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군것질'.. 달빛 아래 '봄의 맛'

박경일 기자 입력 2017. 3. 2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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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장의 주인공은 단연 먹거리다. 야시장 좌판에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퓨전 음식부터 지역 특산 식재료로 차려내는 음식과 다문화가정의 외국 음식까지 다양하게 오른다. 사진 왼쪽부터 전북 전주 남부시장 한옥마을 야시장, 부산 부평깡통야시장, 대구 교동도깨비야시장, 전남 목포 남진 야시장.

가볼만한 전국 夜시장 4곳

여행이 잦아지는 나들이 철이다. 꽃 흐드러진 봄날의 여행은 두말할 나위 없지만, 여행지에서 즐기는 봄밤의 야시장 정취도 못지않다. 최근 전국의 도시마다 야시장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마다 전통시장 살리기에 나서면서 야시장 개설이 줄을 잇고 있는 것. 야시장의 주인공이라면 단연 다양한 먹거리. 다양한 아이디어로 만든 퓨전 음식부터, 지역의 특산물을 활용한 전통 음식, 다문화 주부들이 내놓는 외국 음식까지 야시장의 메뉴는 다양하다. 한국관광공사가 봄꽃명소를 제치고 ‘4월의 가볼 만한 곳’으로 지역의 내로라하는 야시장을 뽑았다. 봄밤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전국의 야시장 4곳을 소개한다.

# 전주 한옥마을 야시장

전주 한옥마을 여행의 밤을 낭만으로 채워주는 곳이 바로 남부시장 한옥마을 야시장이다. 남부시장은 한옥마을의 중심도로인 태조로의 서쪽 끝 풍남문을 끼고 있다. 한옥마을의 중심 격인 경기전에서 도보로 10분 남짓의 거리. 매주 금·토요일 오후 7시 시장 통로에 오방색 조명이 켜지고 이동판매대 45개가 들어서면서 남부시장은 지정까지 화려한 야시장으로 변신한다.

남부시장 한옥마을 야시장의 중심은 다양한 먹거리. 45개 판매대 중 먹거리를 차려놓은 곳이 31곳. 야시장 먹거리는 대부분 젊은이들의 아이디어로 만들어낸 것들이다. 군복을 입은 상인들이 파는 ‘군대리아’의 버거와 나무젓가락에 낙지를 말아 양념을 바르고 토치로 구운 ‘낙지호롱’의 낙지꼬치, ‘총각네 스시’의 소고기 불초밥, ‘지글지글팟’의 야채 뚱땡과 철판 스테이크 등이 인기메뉴다. 베트남 쌀국수도, 알록달록한 라오스 만두도 있다. 음식값은 비싸다고 해도 5000원을 넘지 않는다.

야시장 중앙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통기타·색소폰 연주, 버스킹 등의 공연이 하루 두 번 열리고 매월 마지막 금요일에는 현장에서 참가자 접수를 하는 떠들썩한 노래자랑 대회도 개최된다.

# 부산 부평깡통야시장

지난 2013년 상설 야시장 1호로 개장해 승승장구하면서 전국에 야시장 열풍의 불을 지핀 주인공이다. 부평깡통시장은 국제시장, 자갈치시장과 함께 부산 3대 시장으로 꼽히는 곳으로 일찌감치 다양한 먹거리로 이름을 날렸다. 야시장은 매일 오후 7시 30분 이동판매대 30여 개가 시장 3번과 4번 출입구를 잇는 골목 110m 구간에 자리를 잡으면서 시작돼 자정까지 이어진다.

이동판매대에서 파는 건 대부분 먹거리다. 소고기를 구워 한입 크기로 잘라주는 서서스테이크, 빵 속에 따뜻한 수프가 담긴 파네 수프, 주문과 동시에 토치로 익히는 즉석 소고기 불초밥, 고소한 모차렐라를 얹은 가리비 치즈구이 등이 대표적인 메뉴다. 감자말이 새우튀김, 케밥, 해물볶음우동 등도 있다. 야시장뿐만 아니라 주변에는 늦게까지 영업하는 먹거리 판매점도 있다. 먹거리 매장에서는 삼겹살 한 줄을 통째로 넣은 삼겹살김밥, 곱창, 어묵, 물방울떡, 아이스크림튀김, 게튀김 등을 판다. 야시장에서 몇 걸음 벗어나면 부평동 족발골목과 양곱창골목도 있다. 야시장은 부산지하철 1호선 자갈치역에서 가깝다. 길 하나 건너면 국제시장이고, 골목을 따라 보수동책방골목과도 이어져서 함께 둘러보기 좋다.

# 대구 교동 야시장 VS 서문 야시장

대구에는 야시장이 두 곳이다. 규모는 서문시장 야시장이 더 크지만 먼저 문을 연 것은 교동 도깨비야시장이다. 지난해 5월 첫선을 보이인 교동 도깨비야시장은 25개 점포로 출발했지만 서문시장 야시장 개장과 함께 점포 일부가 옮아가면서 지금은 10여 개 점포만 남았다.

교동 야시장에서는 새우와 팽이버섯을 삼겹살에 돌돌 말아 구운 버섯새우말이, 토치를 이용한 직화구이 불막창, 무즙을 사용해 만든 무떡볶이 등이 인기 메뉴. 야시장이지만 점포 사이에 간이 테이블을 마련해 편하게 앉아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야시장은 벼룩시장(플리마켓)이 열리는 토요일에 맞춰간다면 더 좋겠다.

서문시장 야시장은 지난해 6월 개장 이후 첫날에만 20만 명이 다녀갔을 정도로 인기를 누렸으나 지난해 11월 서문시장 대규모 화재로 임시 휴장했다가 지난 3일 다시 문을 열었다. 시장이 파한 뒤 오후 6시 30분 문을 여는 서문시장 야시장에는 시장 안 350m의 주 통로에 음식을 내놓는 점포 56개와 각종 소품 등을 파는 14개 점포가 들어선다. 화재 이전에는 못 미치지만 주말이나 휴일에는 발 디딜 틈이 없다. 대구 3호선 서문시장역 3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야시장 입구다.

# 목포 남진 야시장

전남 목포역에서 2㎞ 남짓,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자유시장 한쪽에는 매주 금·토요일 저녁에 야시장이 열린다. 1970년대를 풍미한 가수 남진의 이름을 딴 ‘남진 야시장’이다. 목포가 고향인 가수 남진이 ‘전통시장 살리기에 동참해달라’는 목포시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름 사용을 허락하면서 2015년 12월에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야시장이 인기를 누리면서 남진 야시장의 이름은 본래 시장인 자유시장보다 오히려 더 유명해졌다.

야시장 좌우로 들어선 수산물과 건어물 상점 사이에는 목포의 먹거리를 파는 포장마차형 노점이 일렬로 자리 잡았다. 기존 시장의 좌판상들이 야시장의 취지에 공감해 흔쾌히 자리를 내줘 만든 공간이다. 먹거리 판매대에는 목포의 전통 음식인 홍어삼합과 홍어전, 나무젓가락에 돌돌 만 낙지호롱구이 등이 나와 있다. 다문화 가정 여성들이 만드는 외국 음식도 눈에 띈다.

먹거리 판매대 끝에는 아담한 라이브 무대와 DJ 부스가 차려졌다. 이곳에서 손님들은 야시장에서 구입한 음식을 먹으며 공연까지 즐길 수 있다. 가끔 손님들이 참여하는 노래자랑이 벌어지기도 한다.

박경일 기자 par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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