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도 대책도 없었다. 기성용만 있었다

송지훈 2017. 3. 2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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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전은 주장 기성용의 존재감 이외에 축구대표팀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없는 무대였다. 양광삼 기자
이겼지만 누구도 웃지 못한 승부였다. 리더십과 전술 부재를 지적 받는 울리 슈틸리케(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에 대한 의심을 지우기엔 완성도가 부족했다. 주장 겸 중앙미드필더 기성용(스완지시티)의 존재감이 돋보였지만 사실상 그게 전부였다.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7차전에서 한국은 시리아를 꺾고 귀중한 승점 3점을 얻었다. 이 승리로 A조 월드컵 본선행 티켓 판도는 사실상 3각 경쟁 구도로 압축됐다. 이란(승점 17점)과 한국(13점), 우즈베키스탄(12점) 중 두 팀이 러시아행 직행 티켓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도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은 허점을 드러냈다. '단조롭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4-2-3-1과 4-1-4-1 전형을 번갈아 사용했지만, 이 변화의 효용성이 크지 않았다. 고명진(알 라얀)이 경기 상황에 따라 오른쪽 날개로, 또는 중앙미드필더로 역할을 바꾸며 포메이션 전환을 이끌었는데, 키를 잡은 선수의 경기력이 충분치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10분께 고명진을 일찌감치 벤치로 불러들이며 판단 미스를 스스로 인정했다.

상대 전술에 대한 분석과 대처도 미흡했다. 시리아는 원정 경기임에도 공격에 무게 중심을 둔 전술과 선수 교체 카드를 활용했다. 이전 여섯 번의 경기에서 '밀집수비와 역습'으로 일관하던 것과 다른 패턴이다.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 대응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라 변칙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이는데, 이게 먹혀들었다. 4명의 공격수를 전방에 배치하고 강하게 몰아치는 시리아의 역발상에 우리 선수들은 쩔쩔 맸다. 슈틸리케 감독도 경기 후 "상대가 공격수를 전방에 많이 배치하며 예상보다 강하게 나와 어려움을 겪었다"고 인정했다.

유일한 위안은 기성용이었다. '고명진 시프트'가 실패한 이후 가동한 '기성용 시프트'가 먹혀들면서 그나마 공격의 활로가 열렸다.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 한국영 투입과 함께 기성용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며 정확한 패스로 공격수들에게 찬스를 제공했다. 빌드업도, 킬패스도, 동료 선수들을 다독이고 격려하는 것도 기성용의 몫이었다. 경기가 끝난 이후엔 "국가대표팀이라는 타이틀에 어울리지 않은 경기였다"며 쓴소리도 던졌다.

향후 슈틸리케 감독 재신임 문제가 본격적으로 공론화 될 가능성이 높다. 6월에 열리는 카타르와의 8차전까지 3개월 가까운 시간이 한국축구를 되살릴 골든 타임이라는 주장이 축구계 안팎에서 함께 나온다. 감독에 대해서는 남은 기간 동안 대표팀의 어느 부분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한 혹독한 검증이 필요하다. 만족할 만한 답을 얻지 못할 경우 이제라도 지휘봉을 교체하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대표팀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우리 선수들이 시리아전을 앞두고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홈 경기임에도 팬들과 마주하는 걸 부담스러워했다. 혹여 큰 실수를 저지를 경우 역적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선수들이 홈 경기에서조차 마음 편히 뛰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태극마크의 상징성'을 운운하는 건 공염불에 불과하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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