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 포르투 넘어선 유벤투스, 차이는 '경험'

이종현 인턴기자 2017. 2. 2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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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벤투스 홈페이지

[STN스포츠=이종현 인턴기자] 이탈리아 세리에A의 명가 유벤투스가 명가의 위용을 선보였다.

유벤투스는 23일 오전 4시 45분(한국시간) 포르투갈 포르투에 위치한 에스타디우 두 드라가오에서 열린 포르투와의 '2016/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 후반 교체로 나선 마르코 피아카와 다니 알베스의 골을 묶어 2-0 승리를 거뒀다.

◇팽팽했던 전반, 텔리스의 퇴장으로 기운 전반

양 팀의 최근 기세는 좋았다. 포르투와 유벤투스 모두 7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고 있었다. 특히 양 팀 모두 최근 5경기서 5연승을 거둘 만큼 상승세였다. 올 시즌 양 팀의 상승세를 뒷받침하는 요소는 수비다. 누누 산투 감독의 포르투는 올 시즌 리그 22경기서 11실점밖에 내주지 않았고 UCL 조별리그 6경기에서 3실점에 그쳤다. 14실점은 유럽클럽대항전에 참가하는 구단 중 가장 적은 실점 수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의 유벤투스 역시 리그 25경기서 17실점밖에 내주지 않는 짠물 수비를 바탕으로 굳건히 1위를 달리고 있다. 오히려 UCL 조별리그에선 2골을 헌납해 포르투보다 적은 실점률을 보였다. 전반전 양 팀이 팽팽한 흐름을 펼칠 만한 이유는 자명했다.

차이는 경험에서 비롯됐다. 홈에서 강한 전진압박 이후 역습을 주요 전술로 삼았던 포르투는 이전과 달리 수비 상황에서 4-4-2 전형을 갖추고 내려섰다. 하프라인 부근까지 공간을 내주자 전반 10분을 기점으로 유벤투스의 점유율이 높아졌다. 브라질의 어린 풀백 알렉스 텔리스가 1분 사이 두 장의 옐로카드를 받고 퇴장을 당하면서 유벤투스 쪽으로 흐름이 급격히 기울었다. 

산투 감독은 곧바로 공격수 안드레 실바를 대신해 풀백 미겔 라윤을 투입해 수비를 대체했지만 이 결과는 포르투의 전방 압박의 밀도를 낮추는 부작용으로 돌아왔다. 점유율 차이는 7대 3으로 벌어졌고 자신들의 강점이었던 4-1-3-2 포메이션을 대신해 4-4-1의 낯선 포메이션으로 남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른 시작 수적우세의 상황에 놓였지만 유벤투스는 유럽클럽대항전 경험이 많은 명가답게 침착했다. 16강 경기는 90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180분 이상의 경기라는 사실을 알았고 무리하지 않았다. 점유율을 높이며 공격 기회를 엿봤다.

◇포르투의 응집력, 승부 가른 교체카드

후반 역시 전반과 비슷한 양상으로 이어졌다. 유벤투스가 시종일관 흐름을 주도했다. 포르투는 전반보다 더 내려섰지만 간간이 허를 찌르는 공격으로 득점 기회를 노리는 게 전부였다.

후반 5분 양 팀의 패스 숫자는 5배가량 차이가 났다. 유벤투스는 파울로 디발라와 사미 케디라, 곤살로 이과인이 원터치 패스를 통해 포르투 수비에 균열을 내려 했지만 포르투의 미드필더와 수비진의 좌우, 앞뒤 간격 유지가 좋았다. 오히려 후반 15분 포르투가 먼저 루벤 네베스를 대신해 동적인 헤수스 코로나를 투입해 미드필더 수비를 정비했다.

디발라의 번뜩이는 움직임이 나오지 않고 후안 콰드라도가 컨디션 난조를 보이면서 결정적 기회를 만들지 못하자 알레그리니 유벤투스 감독은 후반 21분 콰드라도를 대신해 피아카를 투입했다. 피아카는 투입 6분 만에 교체로 들어온 라윤의 실수를 틈타 선제골을 넣었고, 선제골 직후 들어온 다니 알베스 역시 후반 그라운드를 밟은 디오고 조타의 맨마킹을 이겨내 쐐기골을 기록했다. 양 팀의 교체카드가 희비를 갈랐다.

유벤투스가 기록한 두 골 모두 오른쪽 측면에서 나왔다. 텔리스가 퇴장으로 빠진 자리다.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후반 42분 이과인과 피아카에 이어 케디라가 마무리 지은 결정적인 장면 역시 오른쪽 측면에서 나왔다. 텔리스를 대신한 라윤은 올 시즌 공식경기에서 18회 출전했는데 왼쪽 수비로 나선 건 두 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익숙지 않다. 시즌 내내 왼쪽 붙박이로 나왔던 텔리스의 공백이 드러났다. 누누 감독의 전략적 선택과 교체카드의 실패가 2-0이라는 스코어를 만들었다.

유벤투스는 팀을 암흑기에서 구해낸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대신해 알레그리니 감독을 선택했고 한 단계 더 도약했다. 2014/15시즌엔 UCL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반면 2003/04 UCL 우승 이후 내리막을 걸었던 포르투와는 보이지 않는 경험의 차이가 있었다. 

양 팀의 2차전 경기는 유벤투스 홈에서 열린다. 포르투 원정에서 승리한 유벤투스는 리그 2위 AS로마를 승점 7점 차로 따돌리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반면 포르투는 리그 선두 벤피카와 승점 1점 차이로 선두권 경쟁을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현실적인 상황상 유벤투스의 8강 진출이 유리해 보이는 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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