굳이 센터들을 코트에 내세우지 않아도, 듀란트의 긴 팔을 이용한 수비가 골든 스테이트의 림을 지킨다. 그런데 듀란트의 돌파는 클리블랜드의 높이와 페인트존 수비로는 제어할 방법이 없으니, 돌파를 허용한 순간 바로 득점 허용이다.

듀란트는 이번 파이널을 통해 “우승에 동참하러 왔다”가 아니라 “우승을 시켜주러 왔다”는 뜻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왜 골든 스테이트가 갖은 비난을 들어가며 듀란트를 영입했는지를 파이널 1~4차전이 다 보여줬다. 듀란트가 아닌 다른 선수가 파이널 MVP가 되려면, 시리즈가 장기화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이동환_ 당연히 케빈 듀란트다. 공격은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훌륭하다. 골든스테이트의 모션 오펜스가 풀리지 않을 때마다 어려운 슛들을 어렵지 않게 넣어주고 있다. 3쿼터 중반까지 쉽지 않았던 2차전을 골든스테이트가 잡을 수 있었던 것도 듀란트의 활약 덕이었다. 경기 막판 연속 5득점을 만들어내며 역전승을 이끈 3차전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수비에서도 존재감이 어마어마하다. 긴 팔과 기동성을 활용해 르브론 제임스의 알고도 못 막는 돌파 공격의 효율을 떨어뜨리는데 크게 공헌하고 있다. 수비 리바운드 장악 능력도 돋보인다. 트리스탄 탐슨의 공격 리바운드가 3차전까지 잠잠했던 것은, 탐슨의 손에 공이 도달하기도 전에 더 높은 지점에서 공을 낚아채 버리는 듀란트가 있었기 때문이다.

스테판 커리도 활약이 좋다. 하지만 커리는 2차전부터 시작된 클리블랜드의 압박 수비에 대처하느라 상대적으로 질 좋은 슛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전체적인 공격 리듬이 다소 흔들리는 중이다. 공수 양면에서 더 꾸준하고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선수는 케빈 듀란트라고 본다.


Q. 클리블랜드가 작년처럼 시리즈를 장기전으로 가져가려면 르브론 제임스 외에 누구의 활약이 더 필요하다고 보는가? 또 타이론 루 감독은 고집스럽게 빠른 페이스로 고수하며 결국 승리를 얻었다. 계속해서 빠른 페이스를 고수하며 화력으로 대응하는 것이 맞다고 보는지?

최연길_ 르브론과 어빙의 활약은 필수다. 4차전에서처럼 다른 선수들과 벤치의 지원이 충분해야 한다. 러브도 터지고 트리스탄 탐슨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려야 한다.

경기 템포와 관련된 루 감독의 선택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 본다. 템포를 늦춘다고 골든스테이트의 하프코트 오펜스가 약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클리블랜드보다 강하다. 다만 턴오버와 무리한 공격으로 상대에게 속공을 내주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빠른 농구 대결에서 트랜지션은 매우 중요한데 턴오버와 수비 리바운드 이후 발생하는 트랜지션 싸움에서 이기는 팀이 쉬운 공격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에 4차전처럼 두 가지 수치에서 앞서야 한다.

이동환_ 클리블랜드는 벤치 싸움에서 이번 시리즈 내내 열세에 놓일 것이다. 수비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만 셤퍼트, 베테랑 포워드 리차드 제퍼슨 정도를 제외한 식스맨들은 활약이 너무 미미하거나 코트에 있는 게 오히려 손해인 상황이다. 때문에 클리블랜드는 4차전까지 그랬듯이 앞으로도 주전들의 효율을 짜내는 방식으로 시리즈를 치러야 한다. 결국 르브론을 제외한 주전 선수 4명의 활약이 중요하다는 말이 된다.

다행히도 4명 모두 상승세를 타고 있다. 2차전에서 페인트존 득점, 3차전에서 공격 리바운드 장악으로 경기력을 끌어올린 케빈 러브는 4차전에서 기어코 3점슛을 여러 차례 터트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카이리 어빙은 3차전과 4차전에서 지난해 파이널의 모습을 재현해냈고, 2차전까지 3득점 야투 성공률 16.6%(1/6)으로 최악의 모습을 보였던 J.R. 스미스도 3차전부터는 완전히 살아났다. 트리스탄 탐슨도 4차전에서 마침내 최대 장점인 공격 리바운드를 앞세워 팀에 기여하기 시작했다. 르브론의 활약이 계속되는 가운데 그를 제외한 주전 4인방이 4차전 같은 활약을 다시 보여준다면, 클리블랜드가 남은 시리즈에서 1승 이상을 더 챙긴다 해도 이상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4차전 같은 완벽한 경기는 나오기 힘들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타이론 루 감독의 빠른 페이스에 대한 고집을 지지하지는 않는 쪽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입장이 바뀌었다. 빠른 페이스야말로 르브론 제임스의 효율을 유지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파이널에서 클리블랜드가 느린 페이스의 진흙탕 싸움을 펼치면서 결국 역전 우승을 만들어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 파이널과 올해 파이널은 결정적인 차이가 하나 있다. 바로 케빈 듀란트가 르브론 제임스의 막는다는 것이다.

르브론 제임스와 케빈 듀란트의 1대1 매치업만 놓고 보면, 르브론은 듀란트의 수비를 제대로 뚫어내지 못하고 있다. 듀란트가 르브론의 퍼스트스텝에 당해 순간적으로 돌파를 허용했다가도, 이후의 사이드스텝과 블록슛 시도로 림 앞에서 르브론의 마무리를 저지하는 장면만 해도 이미 수차례 나왔다. 냉정하게 말해 이번 파이널에서 르브론은 듀란트와 정상적으로 1대1 매치업되는 것을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빠른 페이스를 고집하는 것은 그 부분에서 클리블랜드에 이득이다. 공수가 전환되는 상황에서 듀란트는 르브론의 속도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클리블랜드는 노골적으로 르브론을 역습의 1선 공격수로 활용하고 있고, 이로 인해 역습 상황에서 르브론보다 신체 조건이 확연히 떨어지는 스테판 커리, 클레이 탐슨 등이 르브론을 막는 상황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케빈 듀란트, 안드레 이궈달라 외의 골든스테이트의 외곽 수비수들은 르브론에게 아주 좋은 먹잇감이다. 르브론은 이번 시리즈 내내 이런 방식으로 역습 상황에서 파울을 유도하고 득점을 만들어내고 있다. 르브론의 효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클리블랜드는 빠른 페이스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물론 골든스테이트가 빠른 페이스에서 공수 위력이 극대화되는 팀이라는 위험은 감당해야 할 몫이다. 따라서 클리블랜드는 빠른 페이스 속에서 자신들의 실책과 슛 실패를 최소화함으로써 골든스테이트에 질 좋은 역습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그리고 4차전은 그게 잘 된 경기이기도 했다. 경기당 20점을 상회하는 골든스테이트의 속공 득점이 4차전에서 단 9점에 머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날 클리블랜드는 안정적으로 슛을 성공하는 동시에(야투 성공률 52.9%, 3점슛 성공률 53.3%) 실책을 최대한 적게 범했고(11개) 그 결과 빠른 페이스의 경기 속에서도 골든스테이트의 트랜지션 공격을 완벽하게 막아낼 수 있었다. 4차전처럼 해낼 수만 있다면, 클리블랜드가 빠른 페이스를 고수하는 것은 결코 나쁜 선택이 아니라고 본다.

김윤호_ 케빈 러브의 3점슛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작년에는 르브론 제임스와 카이리 어빙만 폭발해도 대등한 화력 싸움을 가져갈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케빈 듀란트가 있다. 해리슨 반즈와는 비교도 안 되는 공격력을 지닌 선수가 가세하면서, 이제는 ‘영웅농구’에서도 골든 스테이트가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공수에서 르브론 제임스와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스윙맨은 현재 NBA에서 오직 듀란트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 듀란트가 제임스와 맞서 있다. 그렇다면 클리블랜드는 러브의 3점슛으로 맞불을 놓아야 한다.

러브가 클러치 타임까지 책임질 필요도 없다. 전반전에 화력을 집중시켜 골든 스테이트의 로테이션 수비를 흔들어놓기만 해도 성공이다. 러브의 득점이 폭발하면 드레이먼드 그린의 전방위 수비를 흔들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린이 러브의 외곽슛에 계속 끌려 다닌다면, 클리블랜드는 마음 놓고 골든스테이트의 페인트존을 공략할 수 있으며, 제임스와 어빙이 승부처에 득점력을 집중시킬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제임스가 듀란트와 매치업되는 시간이 길어지면, 공격에 집중하기가 자연히 어려워진다. 제임스는 득점에 집중하기 어려울 때, 탑이나 엘보우에서 오픈 찬스를 노린다. 그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해야 하는 게 러브의 미션이다. 4차전처럼 러브의 3점슛이 불을 뿜는다면, 공격 맞불은 충분히 가능하다.

이러한 다득점 경기를 위해서라도 클리블랜드는 계속 공격적으로 밀어붙여야만 한다. 작년과 올해 플레이오프에서 클리블랜드가 지속적으로 보여줬던 강점은 공격력이었다. 그런 강점을 포기하고 이제 와서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규시즌에서도 플레이오프에서도 수비력에서 두각이 드러나지 않은 팀이 갑자기 페이스를 느리게 가져간다면 오히려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이 팀에는 수비를 잘하는 선수가 별로 없다. 벤치 타임에 나오는 선수가 카일 코버, 채닝 프라이, 데론 윌리엄스다. 하나같이 수비에서 그다지 강점이 없는데, 이 선수들을 데리고 수비를 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수비 농구로 오랫동안 명성을 떨쳤던 샌안토니오가 왜 공격적인 색깔을 입혔겠는가? 간단하다. 수비 농구를 할 만한 라인업 구성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클리블랜드도 수비적인 라인업 구성이 불가능하므로 공격적인 색깔을 유지하는 게 낫다. 

# 일러스트=NBA 아시아(광작가) 제공

   

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