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명장 품으로' 고예림, "믿고 따라서 더 성장하겠다"

이상완 기자 2017. 6. 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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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훈련장에서 STN스포츠와 인터뷰를 가진 후 사진 촬영하고 있는 고예림의 모습
지난 1월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훈련장에서 STN스포츠와 인터뷰를 가진 후 사진 촬영하고 있는 고예림의 모습

[STN스포츠=이상완 기자] "제가 잘하면 혼내시지는 않을 것 같아요. 하하하."

고예림(23)은 FA(자유계약) 박정아(24ㆍ한국도로공사)의 보상선수로 지목돼 IBK기업은행으로의 이적 소식이 들린 3일 밤, 쉽사리 잠을 이루지 못했다. 2013년 프로 입문 후 5년 가까이 때와 추억이 묻어 있는 도로공사를 떠나야 하는 아쉬움과 새로운 팀 적응에 대한 걱정, 기대 등으로 마음이 싱숭생숭했기 때문이다.

고예림의 이적 결정은 한-태 여자 배구 올스타전이 열린 태국 방콕에서 결정됐다.

V리그 여자부 6개 구단 수뇌부들이 태국에 집결해 FA 보상선수를 의논했고, 결과 고예림은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이적이 결정되고 하루가 지난 5일 오전,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고예림의 목소리는 예상외(?)로 밝았다.

"지금 짐 싸고 있었어요"라며 전화를 받은 고예림은 태국 현지에서 FA 보상선수가 확정된 보도가 나올 때쯤 숙소에서 나와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고예림은 "주말에 쉬고 있었는데, (도공) 언니들한테 어두운 목소리로 전화가 왔다. '기사 떴다'고 전화가 와서 알게 됐다. 거짓말인줄 알고 '뻥 치지 말라'고 했다"며 "계속 여기서 생활하다가 다른 팀으로 가니깐…(아쉽다). 정들어서 싱숭생숭하다. 실감이 나질 않는다"며 무덤덤한 성격답게 웃었다.

고예림의 이적은 도로공사가 박정아를 영입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다. FA 외부 영입 뿐 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는 베테랑 세터 이효희, 센터 정대영과도 재계약했다. 창단 첫 우승에 대한 의지를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고예림은 "조금은 예상하고 있었다. 주위에서도 '네가 갈 것 같다'고 말해줬다"며 "(예상하고 있어서) 조금은 (충격이) 덜 한 것 같다"며 "그래도 가족들보다 더 많이 보던 사람들이랑 떨어져야 한다는 게 가장 아쉽다. 팀에서도 잘 챙겨주셨는데, 그 부분이 가장 슬프다. 언니들도 '가지 말라고, 슬프다'고 말해줬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고예림은 지난 시즌에 프로 선수로서의 하이 커리어를 썼다. 늘 경쟁에 시달렸던 고예림은 외국인 선수 부재로 인해 기회를 잡은 뒤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공격과 수비 등 모든 지표에서도 개인 통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정철 감독도 고예림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지목했다.

고예림은 "(이정철 감독님이) 잘 봐주신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평소 무서운 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김)미연 언니랑 (이)고은이에게 얘기로 들었을 때에는 재밌는 분이시라고 알고 있다. 제가 잘하면 혼내시지는 않을 것 같다. (웃음)"고 한바탕 웃음을 쏟아냈다.

이어 "명장이시고 잘 가르쳐 주시는 감독이시니깐, 믿고 따르면 조금 더 성장할 것 같다"면서 "제가 잘 따라가야 한다"고 한껏 기대감도 보였다.

영원한 주전은 없다. 더욱이 치열한 경쟁과 고된 훈련으로 유명한 IBK기업은행에서도 경쟁은 계속된다.

그는 "여기서도 (운동이) 힘들었기 때문에 운동선수는 어딜 가나 다 힘들다. 그래서 문제는 없을 것 같다"며 "처음에는 적응하기에 바쁠 것 같지만 본격적으로 시작을 하면 (경쟁에서) 이기려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악바리 근성을 드러냈다.

한편으로는 박정아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부담감도 자리하고 있다. 고예림도 잘 알고 있었다. 고예림은 "(박)정아 언니만큼은 못 하지만 그 자리를 메우려고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리시브도 하고 공격도 하고 싶다(웃음)"고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찾겠다는 다짐도 했다.

고예림의 이적 소식이 들려온 후 팬들은 '고예림 따라 IBK기업은행으로 옮기겠다'는 반응으로 아우성이다. 이에 대해 고예림은 "알고 있다"고 웃으면서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어디에 있든지 응원해주신다고 얘기를 많이 들었다. 더 열심히 하겠다"며 "팀을 옮기더라도 지금보다 더 잘 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웃었으면 좋겠다"고 각오도 전했다.

bolante0207@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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