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의 오물"..트럼프, 만찬엔 불참하고 딴 곳에서 기자단 조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아 대통령으로는 36년 만에 연례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 불참하고, 기자단을 향해 “워싱턴의 오물(swamp)”이라고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각) 저녁 워싱턴 시내에서 열린 연례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회에 불참하고, 대신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해리스버그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지지자들과의 집회를 열었다. 트럼프는 1981년 총격당한 레이건이 총상 치료로 불참한 지 36년 만에 백악관 기자단 만찬회에 불참한 대통령이 됐다.
트럼프는 이날 해리스버그 연설에서 "오늘 워싱턴에서 또 다른 큰 모임이 열리는 거 들었나요?"라며 "할리우드 배우와 워싱턴 기자들은 호텔의 그랜드 볼룸에 모여서 서로를 위로하고 있어요. 대통령이 없는 백악관 디너를 위해 모여있는 것"이라고 조롱했다. 트럼프는 이어 "나는 워싱턴의 오물(swamp)들로부터 100마일(161km) 이상 떨어진 곳에, 훨씬 좋은 사람들과 함께 저녁을 보내고 있다"면서 “더 많은 군중과 더 나은 사람들과 함께 있을 수 있어 더없이 스릴을 느낀다"고 기자들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트럼프는 또 뉴욕타임스에 대해 "망해가는 언론사이자 부정직한 사람들"이라고 원색적으로 비판했고, CNN과 MSNBC 방송 등에 대해서는 '가짜 뉴스(fake news)'라고 주장했다. 그는 “거짓보도를 일삼는 언론은 매우 모욕적인 낙제점을 받아야 한다"며 “이들은 오늘 우리와 함께하고 싶었겠지만, 매우 지겨운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 발이 묶였다. 나는 내년에도 이곳에 올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회는 정치인, 언론인과 할리우드 배우 등 명사들이 모여 대학 장학금을 모금하는 행사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기 전인 2011년까지 저명인사의 한 명으로 이 행사에 꾸준히 참석했지만, 대통령이 된 올해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트럼프가 행사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백악관 만찬장의 레드 카펫을 밟은 유명인사와 정치인들의 수는 예년보다 훨씬 줄었다.
백악관 기자들은 이번 만찬회의 주제를 수정헌법 1조의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 사회의 언론의 역할에 초점을 두겠다며 트럼프의 불참에 대응했다. 연설에 나선 코미디언 하산 민하지는 "트럼프는 '최고사령관(commander-in-chief)'이 아닌 '최고 거짓말쟁이(liar-in-chief)"라고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트럼프는 해리스버그 연설에서 지난 100일간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서 자신은 “미국 역사상 가장 성공적이었다”며 “앞으로 위대한 전투들이 벌어질 테니 준비하라”고 말했다. 그는 반이민 행정 정책으로 “나라를 안전하게 만들었다”고 자평했고, 멕시코 국경장벽에 대해 “반드시 장벽을 세울 것”이라고 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에 대해선 “재협상하지 않으면 나프타를 끝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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