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즐기는 1인 시대, 위 건강 위한 식습관 3

현일식 2017. 3. 2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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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은 혼자 먹는 밥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혼밥은 낯선 신세대식 줄임말 정도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아재들의 필수 단어일 뿐만 아니라 방송과 외식산업의 뜨거운 주제가 되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6'을 보면 지난해 기준 1인 청년가구는 65만5000가구로 2006년과 비교하면 1인 청년가구는 29.8% 증가했다. 아울러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며 일반 소비자 3040명 가운데 56.6%가 ‘혼자 외식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렇듯 혼밥은 한 순간의 유행이 아닌 개인 중심 사회로 빠르게 변모하는 대한민국의 대표적 아이콘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이미 젊은 층의 대세로 자리잡은 혼밥이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건강을 논함에 있어 올바른 식습관만큼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에 잘못된 혼밥 습관은 자칫 질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이에 이 나라의 청춘들이 더 이상 아프지 않기 위한 올바른 혼밥 습관은 무엇이 있을지 알아보고자 한다.

혼자 라면을 먹는 남성

1. 혼밥은 ‘왕’처럼 먹자

조선시대의 왕은 개인 침전에서 혼자 식사를 했다고 하니 혼밥의 원조는 아마도 조선시대의 왕일지 모르겠다. 수라상은 당대 최고의 음식 재료로 최고의 맛과 모양을 내어 임금의 취향과 영양을 고려하여 만들었다고 하지만 지금의 혼밥은 ‘적당히 때우는 한끼’인 경우가 많다.

간편히 빨리 먹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보니 균형 잡힌 영양 성분은 고려하기 어렵고 빨리 혈당을 올리기 쉬운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이 많다. 고탄수화물 식사는 혈당을 빨리 올리면서 뇌를 흥분시키는 물질을 많이 만들기 때문에 식후에는 그만큼 만족감이 크지만 영양적인 측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비만과 이로 인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만성 성인 질환 모두 내장지방의 주범인 고탄수화물 식사가 원인이 된다. 따라서 한끼를 먹더라도 가급적 단백질과 섬유질, 지방, 탄수화물의 각 영양소가 골고루 포함된 음식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예컨대, 매일 가는 식당이라 해도 면이나 분식류보다는 비빔밥이나 백반류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집에서 하는 혼밥도 가급적 생선, 고기, 두부, 계란 등의 양질의 단백질과 시금치, 깻잎, 브로콜리와 같은 녹황색 채소가 포함된 균형 잡힌 식단을 꾸미도록 노력해 보자. 혼밥은 양보다는 질이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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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혼밥은 ‘어르신’처럼 먹자

혼밥은 우아한 삶의 여유보다는 치열한 삶의 속도전에 어울리는 식사 형태다. 빨리 대충 먹고 들어가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인 경우가 많다 보니 식사 때를 맞추기 어렵고 그만큼 허기진 상태에서 첫술을 뜨게 된다. 굶주린 배는 먹는다는 과정보다 채운다는 결과를 중시한다.

식사라는 행위에서 음식의 맛과 질감을 느끼는 과정은 생략되고 단순히 빠른 시간 안에 눈 앞의 음식물을 배 속에 집어넣는 행동만이 강조된다. 이렇다 보니 혼밥은 과식과 소화불량의 원인이 되기 쉽다.

어르신들 특히 장수하는 어르신들의 식사행태의 공통된 특징은 음식을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데 있다. 천천히 꼭꼭 씹는 과정은 음식을 일차로 소화하는 작용으로 위의 부담을 덜어주어 소화가 잘되게 하고 영양분이 잘 흡수되도록 도와 준다.

또한, 30번씩 씹어 먹으면 평소 식사량의 85% 정도만 먹어도 포만감이 오기 때문에 과식을 막아 비만이나 위식도역류질환의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된다. ‘바쁠수록 천천히’라는 말은 비단 교통사고의 예방 표어만은 아닐 것이다.

3. 혼밥은 ‘개’처럼 먹자

‘개’라는 말의 어감 때문에 오해하지 마시라. 광고인 박웅현의 ‘여덟 단어’라는 책에서는 현재 순간에 집중하면서 살자는 의미로 ‘개처럼 살자’라는 말이 나온다. 개는 핥고 꼬리치고 먹는 등의 모든 일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인 것처럼 최선을 다한다. 온 신경을 한 곳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밥을 주면 세상에서 밥을 처음 먹어보는 것처럼 먹는 것이다.

그러나 혼밥족은 다르다. 무의식 중에 음식을 입안에 넣고 아래턱을 반복적으로 움직이기는 하지만 모든 신경과 시선은 스마트폰에 고정되어 있거나 몸은 식당에 있으되 뇌는 오후의 회의실에 가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인간의 소화기능은 뇌의 감각부위가 온전히 음식에 집중해 있을 때 비로서 제 기능을 다하게 된다. 질지도 되지도 않은 밥에 구수한 된장국물이 적당히 밴 두부를 함께 으깨 씹으며 그 향과 맛에 취해 있을 때 우리의 위도 그러한 음식을 받아드릴 공간을 만들고 소화액을 예비하게 된다.

밥 먹다 체하는 경우의 대부분이 바로 뇌 따로 국밥 따로인 경우에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식사에 집중해서 먹을 때 비로서 위 건강과 정신 건강을 함께 도모할 수 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현일식 원장 (내과 전문의)>

현일식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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