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판타스틱하고 어메이징했던 kt의 매직 마운드

박현진 2017. 4. 9.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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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판타스틱'하고 '어메이징'했던 것은 두산도 LG도 아닌 kt의 '매직 마운드'였다.

올시즌 프로야구에서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지난해 나란히 15승 이상을 거둔 두산 선발진 '판타스틱4'와 그 대항마로 꼽히는 LG 선발진 '어메이징4'의 선발진 대결이었다.

그런데 정작 뚜껑이 열린 뒤 가장 주목받은 마운드는 지난해 팀방어율 꼴찌에 머물렀던 kt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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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피어밴드(오른쪽)가 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 KBO리그 kt와 삼성의 경기에서 8회 수비를 무실점으로 끝낸 뒤 덕아웃으로 가면서 포수 이해창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피어밴드는 8회까지 무실점 경기를 이어가고 있다. 2017. 4. 9.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진짜 ‘판타스틱’하고 ‘어메이징’했던 것은 두산도 LG도 아닌 kt의 ‘매직 마운드’였다.

올시즌 프로야구에서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지난해 나란히 15승 이상을 거둔 두산 선발진 ‘판타스틱4’와 그 대항마로 꼽히는 LG 선발진 ‘어메이징4’의 선발진 대결이었다. 그런데 정작 뚜껑이 열린 뒤 가장 주목받은 마운드는 지난해 팀방어율 꼴찌에 머물렀던 kt였다. 그야말로 ‘상전벽해’, ‘괄목상대’다.

지난해 kt의 팀방어율은 5.92로 경기당 거의 6점을 내줬다. 선발진 방어율이 6.16이었고 불펜 방어율도 5.68에 달했다. 그러나 9일 현재 kt는 팀 방어율 1.00으로 1위에 올라있고 선발투수들도 8경기서 6승 1패 방어율 1.44의 짠물 마운드를 구축했다. 선발진 방어율 역시 선두를 달리고 있고 22연속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는 불펜진도 방어율 ‘0’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판타스틱4’로 불렸던 두산 선발진은 2승 3패 방어율 5.22로 체면을 구겼고 6승 1패를 거둔 LG 선발진의 방어율도 2.23이다.

kt는 8경기 동안 단 8점만을 내줬다. 1일에는 깔끔한 이어던지기로 SK에 2-0 승리를 거두더니 9일에는 라이언 피어밴드가 삼성을 상대로 시즌 첫 완봉승을 기록하는 등 두 차례나 상대 타선을 ‘0점’으로 묶었다. 팀방어율 2위인 LG(2.67)가 25점(21자책점)을 허용한 것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무엇보다 팀타율이 0.209로 꼴찌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서도 7승1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팀타율 1위인 롯데에 비해 1할 가까이 뒤떨어지고 득점도 SK에 이어 두 번째로 적다. 타선의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가운데서도 오로지 마운드의 힘으로 공동선두로 올라선 것이다. 거의 매 경기 피말리는 승부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런 경험을 통해 kt의 마운드의 경쟁력은 더 높아졌다.

돈 로치, 정대현, 피어밴드, 주권, 고영표로 이어지는 선발진에는 경기를 지배할만한 ‘특급투수’는 없지만 맡겨진 역할은 충실하게 소화했다. 주권을 제외하면 모두 5~7이닝을 최선을 다해 틀어막고 탄탄한 불펜진에 바통을 넘겼다. 유일하게 선발패를 기록한 주권도 두산 타선을 4이닝 동안 2실점으로 무난히 막았다. 선발진이 모두 제 몫을 다했고 불펜진은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가능성 있는 젊은 투수들이 지난 2년 동안 경험을 축적하면서 성장한 것이 변신의 첫 번째 원동력이다. 김진욱 감독은 배려와 칭찬의 리더십으로 패배에 찌들어있던 선수들의 자신감을 북돋웠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면서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선수들은 시즌에 접어든 뒤에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공을 마음껏 뿌려댔다. 업그레이드된 수비도 단단히 한 몫을 거들고 있다. kt는 코너내야 수비 공백을 외국인선수 조니 모넬과 심우준이 완벽하게 메우면서 수비 허점을 지워냈다. 특히 차세대 유격수로 평가받던 심우준이 3루를 지키면서 내야 수비 전체가 부드럽고 경쾌해졌다. 김 감독은 “지금은 투수들이 수비수들을 믿고 던진다”며 마운드와 수비가 서로 시너지효과를 주고받으면서 동반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의 마법같은 마운드 변신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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