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순두부 하우스

매거진 2017. 5. 18. 14:5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가족 모두가 함께 지은 집

햇살 가득한 조용한 마을 안에 아빠가 가족들의 꿈을 모아 지어 올린 담백한 주택이 들어섰다. 부드럽고 따뜻한, 순두부를 닮은 집이다.


블랙 & 화이트의 컬러가 대비된 외관이 단단하면서도 깔끔한 인상을 준다.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오염에 강하고 내구성이 좋은 세라믹사이딩을 적용해 관리 요소를 크게 줄였다. 


“아이들의 집에 대한 생각과 바람을 직접 듣고 같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지금이 집을 지을 적기라고 생각했어요.”

집을 짓게 된 이유를 묻는 말에 대해 정감건축사사무소의 김구태 소장, 차주혜 씨 부부가 설명했다. 일찍부터 집을 지어야겠다는 생각은 가졌지만, 병준이와 동원이가 집을 이야기할 만큼 아이들이 좀 더 크기를 기다렸다는 부부. 이제 둘 모두 초등학교에 들어갈 정도로 성장하자 때가 왔다고 느꼈다. 마침 오랫동안 찾던 적당한 입지의 택지를 어렵게 구하게 되자 본격적으로 가족 모두가 살아갈 집에 대해 네 식구가 머리를 맞댔다.


마당에서 자전거를 즐기는 두 아들   /   현관문 옆 초인종을 밝히는 모자 모양의 조명은 영국에서 온 제품이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대지면적 : 230.80㎡(69.81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 + 다락

건축면적 : 93.97㎡(28.43평) / 연면적 : 180.52㎡(54.61평)

건폐율 : 40.71% / 용적률 : 78.21%

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9.25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줄기초, 지상 - 경량목구조

구조재 : 벽 - 외벽 2×8 구조목(J그레이드급) + 내벽 S.P.F 2×6구조목(J그레이드급), 지붕 - 2×10 구조목(J그레이드급)

지붕마감재 : 컬러강판

단열재 : 지붕 - 그라스울 R37, 벽체 - R32 / R30, 바닥 - 비드법단열재 2종1호 150㎜

외벽마감재 : 세라믹사이딩(KMEW)

창호재 : 이건창호 35㎜ 시스템창호(에너지등급 1등급)

에너지원 : 도시가스

시공 : ㈜해토하우징

설계 : 정감건축사사무소 010-6700-2936 http://blog.naver.com/kim9eh


피아노 위치, 세면대, 계단실 등을 미리 계획하고 활용해 데드스페이스를 최소화했다. 
곳곳에 자리한 앤티크 소품들은 화이트 웨인스코팅 벽면과 어울리며 공간의 품격을 높여준다. 


십수년 전부터 생태건축과 목조건축에 관심을 기울여왔던 베테랑이지만 “우리 가족이 살아갈 집이었기 때문에 꽤 긴장했고, 해 보니 쉬운 일은 아니었다”는 김구태 소장. 다른 클라이언트의 프로젝트였다면 오히려 더 객관적인 입장에서 결정할 수 있었을 사항들이, ‘아빠와 남편’으로서는 쉽지 않은 선택의 연속이었다. 그런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아이디어를 주고 집짓기의 끝까지 나아갈 힘이 된 것은 ‘가족과의 대화’였다. 그렇게 가족 모두가 힘써 작년 가을에 시작한 프로젝트는 추운 겨울을 지나 봄날이 되어 가족들 앞에 번듯한 보금자리로 모습을 드러냈다.

주택의 외관은 단지 규약에 어느 정도 제한을 받았지만, 비교적 단순한 매스에 과하지 않은 변형을 통한 입체감, 화이트와 블랙 컬러로 대비를 준 포인트, 그리고 내오염성을 갖춘 물결무늬의 세라믹 사이딩으로 독특한 질감을 부여한 덕분에 단지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충분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었다.

주택의 구조에 있어서는 이웃에게서 지하실을 만든다는 오해를 받을 정도로 기초를 동결심도까지 깊숙하게 파 지진에 강한 줄기초로 시공했다. 여기에 J그레이드급 2×8 구조재와 스트랩(띠), 홀다운, 허리케인 등의 각종 철물을 사용해 내구성에 안심을 더했다. 김구태 소장은 “외벽에 2×8 구조재를 적용한 만큼 단열재도 아낌없이 채워 넣었다”며 단열성능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계단실 아래는 아이들이 편하게 공상하곤 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   세면대 위의 등갓은 주혜 씨가 직접 손으로 만들었다.
부엌 일을 하면서 거실과 식당, 정원까지 막힘없이 볼 수 있는 주방
주방은 가구 일체를 화이트 톤으로 맞춰 넓은 공간감과 위생적인 느낌을 연출했다.


설계가 남편의 몫이었다면 실내 인테리어는 대부분 아내 주혜 씨가 담당했다. 이전에 살던 아파트와 운영하는 매장에서 인테리어를 경험해 본 그녀는 가족과 함께 오랫동안 꿈꿔왔던 공간을 자신만의 문법으로 풀어나갔다.

모던 클래식한 스타일의 1층은 앤티크 소품을 좋아하는 주혜 씨의 모든 역량이 모인 공간. 화이트 계열 컬러의 웨인스코팅을 바탕으로 두고 소품으로 포인트를 줘 안정적이면서 클래시컬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곳곳에 배치한 앤티크 물건 중 복제품은 단 하나도 없다는 주혜 씨. 분위기를 흉내 내기보다는 실제 시간이 거쳐 간 그 감성을 느끼고 싶다는 그녀의 작은 고집이었다.

각 침실과 놀이방이 위치한 2층은 파스텔톤의 방문과 함께 계단실에 배치된 게임기 등의 소품으로 레트로 스타일을 연출해 경쾌한 반전을 줬다. 1층의 정돈된 우아함과 대비되는 분위기는 다락 끝까지 이어지며 이질적이라기보다는 흥겨움이 느껴진다.


아이들 놀이방 창문 앞에는 단을 둬 다양하게 활용한다.
책이 가득한 서재. 테이블은 이전 집에서부터 가족과 함께 해온 손때 묻은 가구다.


House Diary


INTERIOR

내벽마감재 : DID 실크벽지

바닥재 : 구정마루 강마루 헤링본(스웨디쉬 화이트)

욕실 및 주방 타일 : 윤현상재 수입타일, 해봄세라믹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  주방가구 : 한샘가구

조명 : 중앙 전기 조명, 논현동 모노라이팅, 이태원 앤티크숍

계단재 : 오크 집성목  /  현관문 : YKK 현관문

방문 : 영림도어  /  아트월 : 웨인스코팅 도장

붙박이장 : 한샘  /  데크재 : 고흥석


아이들은 친구들과 함께 천창이 있는 다락방에서 망원경으로 별을 보며 놀곤 한다.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 밑의 오락기는 2층 공간에 레트로 스타일의 분위기를 더한다.



2층 테라스 공간에는 폴딩 도어를 설치해 실내 온실이나 공작실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다. 


김구태 소장은 자신들을 ‘순두부 가족’이라고 소개했다. 아이들이 아기였을 때부터 살이 뽀얗고 말랑말랑해 순두부 같다고 한 표현에서 따온 별명이라고. 공간에 담긴 부부의 설명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따뜻하고 푸근한, 부드러운 가족의 모습은 그 별명에 설득력을 더했다. 순두부처럼 서로를 생각했던 이 가족이 만들어갈 집은 앞으로 어떤 모습일지 기대해본다.


순두부 가족이 소개하는 집짓기 TIP

1) 자신과 현장 소장의 상성(相性)을 고민하라

성향이 맞고 실력도 있는 소장을 고를 수 있다면 이상적이지만, 어려운 것이 현실. 우선순위를 정한다면 상성이 맞는(혹은 건축주가 맞춰줄 수 있는) 소장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2) 자신의 소신을 지켜라

안전상의 이유가 아니라면, 정말 확신이 드는 소신이라면 그것을 지키는 것도 필요하다. 지나치게 현장소장과 건축가에 끌려다니면 집을 지어놓고도 내 집이 아닌 기분이 들 수 있다.

3) 설계에 시간과 비용을 충분히 투자하라

많은 현장을 보고 충분한 시간과 비용을 설계에 투자하는 것은 결국 전체적인 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

4) 자금의 여유를 확보하라

치밀하게 계산해도 예상치 못한 지출은 반드시 발생한다. 최소한 건축비의 1/5 정도 비용은 예비비로 두고 전체 건축비도 적절한 선에서 타협을 보는 것이 좋다.


취재_신기영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7년 5월호 / Vol.219


Copyright © 월간 전원속의 내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