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U-20 동료들이 구했다.. 정태욱 실신 그 뒤

홍의택 2017. 3. 2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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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순간 정적이 흘렀다.

측면 크로스를 차단하려던 정태욱과 헤더 슈팅을 노린 상대 선수가 부딪혔다.

턱과 광대 쪽을 가격당한 정태욱은 힘이 쭉 빠진 채 떨어졌다.

중앙 수비수 파트너였던 이상민이 먼저 정태욱 입에 손가락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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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천안] 홍의택 기자= 일순간 정적이 흘렀다. 휴대폰으로 리플레이를 확인한 관중들 눈빛은 우려로 가득 찼다.

27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디다스컵 U-20 국제축구대회 2라운드 잠비아전. 후반 35분 무렵, 끔찍한 충돌이 벌어졌다. 측면 크로스를 차단하려던 정태욱과 헤더 슈팅을 노린 상대 선수가 부딪혔다.

턱과 광대 쪽을 가격당한 정태욱은 힘이 쭉 빠진 채 떨어졌다. 가장 가까이 있던 중앙 수비수 이상민, 골키퍼 송범근 등이 몰려들었다. 의료진도 직감했다. 가방을 들고 전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김승우가 팔을 들어 황급히 흔들었다. 이승우는 구급차가 마음처럼 빨리 들어오지 않자 방방 뛰며 사태 심각성을 알렸다.

주위에서 목격한 이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김승우는 "떨어졌을 때 이미 눈이 돌아가더라. 바로 위험한 상황임을 알았다"며 당시를 설명했다. 우찬양도 마찬가지. "이미 표정부터 기절한 것 같았다"며 돌아봤다. 벤치도 아수라장이었다. 너나 할 것 없이 당황스러워하던 때, 조영욱은 "너무 심각했다. 고등학교 때 선배가 그런 적이 있어 무서웠다"며 걱정스러워했다.

그 와중에도 배운 바를 지체없이 행동으로 옮겼다. 중앙 수비수 파트너였던 이상민이 먼저 정태욱 입에 손가락을 넣었다. 혀가 말려 들어가는 걸 막아야만 했다. 이어 나머지 동료들은 테이핑을 모두 풀어 헤쳤다. 축구화까지 벗기며 순환을 도왔다. 모든 게 실전이었던 위기 순간에도 유년 시절부터 받았던 교육 내용을 침착히 떠올렸다.

간신히 의식을 찾으며 구급차에 오른 정태욱. 나머지 10명이 둥그렇게 섰다. 크게 놀란 이승우, 임민혁 등이 훌쩍인 가운데 몇몇이 앞장섰다. "우리가 약한 모습 보이면 안 된다. 이렇게 우울해 하면 태욱이가 더 안 좋아진다. 경기 잘 마무리하고, 태욱이가 큰 부상 아니길 기도하자".

정태욱은 근처 15분 거리의 순천향대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정태욱의 혀를 끄집어내려던 이상민은 경기 후 손가락이 퉁퉁 부어올랐다. 계속 꽉 물던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기도를 확보했다. 몇몇은 온 마음을 다해 빌었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아무 일 없길 간청했다.

진심이 닿은 모양.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정태욱은 CT 촬영 결과 골절상은 피했다. 뇌진탕 증세가 남아 추가 정밀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동료들의 훌륭한 1차 처치 덕에 최악의 상황은 넘겼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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