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13년 +89분 기다림 끝에 서울을 만나러 간다

안영준 2017. 3. 29.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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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서울 vs FC 안양.

그런데 2017년, 드디어 안양과 서울이 만날 수 있는 비교적 간단한 경우의 수가 생겼다.

새로운 팀 안양이 역사상 가장 서울과 가까운 곳까지 진출한 셈이었다.

새로운 팀을 향한 9년의 기다림, 새로운 팀으로 서울과 만남을 기다리던 4년, 그리고 드디어 잡은 기회에서 또 89분의 기다림 끝에, 안양은 드디어 자신들의 경기장을 떠났던 서울을 만나러 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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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13년 +89분 기다림 끝에 서울을 만나러 간다



(베스트 일레븐=안양 종합운동장)

FC 서울 vs FC 안양. 한국 축구사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쓸 지도 모를 흥미진진한 매치 업이 성사됐다. 일부 축구팬들이 안양이 새롭게 창단했을 때부터 아니, 안양에 다시 팀이 생기기를 바랐을 때부터, 아니 안양에 팀이 없어졌을 때부터 입에만 올렸던 상상이 현실이 됐다. 13년을 기다린 데 이어 마지막 관문마저 89분을 기다려야 했던 극적 과정이 있었다.

29일 저녁 8시, 안양 종합운동장에서 2017 KEB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64강) 안양과 호남대의 경기가 열렸다. 안양이 후반 44분 이상용의 결승골을 앞세워 1-0 승리를 거두고 서울이 기다리고 있는 4라운드에 진출했다.

안양과 서울의 얄궂은 운명은 13년 전인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안양을 연고로 하던 안양 LG는 서울로 터를 옮겨 FC 서울이 됐다. 이후 서울은 K리그와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등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클럽으로 자리를 잡았다.

반면 안양 종합운동장은 한동안 축구공이 구를 일이 없었다. 하지만 그 땅에서 다시 축구가 꽃을 피웠다. 2013년 안양이 FC 안양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시민구단을 창단하면서, 다시 안양 시민들도 다시 축구 팀을 갖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일부 안양 팬들은 자신들의 과거 팀이자, 지금은 다른 시민들의 팀이 되어버린 서울과 직접 붙게되기만을 고대했다. 하지만 팀이 생겼다고 해서 언제든 만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서울이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챔피언을 연달아 차지할 만큼 1부 리그 강호로 자리잡은 반면, 안양은 챌린지(2부 리그)에서 창단했기 때문이다. 안양이 승격을 이루지 못했기에, 이들이 단 시간에 만날 수 있는 방법은 프로 1·2부리그는 물론 아마추어까지 총출동하는 FA컵 무대 뿐이었다.

물론 쉬운 길은 아니었다. 안양은 다시 프로 세계에 뛰어든 2013년, FA컵 3라운드서 클래식 수원 삼성을 만나 1-2로 패했다. 근처 사다리 표에 서울이 있었지만, 안양은 그곳으로 향할 수 없었다. 이후도 마찬가지였다. 2014년엔 3라운드서 포항 스틸러스에 승부차기 끝에 패했고, 2015년엔 4라운드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에 1-4, 2016년엔 전북 현대에 1-4로 무너졌다. 비슷한 기간 서울은 수차례 결승까지 진출했고 우승 트로피도 들어올렸다.

요컨대 안양과 서울이 맞대결을 펼치려면 토너먼트에서 일찌감치 만나거나, 아니면 안양이 보다 높은 곳까지 전진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런데 2017년, 드디어 안양과 서울이 만날 수 있는 비교적 간단한 경우의 수가 생겼다. 3라운드 안양과 호남대 경기의 승자가 4라운드에서 서울을 만나는 대진이 성사됐기 때문이다. 새로운 팀 안양이 역사상 가장 서울과 가까운 곳까지 진출한 셈이었다.

그러나 워낙 의미가 큰 만남이어서였을까? 축구의 신은 이마저도 쉽게 만남을 허락하지는 않았다. 안양은 호남대를 만나 고전했다. 호남대는 이지환과 안승온 등 적은 숫자로 역습하면서도 효율적이고 조직적 움직임을 통해 안양을 당황시켰다. 안양이 대부분 시간 공을 점유했지만, 결정적 찬스를 잡은 건 오히려 호남대였다. 안양은 조석재·유수현·박승일의 슛이 모두 유연수의 선방에 걸리며 쉽게 리드를 잡지 못했다.

그러던 후반 44분, 안양의 이상용이 세트피스 상황서 집중력을 잃지 않고 극적 골을 만들며 기어이 4라운드 진출 자격을 얻었다. 새로운 팀을 향한 9년의 기다림, 새로운 팀으로 서울과 만남을 기다리던 4년, 그리고 드디어 잡은 기회에서 또 89분의 기다림 끝에, 안양은 드디어 자신들의 경기장을 떠났던 서울을 만나러 가게 됐다.

■ <베스트 일레븐> 창간 47주년 특별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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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안영준 기자(ahnyj12@soccerbest11.co.kr)
사진=베스트 일레븐 DB,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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