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구하기] 대우조선은 되고, 한진해운은 안되고..상반된 정부, 왜?

2017. 3. 2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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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정부의 추가 유동성 공급 계획이 공개되면서 역사속으로 사라진 한진해운과의 형평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 2015년 대우조선해양에 4조2000억원의 자금지원을 결정하면서 "추가 신규지원은 없다"고 못박았던 원칙까지 스스로 깨면서 추가 지원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이 추가 자구안을 제출한 이후 마지막으로 금융당국에 부족자금 1200억원 지원을 요청했지만, 이를 외면한 것도 대우조선해양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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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23일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정부의 추가 유동성 공급 계획이 공개되면서 역사속으로 사라진 한진해운과의 형평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 2015년 대우조선해양에 4조2000억원의 자금지원을 결정하면서 “추가 신규지원은 없다”고 못박았던 원칙까지 스스로 깨면서 추가 지원에 나섰기 때문이다. 

정부가 23일 대우조선해양의 추가지원 계획을 밝힌 가운데, 지난해 한진해운과 형평성을 들어 원칙없는 지원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진=헤럴드경제DB]

일관성도 없고 형평에도 어긋난다는 비판에 대해 정부 고위관계자는 23일 “대우조선과 한진해운은 다르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우선 두 회사의 추가 채무조정 가능성에서부터 운명이 갈렸다. 한진해운은 파산 직전까지 용선료 협상, 사채권자 집회 등을 통해 채무조정에 매달렸지만 결실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 대주주였던 대한항공과 조양호 회장이 사재까지 투입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의 경우는 이번 유동성 공급을 조건으로 채무를 줄이고, 사업별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을 줄인 다음 M&A로 가겠다는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지원을 “이번이 마지막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안팎의 비판을 무릅쓴 지원에도 불구하고 대우조선해양이 회생에 실패한다면 법원의 판단에 맡기는 절차를 밟겠다는 것이다.

한진해운이 추가 자구안을 제출한 이후 마지막으로 금융당국에 부족자금 1200억원 지원을 요청했지만, 이를 외면한 것도 대우조선해양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책임론을 지목하며 “회사가 위기일때 가장 큰 책임과 의무를 지는 것이 최대주주인데, 한진해운 당시 조양호 회장은 추가 사재출연에 난색을 보이며 사실상 손을 뗐다”며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책임을 지고 가는 게 그 때와 다른 모습”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이 파산할 경우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도 추가지원의 이유가 됐다는 설명이다.

당장 대우조선이 도산할 경우 채권단은 대규모 선수금 환급청구(RG Call)과 추가 충당금 적립부담 등 최대 14조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특히 최대채권자인 수출입은행이 추가 충당금 적립으로 자기자본비율(BIS)이 악화될 경우 수출기업 지원이 위축돼 국내 산업 전반으로 여파가 전이될 우려가 높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또 1300여개 협력업체 연쇄도산, 5만여명의 대량 실업사태로 인한 조선산업 생태계 붕괴와 함께 글로벌 최고 수준의 조선기술력 유출 가능성도 대우조선 회생 지원의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정부의 지원이 당장 급한 불만 끄는 임시방편이라는 분석과 함께 민간기업 회생을 위한 혈세 투입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여론 공감대 형성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지원책으로 4월 유동성 위기는 넘길 수 있겠지만, 근본 해결책은 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성 교수는 그러면서 “사업별로 생존 가능한 부분과 불가능하는 부분을 분리해서 추가지원 혹은 정리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정권 말의 과도 정부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만큼 이번 위기를 넘기고 다음 정부에서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원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소나기만 피하자는 식의 낙관적 수치 가공이 혈세 투입을 가져왔다”며 “대량 실업등 경제 여파를 우려하는 논리로 혈세 투입을 정당화하는데, 고통스러운 구조개혁 수술없이는 이런 일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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