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M] '저승이'의 영화 출연을 간절히 바랍니다

김나현 2017. 2. 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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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현 기자의 블링블링
지난 두 달간 TV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tvN, 이하 ‘도깨비’) 덕분에 행복했다. 보고 또 본 드라마를 설 연휴에 복습할 정도로. 김은숙 작가의 팬으로서 그가 만든 아름다운 로맨스 월드가 건재함을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
[사진=tvN]
사실 더 좋았던 건, 스타 배우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게 돼서다. 이동욱(사진) 얘기다. 전통 설화에서 따온 저승사자 캐릭터를 슬픔을 간직한 멋진 남성으로 만든 건 그의 공이 컸다. 하얗다 못해 투명한 피부와 붉은 입술은 ‘저승이’의 트레이드마크인 블랙 룩에 딱 맞았다. 돌이켜 보면 그는 1999년 열여덟 살에 TV 단막극 ‘베스트극장’(1991~2007, MBC)으로 데뷔했을 때부터 키 크고 잘생긴 배우였다. 20대 내내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안방극장을 누비고, 특히 TV 드라마 ‘마이걸’(2005~2006, SBS)로 해외 한류 팬의 사랑을 받았으며, TV 예능 프로그램에도 심심치 않게 출연했다. 그 존재가 너무 익숙해서 연기력을 의심하지도, 깊게 눈여겨보지도 않았던 배우랄까.

‘도깨비’를 보며 배우 이동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처연한 표정 하나로 이렇게 마음을 울리던 배우였던가. 극 중 저승사자에게는 도깨비(공유)만큼, 아니 그보다 더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 그는 전생에 충신과 사랑하는 왕비를 제 손으로 죽인 비겁하고 나약한 왕이었다. 이동욱은 생애 소중한 것을 모두 잃은 왕의 공허하고 애처로운 마음을 짧은 장면에 폭발적으로 담아냈다. 가혹한 운명 때문에 ‘만남은 짧고 기다림은 길어’ 안쓰럽던 저승사자의 사랑. 그만큼 이동욱은 ‘도깨비’에서 많이 울었고, 시청자를 많이 울렸다.

이러한 성취는 김은숙 작가의 차진 대사 덕분만은 아닌 것 같다. 그간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쌓으며 성장한 이동욱의 연기 내공이 이제 빛을 발한 게 아닐까. 비록 출연한 몇몇 드라마가 흥행하지 못했지만, 그는 꾸준히 자기 자리를 지키며 활동해 왔다. 지금까지 영화보다는 TV 드라마에 주로 출연했던 이동욱을 스크린에서 몹시 보고 싶어졌다. 30대 중반에 비로소 ‘포텐’이 터진 저승사자의 마법은 영화에서도 분명히 통할 것 같으니까. 어쩌면 한국영화계는 또 한 명의 익숙하고도 새로운 얼굴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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