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KIA표 청심환 야구'..1위 비결은 바로 그안에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2017. 4. 1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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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제공

영화 장르로 따지자면 스릴러, 결과는 해피엔딩이다.

KIA가 시즌 초반 아찔한 경기를 이어가고 있다. 연일 1~2점차 승부를 펼치면서도 경기 막판 실점했다가 고비를 넘기고 승리하는 ‘스릴극장’이 반복되고 있다.

KIA는 17일 현재 11승3패로 1위다. 10경기 이상 치른 시점의 단독 1위는 2013년 5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KIA는 팀 평균자책 8위(4.54), 팀 타격 5위(.266)로 다른 팀들에 비해 객관적인 수치에서 뒤지는 편이다. 그럼에도 가장 먼저 10승을 돌파한 이유는 바로 1~2점차 승부 승률에 있다.

17일까지 KIA가 치른 14경기 중 8경기가 2점차 이내 승부였다. 그 중 7경기를 이겼다. 1점차 경기에서는 4승1패, 2점차일 때는 3전 전승을 거뒀다. 지난해 KIA는 2점차 이내 승부에서 28승34패로 절반도 이기지 못했다. 특히 1점차 승부에서는 16승24패로 10개 팀 중 9번째로 승률이 낮았다. 올시즌 초반 KIA가 보여주는 가장 큰 변화가 여기 있다. 점수차가 큰 경기는 주로 선발이 초반에 무너지거나 한쪽 타격 페이스가 유난히 좋을 때 벌어진다. 자주 나오는 상황이 아니다. 결국은 1~2점차 승부를 잡아내는 팀이 강팀으로 올라선다.

올해 KIA를 달라보이게 만든 가장 큰 요소는 짜임새를 갖춘 타선에 있다. 4번 최형우가 가세하면서 상대 투수들이 5번을 비롯한 다른 타순에 승부를 걸지만 앞뒤로 김주찬과 나지완이 버티고 안치홍, 김주형, 서동욱, 김선빈 등이 자리한 KIA 타선에는 피해갈 곳이 없다. 결승타도 곳곳에서 터진다. 11승을 거둔 동안 최형우가 3번, 버나디나와 나지완이 2번씩 기록한 결승타 행진에 김주찬, 안치홍, 김선빈, 신종길도 가세해있다. 뒤지고 있더라도 기본적으로 득점력을 갖춘 타선 덕에 후반 승부를 뒤집기 충분하다. KIA는 역전승도 5차례로 10개 팀 중 가장 많이 기록하고 있다.

‘원투쓰리펀치’를 앞세운 날에는 주로 끌려가지 않고 끌어가는 입장에서 경기한다. KIA는 지난해 ‘원투펀치’였던 양현종-헥터 노에시 듀오에 좌완 팻 딘이 가세하면서 3선발까지 강력한 마운드를 갖췄다. 지난해 3선발이었던 지크 스프루일도 10승을 거뒀지만 팻딘은 한층 안정적인 위기관리능력으로 오랫동안 마운드를 지킨다. 17일 현재 전체 투수 중 8명뿐인 20이닝 이상 투수에 양현종, 헥터, 팻딘이 모두 포함돼있다. 헥터와 팻딘은 이미 완투승도 한 번씩 기록했다. 타선이 주춤한 날에도 선발들이 적은 실점으로 길게 막아주니 막판 승부가 가능하다.

KIA의 가장 큰 약점은 불펜이다. 이마저도 빠른 결단으로 극복해내면서 1~2점차 경기 승률을 높이고 있다.

KIA 불펜 평균자책은 10.15로 유일하게 10점대를 돌파해있다. 지난해 최다 블론세이브(21개)팀이었던 KIA는 현재도 가장 많은 4개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불펜 조정 이후로는 블론세이브가 뚝 끊겼다. KIA의 연승과 흐름을 같이 한다.

마무리 임창용이 부진하게 출발하자 KIA는 지난주부터 임창용을 중간 계투로 돌리고 젊은 투수들을 돌아가며 세이브 상황에 등판시켜 ‘집단 마무리’ 체제로 불펜을 운용하고 있다. 생각보다 빨리 내린 이 결단이 불펜을 안정시켰다. 집단 마무리 체제가 시작된 9일 한화전 이후로 KIA는 7경기 중 5경기에서 3점차 이내 승부를 했다. 그 중 4경기가 1점차 승부였다. 모두 승리했고 김윤동(2개), 심동섭, 한승혁이 각각 세이브를 기록했다. 어리고 경험 부족한 투수들이라 9회 실점하며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나름대로 책임을 잘 소화하고 있다.

물론 9월까지 이어질 시즌 전체 경기를 지금처럼 치러내기는 어렵다. 타선과 선발진은 부상만 없다면 흔들리지 않겠지만 불펜은 마운드 상황에 따라 또 한 번 재정비해야 할 수도 있다. 단, 시간이 지나 조금 더 안정을 찾고 1~2점차 승부의 높은 승률을 계속 유지한다면 KIA의 올시즌 목표달성을 향한 확률은 더 높아질 수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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