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이정현 9억2000만원 '대박'.. KCC 품으로

FA 역대 최고액 받고 5년 계약 / KCC, 국내파 중 최고 골잡이 영입 / 초호화 라이업 완성

자유계약선수(FA) 이정현(30·사진)이 9억2000만원으로 한국 프로농구(KBL) 역대 개인 최고 몸값을 경신하는 ‘대박’을 터뜨리며 전주 KCC 이지스의 품에 안겼다. 올 시즌 꼴찌인 KCC는 리그 최고의 토종 스코어러 이정현을 영입하면서 단숨에 다음 시즌 우승후보로 부상했다.

KBL은 23일 FA 이정현이 KCC와 계약기간 5년, 총액 9억2000만원(연봉 8억2800만원+인센티브 9200만원) 조건에 계약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이정현은 총액 7억5000만원을 제시한 원소속 구단 안양 KGC의 제안을 뿌리치고 FA시장에 나왔다. 이후 이정현은 KCC와 원주 동부로부터 동시에 러브콜을 받았으며, 결국 최종 선택은 KCC였다. 이정현은 서울 삼성 문태영이 보유했던 최고액(8억3000만원·2015-2016시즌) 기록을 갈아치우며 국내선수 중 최고 대우를 받게 됐다.

2010년 데뷔한 이정현은 줄곧 KGC에서 활약해 왔다. 2016-2017시즌 경기당 평균 15.28점으로 국내선수 득점 1위에 올랐고, KGC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슛, 드리블, 패스 등 삼박자를 모두 갖춘 데다 잔부상이 없어 팀 내 활용도가 높은 자원으로 꼽힌다.

올 시즌 17승 37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던 KCC는 이정현의 합류로 다음 시즌 대권에 도전할 전력을 갖췄다. 부상으로 올 시즌을 접은 전태풍과 하승진이 돌아올 예정인데다 송교창, 안드레 에밋이 건재해 초호화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하지만 KCC는 이정현 영입에 따른 고민도 생겼다. KBL 규정상 보수 순위 30위 이내의 FA선수를 영입하면 보상선수 1명과 함께 전년도 보수의 50%를 원소속구단에 지급하거나 전년도 보수의 200%를 보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정현의 전년도 보수는 3억6000만원으로 보수 순위 30위 이내에 든다. 이에 따라 KCC는 KGC에 1억8000만원과 함께 보상선수를 주거나 7억2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보상선수를 내줄 경우 KCC는 이정현을 포함한 보호선수 4명을 지정할 수 있다. 주전선수들을 보호선수로 묶어도 송창용, 이현민, 김지후 등 준척급 선수들의 이탈 가능성이 있다.

이정현은 25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이민재, 김동욱과 함께 일괄 계약을 체결한다. 이민재는 이날 계약기간 1년, 보수총액 3500만원에 KGC와 계약하기로 했고 김동욱은 전날 계약기간 3년, 보수 총액 6억3000만원에 친정팀 삼성으로 복귀를 결정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