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코너] 中 해킹 예고에.. 네이버페이 탈퇴 소동

최은경 기자 2017. 3. 2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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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해커조직 대응' 홈피에 글 올리자
中 반한 감정 불안해하던 네티즌들 "탈퇴"
다른 간편 결제 등록계좌도 지워

"중국 해커들이 대규모 해킹을 예고했다고 합니다. 네이버페이에 등록한 계좌나 카드 해지합시다."

지난 26일 오후부터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와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중국의 네이버페이 해킹에 대비하자'는 취지의 글이 퍼졌다.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운영하는 네이버페이는 가입자 1600만명을 보유한 모바일 간편 결제 1위 서비스다. 신용카드나 은행계좌 정보를 미리 등록해두면 숫자 여섯 자리로 된 간단한 비밀번호로 금융 거래를 할 수 있고, 이용할 때마다 적립금도 쌓여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글이 수천 번 공유되면서 '네이버페이'는 트위터에서 많이 언급된 키워드를 뜻하는 '실시간 트렌드'에 올랐다. 불안을 느낀 일부 네티즌은 네이버페이뿐 아니라 다른 모바일 결제 서비스도 서둘러 탈퇴했다.

이 같은 소동은 지난 24일 네이버가 자사(自社) 홈페이지에 '중국 해커 조직의 한국 웹사이트 공격 예고에 따른 대응 안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 공지는 지난 17일 중국 해킹 조직 '훙커(紅客)연맹' 홈페이지에 "사드 배치로부터 중국을 지키기 위해 이달 24~31일 한국 웹사이트를 공격할 해커를 모집한다"는 글이 올라온 것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작성됐다. 네이버는 "예방 조치를 진행하고 특이 사항이 있을 경우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며 이용자를 안심시키려 했다.

그러나 최근 사드 배치 문제로 촉발된 중국의 반한(反韓) 감정에 불안해하던 일부 네티즌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공교롭게 숙박 서비스 앱 '여기어때'가 지난 24일 해킹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불안감을 부채질했다. 네이버페이 등 간편 결제 서비스에 등록된 계좌 정보를 모두 삭제했다는 직장인 김모(28)씨는 "카드 정보가 해킹돼 피해를 입으면 보상 절차 등이 너무 번거로울 것 같아 미리 탈퇴했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의 대규모 사이버 공격'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훙커연맹의 해커 모집에 동참한 사람은 마감일인 22일까지 총 13명에 불과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신대규 침해사고분석단장은 "훙커연맹은 이미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사드 문제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측은 "실제로 탈퇴한 회원은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혹시 모를 위험에도 잘 대비하겠다는 차원에서 쓴 글인데 시기가 시기인 만큼 민감한 반응이 나온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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