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 출전에 金' 피겨 최다빈, 은반 위의 라라랜드(인터뷰)

뉴스엔 2017. 3. 7.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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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빈
최다빈
최다빈
‘라라랜드’로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펼치고 있는 최다빈(자료사진)

[뉴스엔 글 주미희 기자/사진 이재하 기자]

대타 출전에 금메달을 따내다니, 이런 꿈같은, 비현실적인 일이 최다빈에게 일어났다. 최다빈은 지난 2월 영화 '라라랜드'(La La Land)로 쇼트프로그램을 바꿨는데 이후 쇼트프로그램 제목처럼 꿈의 나라를 걷고 있다. 라라랜드는 꿈의 나라, 비현실적인 세계라는 뜻을 담고 있다. 4대륙 선수권 5위부터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따내며 한국의 피겨 요정으로 떠오른 최다빈을 만났다.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최다빈(17 수리고)은 3월6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가진 뉴스엔과 인터뷰서 '2017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을 돌아보고 다가오는 '세계 선수권 대회' 각오도 들려줬다.

2월25일, 한국 피겨의 역사적인 일이 일어났다. 17세 여고생 최다빈이 '2017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쇼트프로그램 61.30점, 프리스케이팅 126.24점, 총점 187.54점을 받아 한국 피겨 사상 최초로 동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냈기 때문이다. '피겨 여왕' 김연아(27)는 부상, 휴식기 등으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적이 없었고, 이전에 한국 피겨 역사상 가장 높은 성적은 여자 싱글 곽민정과 아이스댄스 양태화-이천군의 동메달이었다.

김연아의 '2010 밴쿠버 동계 올림픽' 이후 한국 피겨 역사상 처음으로 종합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낸 최다빈은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냈다.

최다빈의 이름은 각종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점령했고 최다빈의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경기 후 약 이틀간 일본에 머물렀던 최다빈은 "친구들이 제가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고 얘기를 해줬고 축하한다고 많이 해줘서 고마웠어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최다빈을 향한 대우도 달라졌다. '동계 스포츠의 꽃'이라 불리는 여자 피겨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최다빈은 동계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의 중심이 됐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뤄진 귀국 환영행사에서도, 동계 유니버시아드, 동계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 환영 오찬에서도 최다빈은 센터를 도맡았다. 각종 인터뷰 요청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귀국 당시 "이런 자리에 있는 것이 어색하다"고 했던 최다빈도 이제야 실감이 나는 중이다. 최다빈은 "이승훈 선수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하고, 훌륭한 선수들과 같이 자리에 참석하게 돼서 영광이었어요"라고 말했다. 아쉽게 이승훈과 많은 이야기는 나누지 못 했다며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대회가 남았기 때문에(세계선수권) 집중해 경기를 해야 돼서 빨리 잊어야 할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최다빈은 "갑자기 우승을 하게 돼서 많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부담스러운 점도 있긴 한데 피겨스케이팅을 많이 알아주시니까 감사해요"라고 말했다.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알아보느냐는 질문엔 "아직 그 정도는 아니에요"라며 수줍게 웃음을 터뜨렸다.

올 시즌 초 마음고생을 겪었던 최다빈은 시즌이 끝나갈 때가 돼 만개했다. 시즌 초반엔 골반 부상과 임파선이 붓는 등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두 번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각각 7위, 9위를 기록한 최다빈은 아시안게임 출전권이 걸린 '회장배 랭킹대회'에서 트리플 러츠에 롱에지 판정을 받으며 순위가 밀리는 등 순탄치 않은 시즌 초반을 보냈다.

"경기 때 긴장도 많이 하고 시즌 초엔 경기에서 계속 실수가 나와서 속상하기도 했어요"라는 최다빈은 "랭킹전에서 등수보다는 롱에지가 있는 부분이 속상했어요. 힘들게 에지 교정을 한 후엔 롱에지 판정을 받은 적이 없었거든요"라고 설명했다.

이후 최다빈은 연습에 매진했다. 아시안게임 출전권이 없었던 최다빈은 발목 부상으로 기권한 박소연(20 단국대)의 대체 선수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했고, 일생일대의 기회를 금메달로 승화시켰다. 2월16일부터 강릉에서 열린 ISU '4대륙 선수권 대회'에서 총점 182.41점(최종 5위)으로 ISU 공인 개인 최고점을 세운 최다빈은 기세를 이어 아시안게임에서 최초의 역사를 썼다.

최다빈은 "4대륙 선수권이 끝난 직후여서 컨디션이 그렇게 떨어진 상태는 아니었어요. 급하게 결정이 되긴 했지만 큰 부상이 없어서 출전을 하게 됐습니다. (2주 연속 대회 출전이라서) 체력적으로 걱정이 되긴 했는데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겠다 생각을 했고, 4대륙은 한국에서 열렸고 아시안게임은 일본에서 열려서 비행시간이 적었기 때문에 많이 부담이 되진 않았어요"라고 설명했다.

최다빈은 이은희 코치의 권유로 4대륙 선수권 2주 전에 쇼트프로그램을 '스티븐 유니버스+라라랜드'로 바꿨다. 특히 스티븐 유니버스를 쓴 부분이 해외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다빈은 "음악이 좋아서 쓰긴 했는데 그 노래가 스티븐 유니버스인지 모르고 하게 됐어요. 알았을 때 만화 음악이라서 좀 신기했고 반응도 예상 이상으로 좋아서 만족했어요"라며 미소 지었다.

최다빈의 쇼트프로그램 의상도 화제였다. 영화 '라라랜드'의 여주인공 엠마 스톤이 자신의 사랑을 깨닫고 라이언 고슬링을 찾아가는 장면에서, 엠마 스톤이 입고 있던 민트색 드레스를 그대로 재현했다.

최다빈은 "쇼트 뒷부분이 라라랜드여서 코치 선생님과 상의해 배우가 입고 나온 옷들 중에 골랐어요"라고 말했다. 약간 반전인 부분은 정작 프로그램을 소화한 최다빈이 아직 라라랜드를 보지 못 했다는 사실. 새 프로그램에 매진하느라 영화를 미처 보지 못 한 최다빈이지만 라라랜드로 쇼트프로그램을 바꾼 뒤 승승장구하고 있다.

최다빈은 아시안게임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에 올랐지만 당시 금메달을 장담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었다. 2위 혼고 리카와 불과 0.32점 차이였기 때문이다. 혼고 리카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점프 실수를 연발하며 메달권 밖으로 밀려났다. 회전 부족 한 번을 받은 것 말고는 실수 없는 연기를 펼친 최다빈이 금메달을 차지했다.

최다빈은 "쇼트 1등을 해서 놀라긴 했는데 점수 차이가 얼마 안 나서 프리에선 그냥 마음 편하게 했던 것 같아요. 사실 혼고 선수가 프리 경기를 잘 한 줄 알았어요. 혼고 선수의 프리 초반은 못 보고 중간쯤에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더블 토루프를 성공하는 걸 봤거든요. 환호 소리도 좋아서 잘 했다고 생각했어요"라고 설명했다.

빙판 위에선 '라라랜드'의 엠마 스톤처럼 자신의 꿈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는 최다빈이지만, 빙판 밖에선 영락없이 수줍음을 많이 타는 17세 소녀였다.

최다빈은 "주변 신경을 많이 안 쓰려고 하고 많이 안 쓰는 것 같기도 해요. 어렸을 땐 지금보다 더 내성적이었는데 커가면서 조금 밝아진 것 같아요"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든든한 선배 김연아의 존재도 최다빈에겐 큰 자산이다. 김연아는 태릉을 방문해 후배 선수들의 안무를 봐주는데 최다빈 역시 이 효과를 봤다.

최다빈은 "제가 몸을 어떻게 쓰는지 잘 모르고 하는 방법도 몰랐는데 (연아) 언니가 섬세하게 잘 알려주셔서 몸을 어떻게 쓰는지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아요. 동작을 직접 보여주세요. 정리된 느낌을 많이 받고요. 어디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많이 배우고 있어요"라고 밝혔다.

ISU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로 활동했던 이은희 코치와는 표현력과 트랜지션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은희 코치가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인 만큼 채점 체제에 대해 명확하게 알고 있고 이것이 최다빈에게도 잘 적용되고 있다.

최다빈은 "표현력 뿐만 아니라 동작 사이사이를 많이 채워가고 있어요. 점프 전후에도 트랜지션을 연습하고 있어요. 스핀, 스텝도 하나하나 잘 알려주세요. 저는 누가 알려주기 전엔 잘 터득을 못 하는 편인 것 같아요. 코치 선생님께 많이 배워가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김연아에게 받은 문자 내용을 공개해줄 수 있느냐는 요청엔 "4대륙하고 연달아 대회가 있어서 힘들었을 텐데 너무 수고했고 축하한다고 해주셨어요. 항상 경기 끝나면 수고했다고 문자해 주세요"라며 빙긋 웃었다.

이제 최다빈에겐 가장 중요한 세계 선수권이 남았다. 오는 3월 말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세계 선수권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어 더 부담이다.

최다빈은 "제 경기를 다 하고 오면 될 것 같아요. 올림픽 티켓 한 장을 따는 것이 목표예요. 다른 나라 선수들도 세계 선수권을 중점에 두고 많이 끌어올리고 또 작년보다 많이 성장했을 것 같아요. 저도 많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다 보여주고 오면 좋겠어요. 작년엔 세계 선수권에 처음 나가서 긴장을 많이 했는데 올해는 조금 더 차분하게 경기하고 싶어요"라고 각오를 다졌다.

세계 선수권을 앞둔 최다빈은 현재도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스케이트 훈련을 하고 낮엔 발레 수업을 듣고 마사지를 받는다. 오후 6시부터 두 시간 동안 또 스케이팅 훈련을 한다. 국가대표 지원의 발레 수업, 마사지 외에 최다빈 개인 트레이닝도 병행하고 있다.

이날도 인터뷰 후 바로 부상 방지를 위해 마사지를 받으러 간다는 최다빈의 눈은 이미 세계 선수권을 향해 있다.(사진=최다빈)

뉴스엔 주미희 jmh0208@ / 이재하 rush@

사진=ⓒ GettyImages/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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