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구단 새 역사 쓰고 'K리그 새 희망' 쐈다

서귀포 | 양승남 기자 2017. 5. 9. 23:4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ㆍ감바 오사카 상대 2대0 승리…창단 첫 ACL 16강 진출 확정
ㆍ수원, 광저우와 무승부 ‘실패’

제주 유나이티드 황일수(가운데)가 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아시아축구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최종 6차전 감바 오사카전에서 후반 21분 2-0으로 달아나는 추가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서귀포 | 연합뉴스

제주 유나이티드가 창단 후 처음으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에 진출했다. 구단의 새 역사를 쓰고 K리그의 자존심도 지킨 쾌거였다.

제주는 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ACL H조 조별리그 최종 6차전에서 수비수 정운과 공격수 황일수의 연속 골로 감바 오사카(일본)에 2-0으로 이겼다. 이로써 제주는 3승1무2패(승점 10점)의 성적으로 장쑤 쑤닝(중국·승점 15점)에 이어 조 2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제주는 2011년 조별 예선 탈락의 아픔을 털고 창단 후 첫 ACL 16강에 올랐다. 제주는 올 시즌 ACL에 출전한 K리그 4개팀 가운데 유일하게 토너먼트에 진출해 K리그의 자존심을 세웠다. FC서울과 울산 현대는 이미 조별리그 5차전에서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수원 삼성도 이날 G조 최종전에서 광저우 헝다(중국)와 2-2로 비기면서 조 3위로 밀렸다.

제주는 초반 위기를 잘 넘긴 뒤 흐름을 잡았다. 제주에 4골차 이상의 승리를 거둬야 16강을 기대할 수 있는 감바 오사카는 초반부터 몰아붙였다. 전반 5분 에이스인 엔도 야스히토의 슛이 골대 안에 있는 제주 수비수에게 막혔다. 전반 15분 코너킥에서는 구라타 슈의 헤딩슛이 골망을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로 노골이 됐다.

제주는 이후 전열을 정비해 반격에 나섰다. 안현범과 황일수가 스피드를 살린 측면 공격으로 분위기를 잡았다. 제주는 전반 29분 환상적인 팀플레이로 선제골을 넣었다. 마르셀로가 중원을 돌파하며 드리블하는 순간 측면 윙백 정운이 빠르게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었다. 마르셀로는 즉시 전진 패스를 찔렀고 정운은 골키퍼와 맞서는 기회에서 오른발로 침착하게 차 넣어 그물을 출렁였다.

지난 6일 K리그 클래식 상주 상무전에서 30m가 넘는 환상적인 프리킥골을 터뜨렸던 정운은 2경기 연속골로 ‘골 넣는 수비수’로 자리 잡았다.

기세가 오른 제주는 이후에도 안현범과 마르셀로가 활발히 움직이며 주도권을 유지했다. 후반 들어서는 미드필더 이창민이 맹활약했다. 지난 감바 원정에서 2골을 터뜨린 이창민은 후반 13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수비수 2명을 제친 뒤 벼락 같은 왼발 중거리슛으로 상대를 흔들었다. 4분 뒤에는 왼쪽 측면을 파고들어 날린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이 감바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흐름을 탄 제주는 끝내 후반 21분 쐐기골을 넣었다. 상대 공격을 끊어낸 권순형의 정확한 패스를 받은 황일수가 수비수 한 명을 개인기로 제친 뒤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황일수의 스피드와 결정력이 돋보이는 골. 승기를 잡은 제주는 이후 감바의 공격을 강력한 육탄방어로 막아내며 무실점으로 승리를 마무리했다.

<서귀포 |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