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인단 '우왕좌왕'.. 소추위원단 '차분한 74분'

장혜진 2017. 2. 27.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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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의 이목이 쏠렸던 27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에서 대통령 측은 예상대로 '인해전술'을 펼쳤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으로 참석한 19명 중 이동흡(66) 전 헌법재판관을 시작으로 모두 15명이 최후변론에 나섰다.

대통령 대리인단 대표를 맡고 있는 이중환(57) 변호사는 표정 변화 없이 소추위원단 측의 말을 듣고 있다가 박 대통령의 안일한 대응 자세가 도마에 오르자 머리가 아픈 듯 손으로 관자놀이를 누르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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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측, 필리버스터식 변론.. 국회측, 탄핵사유 읽다 '울컥'

온 국민의 이목이 쏠렸던 27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에서 대통령 측은 예상대로 ‘인해전술’을 펼쳤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으로 참석한 19명 중 이동흡(66) 전 헌법재판관을 시작으로 모두 15명이 최후변론에 나섰다. 이들은 한결같이 탄핵의 부당성과 탄핵소추 절차의 위법성을 주장하며 탄핵 기각이나 각하를 요구했다. 이정미(55)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수시로 “중복되는 부분은 생략하고 요약을 해서 변론해달라”고 요청하는데도 5시간 넘게 변론을 이어가 국회에서의 ‘필리버스터’(의사진행 방해발언)를 연상케 했다.

박근혜대통령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기일인 27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탄핵심판이 속개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특히 일부 대리인단은 탄핵과 북한 연계설을 거론하고 과격한 언사를 남발하는 등 개인적 감정이 실린 변론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먼저 서석구(74) 변호사가 “북한의 노동신문이 남조선 언론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극찬하고 있다”면서 “이 사건은 이적단체인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와 민주노총이 선동하는 대단히 불순한 사건”이라며 느닷없이 북한 연관설을 제기해 진지한 표정으로 최종변론을 지켜보던 방청객들을 당황스럽게 했다. 그는 “대한민국을 전복하려고 내란 선동하는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석방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와 이 촛불집회를 민심이라고 두둔하는 국회 탄핵은 사실상 대한민국에 대한 선전포고이고 반란”이라고 주장했다.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사건 최종변론기일에서 대통령측 변호대리인 서석구 변호사가 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변론기일에서 ‘막말’ 논란을 일으킨 김평우(72) 변호사도 가세했다. 그는 “(국회가 쓴) 탄핵소추장에서 ‘소위 비선실세’라고 하는데, 뜻을 아느냐, 비선실세 개념을 정의해야 할 것 아니냐”며 “사람을 때려잡으려면 정확한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뜻도 모르는 단어로 대통령을 잡겠다고 한다”고 퍼부었다. 즉각 이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대통령을 잡겠다는 말은 지나치지 않으냐. 용어 선택에 신중해 달라”고 제지했지만 소용없었다. 김 변호사는 “다음에 세월호 같은 사고가 안 날 것 같냐”는 악담까지 했다. 반면 국회 측은 1시간15분 동안 차분하게 변론을 진행했다.

탄핵소추위원장인 권성동(57)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 이어 황정근·이용구·이명웅 변호사가 차례로 17개에 이르는 탄핵소추 사유를 파트별로 나눠 조목조목 설명했다. 권 위원장은 “대통령이 헌법을 준수하고 대통령 직책을 성실하게 수행해야 하는 의무를 저버려 이 탄핵심판 사건까지 오게 됐다”고 강조했다. 미리 준비해 온 최종변론서를 막힘없이 읽어내려 가던 그는 대한민국 정부수립 과정을 설명하던 중 감정이 북받쳤는지 울컥하며 잠시 말을 멈췄다.

27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에 앞서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인 권성동(오른쪽) 법사위원장이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소추위원단 측은 헌재와 국회 측을 원색적으로 공격한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무례한 태도와 책임 회피로 일관하고 있는 박 대통령 자세를 지적하기도 했다. 황 변호사는 “아직도 잘못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듯한 대통령의 태도는 일국의 대통령답지 않다”고 쏘아붙였다.
수북이 쌓인 준비서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이 열린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국회 측 대리인이 최종의견서와 구두변론요지서 등 준비서면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통령 대리인단 대표를 맡고 있는 이중환(57) 변호사는 표정 변화 없이 소추위원단 측의 말을 듣고 있다가 박 대통령의 안일한 대응 자세가 도마에 오르자 머리가 아픈 듯 손으로 관자놀이를 누르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권 위원장은 변론 종료 후 브리핑에서 “오늘 피청구인 측에서 인해전술 비슷하게 했는데 재판부나 국민을 설득하는 데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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