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여성 타이틀 노리는 '함더레이 실바'

양형석 2017. 6. 9.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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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FC 039] UFC 외도(?) 마치고 쿠로베와 타이틀전 치르는 함서희

[오마이뉴스양형석 기자]

2년의 옥타곤 여정을 마치고 돌아온 함서희가 국내 무대 챔피언에 도전한다.

'함더레이 실바' 함서희는 오는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XIAOMI 로드 FC 039 대회 메인이벤트에서 일본의 쿠로베 미나와 초대 아톰급 챔피언 자리를 놓고 격돌한다. 이 경기의 승자는 지난 2010년 출범된 로드 FC의 공식적인 첫 여성 챔피언에 등극하게 된다. 일본에서 활동하던 시절부터 아시아권에서는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던 함서희에게는 결코 놓치고 싶지 않은 타이틀이다.

 함서희는 로드FC와 계약한 후 곧바로 타이틀전에 직행한다.
ⓒ 로드FC

일본 단체 지배하고 UFC 진출, 극복하기 힘들었던 체급 차이

함서희는 부모님의 권유에 따라 여군 입대를 준비하기 위해 태권도 학원에 다니면서 격투기를 처음 접했다. 함서희가 다닌 태권도 학원이 태권도뿐 아니라 킥복싱과 종합격투기 지도도 겸했기 때문이다. 당시 함서희는 발 기술 위주의 태권도보다는 주먹, 발, 무릎까지 다양하게 사용하는 킥복싱에 더 매력을 느꼈고 결국 군 입대를 포기하고 격투기 선수로 진로를 바꿨다.

최근엔 국내에서 여성 선수들만 출전하는 격투기 대회가 열릴 정도로 여성 격투기가 많이 활성화됐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여성 격투기'라는 말 자체가 낯설었고 함서희는 그나마 여성 격투기가 성행하던 일본에서 활동했다. 일본의 딥, 스맥걸, 쥬얼스, 글레디에이터 등 여러 단체를 오가며 경험을 쌓은 함서희는 2013년5월 스기야마 나호를 꺾고 딥 쥬얼스 아톰급(-48kg급) 챔피언에 올랐다.

함서희는 딥 쥬얼스 무대에서 아톰급 타이틀을 두 차례나 방어했고 아톰급 세계랭킹 2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48kg급에서만큼은 세계적인 기량을 인정 받은 셈이다. 국내 단체 로드FC에서도 두 차례 경기를 치르며 국내 팬들에게도 선을 보인 함서희는 2014년11월 한국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 최대 규모의 격투 단체 UFC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당시 UFC에는 여성부 밴텀급(-61.2kg)과 스트로급(-52kg)만 있을 뿐 함서희의 체급인 아톰급은 존재하지 않았다(지금은 페더급과 플라이급이 신설됐다). 그렇다고 자신의 체급을 지키기 위해 세계 최고 무대 진출을 포기할 수는 없는 법. 결국 함서희는 체급의 불리함을 감수하고 스트로급 도전을 선택했다. 그 도전정신만으로 충분히 박수 받아 마땅하지만 역시 격투기에서 체급 변경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함서희는 2014년12월 옥타곤 데뷔전에서 168cm의 장신 조앤 칼더우드를 상대로 전원일치 판정으로 패했다. 대부분 선수들은 경기를 앞두고 감량을 하는 데 반해 함서희는 오히려 증량을 했을 정도로 체급 차이가 확연했다. 함서희는 2015년11월 UFC 서울대회에서 코트니 케이시를 꺾고 옥타곤 첫 승을 올렸지만 작년 벡 롤링스와 다니엘 테일러에게 연패를 당하면서 UFC 진출 후 1승3패의 초라한 전적을 기록했다.

딥 쥬얼스 전 챔피언과 현 챔피언, 로드FC에서 격돌

옥타곤 진출 당시 UFC와 4경기 계약을 한 함서희는 계약 기간이 끝날 때까지 재계약 통보를 받지 못했다. 결국 지난 2월 함서희는 UFC 공식 홈페이지에서 '전 선수(Former Fighter)'로 분류되며 퇴출이 최종 확정됐다. 비록 체급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4경기 만에 UFC와의 인연을 마감했지만 아톰급이 있는 단체에서 함서희는 여전히 매력적인 파이터다.

그리고 함서희의 UFC 재계약 실패 소식이 전해진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함서희가 싸울 새로운 무대가 정해졌다. 바로 한국 최대 규모의 종합격투기 단체 로드 FC였다. 로드FC는 함서희가 전속으로 소속된 적은 없지만 지난 2014년 UFC에 진출하기 전에 두 번이나 경기를 가진 적이 있을 정도로 친숙한 무대다.

UFC와의 재계약 실패 후 은퇴까지 고려했던 함서희가 로드FC와의 계약을 선택한 이유는 로드FC에 최초로 여성부 챔피언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로드FC는 오는 10일에 열리는 로드FC 39대회에서 함서희와 일본의 쿠로베 미나의 아톰급 타이틀전을 메인 이벤트에 배치했다. 로드FC 넘버링 대회에서 여성부 매치가 메인 이벤트에 배치된 것은 지난 2014년8월 송가연의 데뷔전 이후 약 2년 10개월 만이다.

함서희와 맞붙게 될 쿠로베 미나는 함서희가 UFC에 진출하면서 타이틀을 반납했던 딥 쥬얼스 아톰급의 현 챔피언이다. 1977년생으로 나이는 다소 많지만 그만큼 노련한 경기 운영이 돋보이는, 무시할 수 없는 대기만성형 파이터다. 이 경기의 승자는 아시아에서 알아주는 규모의 큰 단체로 성장한 로드FC의 초대 여성챔피언에 오를 수 있기 때문에 한 치의 양보 없는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한편 코메인이벤트에서는 밥 샙을 KO로 제압했던 중국의 신예 아오르꺼러와 한국 헤비급의 자존심 명현만이 무제한급 경기를 벌인다. 작년 로드FC 헤비급 토너먼트 4강에서 마이티 모에게 아쉬운 패배를 당했던 명현만이 만만치 않은 초반 러시를 자랑하는 아오르꺼러를 상대로 좋은 경기 내용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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