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패배에 빛 잃은 데얀의 '클래스'

조남기 2017. 5. 6. 17:0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데얀은 누구나 인정하는 K리그 최강의 외인이다.

전반 11분·후반 9분 데얀의 멀티골로 앞서간 서울은 후반 11분 룰리냐, 후반 38분 심동운에게 거푸 골을 허용했고 경기 막판 룰리냐에게 또 한 번을 얻어맞아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서울의 막힘 없는 행보를 항상 바라는 데얀으로선 이날 포항전 패배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듯하다.

서울이 포항전서 건진 건 데얀의 클래스뿐이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팀 패배에 빛 잃은 데얀의 '클래스'



(베스트 일레븐)

데얀은 누구나 인정하는 K리그 최강의 외인이다. 나이가 먹을수록 와인처럼 좋은 맛이 배어나는 느낌이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동갑인 1981년생의 몬테네그로 공격수는 이날도 클래스를 과시했다. 그러나 팀이 믿기지 않는 패배를 당해 그 활약이 퇴색됐다.

FC 서울은 6일 오후 3시 포항 스틸야드서 벌어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10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2-3으로 역전패했다. 전반 11분·후반 9분 데얀의 멀티골로 앞서간 서울은 후반 11분 룰리냐, 후반 38분 심동운에게 거푸 골을 허용했고 경기 막판 룰리냐에게 또 한 번을 얻어맞아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서울은 지난 라운드와 똑같은 라인업을 가동했다. 데얀은 늘 그렇듯 정중앙에 위치해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그러면서 “Simple is the best”를 몸소 실천했다. 단순한 게 가장 아름답다는 듯 전방서 간결한 움직임을 선보이며 서울 공격의 기점이 됐다.

서울은 주로 주세종과 이석현이 볼을 탈취한 뒤 운반하거나 내주는 방식으로 공격을 전개했는데, 그때마다 데얀이 힘이 됐다. 데얀은 볼을 끌지 않으며 가볍게 내주는데 집중했고, 서울 공격이 부드럽게 돌아가는 데 주안점을 뒀다. 물론 공을 굴려주는 수준 자체가 남달라 서울은 데얀의 간단한 움직임에도 큰 도움을 받았다.

선제골도 중원의 파이팅과 데얀의 부드러움이 어우러져 나왔다. 주세종은 하프 라인 부근에서 양동현으로부터 볼을 뺐었고 곧장 데얀에게 연결했다. 데얀은 시간을 끌지 않고 측면의 윤일록에게 볼을 내줬고, 순간 스피드를 살려 포항 골문으로 달려 들어갔다. 데얀의 움직임을 주시한 윤일록은 곧장 송곳 패스를 선사했고, 볼을 선물 받은 데얀은 힘 한 번 안 들이는 툭 찬 왼발 슛으로 포항 강현무 골키퍼를 뚫었다. 파워풀함 보다는 골문에 볼을 패스한다는 느낌이 짙었다. 언뜻 보면 쉬워 보이지만, 클래스가 느껴지는 발놀림이었다.

데얀은 두 번째 골도 참 쉽게 넣었다. 동료 김치우가 강력한 왼발 땅볼 슛을 날리자, 골 냄새를 맡고 문전으로 뛰어 들었다. 강현무 골키퍼는 김치우의 슛을 완벽하게 클리어링 하지 못했고, 공이 튄 자리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한 데얀이 있었다. 데얀은 이내 왼발로 포항의 골문을 개봉했다.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었지만, 필요할 때마다 딱 해줄 만큼만 해주는 경제적인 무브먼트였다. 황선홍 서울 감독은 경기가 쉽게 풀리는 듯하자, 데얀에게 휴식을 부여하고 박주영을 투입했다.

그러나 그때부터 서울의 경기가 꼬였다. 정인환이 후반 중반 퇴장을 당해 예상치 못한 수적 열세에 놓인 것이다. 황 감독은 룰리냐에게 만회골을 먹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황기욱을 투입해 안정화를 꾀했으나, 정인환이 빠지자 몹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은 수비진을 재정비해 전열을 가다듬었으나, 분위기는 포항으로 넘어가고 말았다.

결국 데얀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서울은 드라마의 조연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데얀으로선 아쉬웠을 한판이다. 주연이 될 자격을 확보한 채 피치에서 물러났으나, 예상치 못하게 경기 흐름이 급변하는 바람에 주인공이 될 기회를 상실한 것이다. 서울의 막힘 없는 행보를 항상 바라는 데얀으로선 이날 포항전 패배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듯하다. 서울이 포항전서 건진 건 데얀의 클래스뿐이었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축구 미디어 국가대표 - 베스트 일레븐 & 베스트 일레븐 닷컴
저작권자 ⓒ(주)베스트 일레븐.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www.besteleven.com

Copyright © 베스트일레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