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목항으로 돌아온 3년전 자원봉사자들

팽목항/김민정 기자 2017. 3. 28.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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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습자 가족의 목포 이사 돕고 찾아온 추모객들에 식사 제공도

27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 세월호 미수습자 허다윤(당시 단원고 2년)양의 아버지 허흥환씨가 컨테이너로 만든 임시 주택 바닥을 깨끗이 닦았다. 반잠수식 운반선에 실려있는 세월호가 목포 신항으로 이동하는 것에 맞춰, 3년간 팽목항을 지키던 거처를 목포로 옮길 준비를 하는 것이었다. 허씨는 "컨테이너 채로 차에 실어 목포로 옮겨갈 것"이라며 "아직 (세월호가 침몰했던 해저 구간에 대한) 수색 작업이 남아있어 팽목항을 떠나는 걸음이 가볍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다른 미수습자 가족들도 함께 목포로 떠나기로 했다.

팽목항을 찾은 자원봉사자들은 이사 준비를 하는 미수습자 가족들을 도왔다. 대부분 3년 전 참사 때도 가족들을 도왔던 사람들이다. '한국SNS연합회' 봉사 회원 30여명이 운영하는 '사랑의 짜장차'는 일요일인 26일 팽목항에서 미수습자 가족과 추모객들에게 1004그릇의 짜장면을 무료로 제공했다. 이들은 참사 당시 경기 안산시에서 추모객들에게 차를 제공했었다. 김후남(49) 대표는 "가족들을 대접하면서 눈물이 앞을 가리더라. 하늘에 있는 천사들에게 마지막으로 짜장면 한 그릇 먹여 보내고 싶어 왔다"고 했다.

2014년 진도실내체육관에서 가족들의 식사를 챙기고 청소를 하던 봉사자 일부도 팽목항을 다시 찾았다. 단원고 희생 학생과 교사 260여명의 생일을 3년째 챙겨온 택시 기사 임영호(49·경기 안산시)씨는 지난 23일 인양이 시작되자 팽목항으로 내려왔다. 그는 단원고 희생자 황지연양이 18번째 생일에 수습된 것을 보고 안타까워 이후로 희생자들의 생일마다 케이크를 들고 안산 정부합동분향소를 찾고 있다. 임씨는 "아이들이 아무 흔적 없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해왔는데 빈자리가 늘 마음에 걸렸다"며 "남은 아이들이 꼭 돌아오면 좋겠다"고 했다.

해수부는 세월호 고박과 반잠수식 선박의 부력 탱크인 '날개탑' 제거 작업 등이 끝나는 30일 전후로 목포 신항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항구 도착까지 8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해수부는 세월호 선체가 있던 사고 해역 가로 200m, 세로 160m 구역에 대한 수색 작업도 4월 초부터 실시하기로 했다. 현재 3m 높이의 유실 방지 펜스가 설치돼 있는 해역 바닥을 가로 40m, 세로 20m 크기의 총 40개 구역으로 나누어 잠수부가 구역별로 차근차근 미수습자 및 유류품을 수색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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