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샤 POINT] 손흥민 없는 슈틸리케호, 중국전 '체크포인트6'

정지훈 기자 2017. 3. 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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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중국(창샤)] 유지선 기자= 결전의 날이 밝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중국 원정에서 승점 3점과 함께 A조 선두 탈환을 노린다.

한국은 23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중국 창샤에 위치한 허롱 스타디움에서 중국을 상대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승점 10점으로 A조 2위에 랭크된 한국과 A조 최하위 중국의 맞대결로,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한국은 A조 선두로 올라설 수 있다.

경기를 앞둔 슈틸리케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중국은 감독을 교체하면서 라인업 변화도 있었다. 지난 1차전과는 다른 양상의 경기가 될 것 같다. 내일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 현재 A조 2위에 자리하고 있는데, 2위까지는 본선 직행이 가능하다. 내일 적어도 2위라는 순위를 사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 리피 감독의 중국, 목표는 공한증 타파!

공한증. 이 말은 중국 축구가 오랜 시간 한국 축구를 넘지 못하면서 생긴 말이다. 실제로도 그랬다. 기록이 말해준다. 중국 대표팀은 한국 대표팀과 31번의 맞대결에서 1승 12무 18패로 딱 한 번만 승리했고, 이런 이유로 공한증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중국 축구가 국가적인 지원을 받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이미 중국 슈퍼리그는 재정적인 측면에서는 유럽과 비교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 대표팀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이번에야 말로 안방에서 한국을 꺾을 기회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창샤 지역지인 `창샤 이브닝 뉴스`는 21일 "한국은 중국을 얕봐선 안 된다"는 제목으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멘트와 중국 대표팀 주장 정쯔의 발언을 나란히 소개했다. 중국 `시나 스포츠`도 21일 "두 팀이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다. 감독의 능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며 리피 감독의 지도력에 큰 기대를 걸었고, 공한증을 타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계적인 명장 리피 감독 역시 "내일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결과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월드컵 출전의 희망을 이어가려면 이 경기를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모든 선수들이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 손흥민 없는 공격진, 대안은?

한국의 입장에서는 뼈아픈 결장이다. 바로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이 경고 누적 징계로 이번 중국전에 출전하지 못한다.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손흥민이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는 것을 감안하면 공격진에서 큰 구멍이 생긴 셈이다. 실제로 슈틸리케 감독도 이번 명단을 구성할 때 손흥민의 대안을 찾는데 상당히 중점을 뒀다.

명단을 발표하면서 슈틸리케 감독은 "이재성의 부상과 손흥민의 중국전 결장으로 인해 측면 공격수가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허용준을 발탁했고, 남태희도 하나의 옵션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지동원과 구자철도 측면에서 뛸 수 있기 때문에 대안이 될 수 있다. 여러 가지 옵션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생각은 확고했다. 손흥민의 결장은 뼈아프지만 양 측면 풀백의 공격 가담과 다른 선수들로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여기에 지동원, 구자철, 김보경, 남태희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2선 조합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일단 현대 축구에서는 양 측면 풀백 공격 가담이 중요하다. 풀백들이 공격에 가담했을 때 측면 공격수들과 압박을 줘야 하고, 상대가 올라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흥민이 경고를 받아 결장하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11명 이외 또 다른 선수들이 필요하다. 비록 결장하지만 손흥민은 우리와 계속 함께하고 있다. 내일 경기가 끝난 뒤 우리와 웃으면서 함께 갈 것이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 홍정호-장현수 출격, 중국화 논란 없앤다!

중국화 논란을 없애야 한다. 중국화라는 말은 지난 카타르전에서 나왔다. 최근 들어 한국 대표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대거 중국 무대에 진출했는데 홍정호, 김기희, 장현수, 정우영 등이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하자 이런 좋지 못한 단어가 나왔다. 분명 선수들에게는 기분 나쁜 말이다.

이번에야 말로 이 불명예스러운 말을 없애야 한다. 특히 이번 중국전에서 중국 무대에서 활약하는 홍정호, 장현수 등 수비수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고,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먼저 홍정호는 "중국이 새로운 감독이 온 뒤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 같다. 내일 경기는 승점 3점이 꼭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다. 좋은 경기를 해서 꼭 승점 3점을 가져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홍정호는 카타르전의 아쉬움을 회상하며 "카타르전을 통해 어떻게 해야 발전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잘 준비했다. 성장하고 배우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현재 팀에서 경기에 출전하고 있고, 좋은 경기력을 유지했기 때문에 저번 경기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지난번의 실수를 만회하겠다고 다짐했다.

장현수 역시 중국화 논란에 대해 지켜봐달라는 당부를 전했다. 그는 "카타르전 이후 `중국화` 논란이 일었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언론에서 주목한 것 같다"면서 "팀을 위해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한다면, 중국화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으니, 그 부분을 집중해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 건재한 기성용, 파트너는 누가?

손흥민의 결장은 아쉽지만 `캡틴` 기성용의 부상 복귀는 반가운 소식이다. 최근 소속팀에서 부상을 당해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기성용이 부상에서 회복해 중국 원정을 앞두고 복귀전을 치렀고, 이번 중국전에서도 출격한다.

컨디션 저하에 대한 우려는 없었다. 경기를 앞둔 기성용은 "재활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지난 주말 선발 출전도 가능했다. 선발을 예상하지 못했는데, 갑자기 기회가 찾아왔다.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에 경기에 출전하고 오게 돼서 마음이 편하다. 컨디션은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며 출격을 예고했다.

기성용이 출격이 가능해짐에 따라 기성용의 파트너는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높다. 그동안 슈틸리케 감독은 줄곧 4-2-3-1 포메이션을 사용했는데 기성용이 중앙 미드필더 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고, 남은 한 자리를 놓고 한국영, 정우영, 고명진 등이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는 중국을 잘 아는 정우영이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변화를 가져갈 수도 있다. 기성용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놓고, 김보경과 구자철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해 공격적으로 나갈 가능성도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상대적으로 약한 팀과 경기를 했을 때 4-1-4-1 포메이션도 사용했었고, 좋은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에 중국전을 맞아 공격적인 변화도 가능하다.

# 이정협-김신욱-황희찬, 슈틸리케의 플랜A는?

세 명의 공격수가 이름을 올렸다. 그 주인공은 이정협, 김신욱, 황희찬이다. 세 선수 모두 색깔이 다르다. 이정협은 골문 앞에서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득점을 만들고, 김신욱은 신체적 장점을 이용해 전방에서 활기를 불어넣는 선수다. 황희찬은 빠른 돌파와 강력한 슈팅으로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대담한 플레이가 특징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중국, 시리아전에 다양성을 강조했다.

어떤 선수가 선발로 나설지 쉽게 예측할 수 없다. 일단 슈틸리케 감독은 "예전에 말씀드렸던 플랜A, 플랜B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공격진을 선발할 때 각각 다른 유형의 공격수들을 선발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발탁된 세 명의 공격수들도 각각 장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만약 이정협이 나선다면 2선과 연계 플레이를 통해 공격을 풀어갈 것이고, 김신욱이 출전한다면 공중전과 크로스를 통해 중국을 격파한다. 만약 황희찬이 최전방으로 올라간다면 스피드와 역습을 통해 공격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 돌아온 김진수, 풀백 잔혹사 끝내나?

풀백 잔혹사도 끝내야 한다. 지난 2015 아시안컵 준우승을 차지했을 때만하더라도 대표팀에는 차두리, 김진수, 박주호 등 좋은 풀백들이 많아 걱정이 없었다. 그러나 차두리의 국가대표 은퇴와 함께 김진수, 박주호 등 유럽에서 활약하는 풀백들이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대표팀도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대표팀에 복귀한 김진수의 활약이 중요하다. 컨디션도 최상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전북 현대의 유니폼을 입은 김진수가 초반 맹활약하고 있고, 리그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날카로운 킥력까지 선보였다. 이런 이유로 이번 경기에서도 출격이 예상되고 손흥민이 없는 상황에서 김진수의 공격 가담이 매우 중요해졌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김진수 선수 같은 경우에는 앞서 말씀드린 이청용, 박주호와 비슷한 처지였다. 장기간 명단에서 제외됐다. 어찌 보면 분데스리가에서 K리그로 복귀한 것이 일보 후퇴한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외에 진출했다는 것은 분명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 능력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줘야 한다. 과거 대표팀을 운영하면서 느꼈던 것이 왼쪽 풀백 자리는 왼발잡이가 적합하다는 것이다"며 김진수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 한국 대표팀 명단 및 등번호

사진=윤경식 기자,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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