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한 제주만 16강' ACL이 K리그에 전한 팩트 폭격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결국 투자한 팀만 살아남았다. 제주 유나이티드를 빼고 모두 충격의 16강진출 실패를 맛본 K리그에게 ACL은 현실을 알려준 ‘팩트 폭격기’다.

9일 오후 열린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6차전을 통해 16강 진출팀이 가려졌다. 제주는 홈에서 열린 감바 오사카전에서 2-0으로 승리하며 H조 2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승리로 3승1무2패가 된 제주는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중국 장쑤 FC(5승 1패 승점 15)에 이어 H조 2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제주 구단 역사상 첫 ACL 16강 진출이었다.

제주는 구단 역사상 처음 있는 큰 감격을 누렸지만 제주 빼고는 모두 슬퍼할 수밖에 없는 K리그였다. 제주 경기 후 30분 뒤에 결과가 나온 수원 삼성과 광저우 헝다의 경기에서 중국 광저우 원정에서 수원이 2-2 무승부에 그쳤다.

반면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 이스턴SC(홍콩)의 경기가 가와사키의 4-0 대승으로 종료되면서 가와사키가 G조 1위가 되고 광저우가 2위(둘다 2승 4무, 승자승 원칙에 가와사키가 1위), 수원이 3위(2승3무1패)로 밀려나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수원마저 떨어지면서 이미 5차전 결과에 의해 울산 현대와 FC서울이 떨어졌던 K리그는 ACL이 16강 제도 개편 이후 처음으로 단 한 팀만 16강에 보내는 굴욕의 역사를 쓰게 됐다.

한국은 2008년 ACL이 16강 제대로 개편한뒤 매년 두 개 팀 이상을 16강에 보내왔다. 가장 적었던 것은 2개 팀, 많을 때는 4개 팀 모두가 16강에 나가기도 했다. 2008년 이전에는 전년도 우승팀과 각조별 1위팀만 나가 8강전을 가지는 시스템이었다.

결국 문제는 투자다. 제주는 올 시즌을 앞두고 6년만에 ACL에 나가자 알짜배기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준 국대급 더블스쿼드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결국 조성환 감독의 지도력과 어우려져 제주는 리그 1위, ACL 16강 진출이라는 최고 성과를 받았다.

반면 서울과 수원, 울산은 나간 선수만큼 보강이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은 아드리아노, 수원은 권창훈, 울산은 이정협과 같은 핵심 선수들이 나갔지만 투자는 제대로 되지 않았고 결국 결과는 16강 진출 실패로 이어졌다.

ACL은 한국 축구에 현실을 전해준 팩트리어트 폭격기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