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는 쭉 뻗고 값은 싼 이코노미?

백수진 2017. 2. 2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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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도 뛰어든 '프리미엄 이코노미' 경쟁
풀코스 기내식에 다리 더 뻗을 수 있어
가장 저렴한 건 에어캐나다, 가장 넓은 건 루프트한자

대한항공이 이코노미석과 비즈니스석 중간 단계인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2월 27일 밝혔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이날 인천국제공항 격납고의 보잉 787-9 기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보잉 787-9는 좌석 수가 많지 않아 중간 좌석을 넣지 못했지만 앞으로 도입하는 항공기에는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아시아나는 2017년 5월부터 국내 항공사로선 처음으로 프리미엄 이코노미에 해당하는 ‘이코노미 스마티움석’을 도입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의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130도까지 넘어가는 등받이 등 이코노미석에 비해 50% 가량 넓어진 공간이 장점이다. [사진 루프트한자]
국내 항공사는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이제 막 도입하는 단계지만 외국 항공사들은 이미 10여 년 전 도입해 일반화했다. 이코노미석은 좌석이 좁아 불편하고 비즈니스석은 가격 부담이 커 꺼렸던 여행객들 사이에서 대안으로 떠오르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한국 직항 노선으로는 2010년 에어프랑스가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7년 현재 에어프랑스를 비롯해 독일 루프트한자, 영국항공(브리티시에어), 에어캐나다, 싱가포르항공, 미국 델타항공 등이 한국 노선에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제공하고 있다.

외국 항공사들이 ‘합리적인 가격의 비즈니스석’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공격적 마케팅을 벌이는 동안에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도입에 소극적이었다. 줄어드는 좌석 수와 높아지는 가격 사이에서 수익성을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측은 “대한항공은 거의 모든 항공기에 퍼스트클래스가 따로 있기 때문에 공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며 “기존 좌석의 품질을 더 높이는 ‘하이엔드 마케팅’에 주력하는 게 그동안 회사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는 2015년 들어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도입 논의를 본격화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2017년부터 A380을 제외한 모든 항공기에서 퍼스트클래스를 없애기로 결정했고, 2017년 5월 비행을 시작하는 중대형 기종 A350 항공기에 ‘이코노미 스마티움’이라는 이름으로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적용하기로 했다. 가격은 기존 이코노미석의 1.3~1.5배 정도로 책정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시설 및 서비스 내용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영국항공의 프리미엄 이코노미에 해당하는 '월드 트레블러 플러스석'. 영국항공은 2001년 전세계 상용기 사상 최초로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도입했다. [사진 영국항공]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저가항공사(LCC)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어진 대형 항공사들이 내놓은 차별화 카드라고 볼 수 있다. 항공사에 따라 부르는 명칭이나 서비스에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이코노미석에 비해 40~50% 넓어진 좌석을 30~50% 비싼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조금 더 편안한 비행 시간을 원하는 승객들이 기꺼이 지불할 수 있는 범위에 해당한다는 평이다. 일반적으로 비즈니스석의 가격은 이코노미석의 2.5~3배 정도다.

해외 출장이 잦은 직장인 서현덕(30)씨는 2년 전인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인천으로 오는 에어프랑스 항공기에서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처음 이용했다. 서씨는 “좌석 업그레이드를 받은 거라 내리는 순간까지 비즈니스를 탄 줄 알았다”며 “이코노미석에 비해 좌석도 넓고 식전주로 샴페인을 플라스틱 잔이 아닌 유리 잔에 따라 주는 등 서비스가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서씨는 그 이후로 거의 모든 장거리 비행에서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선택하고 있다. 그는 “미주 구간의 경우 30만원 정도만 추가하면 프리미엄을 탈 수 있는데 비용에 큰 차이가 없지만 훨씬 더 편안해 늘 이 클라스를 선택하게 된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의 좌석 간격은 이코노미석에 비해 평균적으로 약 7인치(17.5㎝) 정도 길다. 루프트한자·에어캐나다·영국항공 등이 모두 38인치(95㎝)의 좌석 간격을 보장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다리를 편안하게 뻗을 수 있다. 스크린 사이즈도 11~12인치로 커진다. 이코노미석에는 보통 9인치 스크린이 설치된다. 모든 항공사가 이코노미석에는 없는 어매니티킷을 제공한다. 루프트한자는 프리미엄 이코노미 별도의 기내식 메뉴를 제공하고, 영국항공과 에어프랑스는 비즈니스석과 동일한 풀코스 메뉴를 내놓는다. 싱가포르항공은 이코노미석에 비해 다양한 음료를 제공하고 메인 메뉴를 3가지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루프트한자, 에어캐나다, 영국항공은 플라스틱 그릇이 아닌 자기 그릇을 사용한다.

달라진 서비스는 기내에만 있는 게 아니다. 수하물 기준도 대부분 이코노미에 비해 2배(23kg 기준)고 우대 서비스가 적용된다. 루프트한자는 프리미엄 이코노미 승객이 소정의 요금을 내면 비즈니스 라운지와 각 공항 웰컴라운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공항 우선 수속, 우선 탑승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에어프랑스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각도 조절이 자유로운 코쿤식 좌석에 개인 독서등과 헤드폰 등을 제공한다. [사진 에어프랑스]
이코노미석 대비 가장 비싼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2배 가격을 받는 영국항공의 ‘월드 트레블러 플러스석’이다. 반대로 가장 저렴한 항공사는 이코노미석에 비해 20% 높은 가격을 받는 에어캐나다다. 가장 큰 스크린을 탑재한 항공사는 싱가포르항공으로 13.3인치의 풀HD스크린과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제공한다. 루프트한자는 등받이 각도가 130도까지 젖혀져 50% 넓어진 공간을 제공한다. 루프트한자의 좌석은 2014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수상작이기도 하다. 에어프랑스는 고정된 쉘이 좌석을 감싸는 ‘코쿤식 좌석’을 설치했다. 앞뒤 승객에게 영향을 주지 않고 자유롭게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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