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때와 바뀐 방향.. 세월호 '방향타 미스터리'

정은주 입력 2017. 3. 27. 21:56 수정 2017. 3. 28.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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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당시 가운데에 놓여 있던 세월호 방향타가 2년 11개월 만에 오른쪽으로 꺾여 있는 상태로 올라와 배의 운항과 관련한 장치들의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양심판원의 공식 조사 결과와 달리 인양 작업 중인 세월호의 방향타가 오른쪽으로 꺾인 상태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철저한 선체 조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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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으로 꺾인 상태로 인양돼
침몰영상엔 중앙이나 약간 왼쪽
검찰·해수부, 당시 이를 근거로
기계 결함 아닌 조타 실수로 단정
전문가들 "선체 정밀조사해야"

[한겨레]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침몰 당시 방향타 모습. 중앙이나 약간 아래(좌현)로 휘었다.
3년 만에 떠오른 세월호의 방향타. 윗쪽(우현)으로 꺾여 있다.

침몰 당시 가운데에 놓여 있던 세월호 방향타가 2년 11개월 만에 오른쪽으로 꺾여 있는 상태로 올라와 배의 운항과 관련한 장치들의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반잠수식 선박인 ‘화이트말린’에 올려진 세월호를 보면, 배의 방향타가 오른쪽으로 상당히 꺾여 있는 상태다. 그러나 어업지도선 201호가 촬영한 2014년 4월16일 오전 10시22분 사고 현장 영상에는 방향타가 중앙이나 약간 왼쪽으로 휘어진 상태로 침몰하고 있다. 이 영상을 근거로 해양심판원은 2014년 12월 “조타기 고장은 없다”고 결론냈다. “세월호 사고 발생 초기 조타기 이상으로 타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선박이 급선회를 하였거나 급선회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사고 발생 이후 세월호의 (방향)타가 한쪽 방향으로 치우치지 않고 가운데 위치에 놓여 있는 것을 보면 조타유압설비의 솔레노이드 밸브가 고착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여객선 세월호 전복사고 특별조사 보고서’) 솔레노이드 밸브는 방향타를 움직이는 유압장치를 말한다. 조타기가 움직이면 전기신호를 내보내 세월호 선미에 있는 방향타를 좌우로 꺾는다.

2014년 4월16일 아침 8시49분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를 지난 세월호는 병풍도 앞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5도씩 돌리다가 갑자기 빠른 속도로 우회전했고, 원심력 탓에 배가 좌현으로 기울어졌다. 다음날 해경은 “세월호가 완만하게 항로를 변경해야 하는데 조타수가 실수로 급격하게 뱃머리를 오른쪽으로 돌렸다”고 발표했고 검찰과 해양심판원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사고 당시 세월호를 운항했던 항해사와 조타수는 업무상 과실 선박매몰죄로 기소됐다.

그러나 조타수는 “조타기가 움직이지 않았다”며 고장 가능성을 제기했다. 1심은 해양심판원의 결론을 받아들여 “세월호의 방향타가 중앙에 위치해 조타기가 움직이지 않는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유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조타수의 주장을 받아들여 “솔라노이드 밸브에 오일 찌꺼기가 껴서 조타기가 고장났을 가능성이 있어 조타 실수를 확신할 수 없다”며 무죄로 뒤집었다. 그러면서 “세월호가 갑자기 우회전하게 된 원인은 선체를 인양해 정밀 조사해야만 밝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양심판원의 공식 조사 결과와 달리 인양 작업 중인 세월호의 방향타가 오른쪽으로 꺾인 상태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철저한 선체 조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양원 목포해양대 교수는 “3년 동안 물속에 있으면서 (방향타의) 유압이 흐트러지거나 인양 작업 과정에서 외력을 받을 수 있다”며 “배가 육상으로 올라오면 선체조사위원회가 그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훈 세월호 특조위 전 조사관은 “해수부가 해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양심판원이 방향타가 중앙이라고 결론을 내렸을 때 추가 감정이 필요하지 않으냐고 제안했는데 화를 내며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2년 11개월 만에) 방향타가 하늘을 보고 나와 황당할 뿐”이라고 말했다. 임남균 목포해양대 교수는 “침몰 당시 방향타가 중앙이라서 조타기는 정상이라는 결론이 났고 그 후 추가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세월호가 급회전한 이유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어 방향타가 어떻게, 왜 움직였는지 조타실부터 방향타까지 쭉 훑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수부는 해양심판원과 검경 합동수사본부에서 사고 원인을 이미 규명했다며 선체 정밀 조사에 대해선 소극적이다.

정은주 방준호 박수진 박수지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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