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M] '저승이'의 영화 출연을 간절히 바랍니다
‘도깨비’를 보며 배우 이동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처연한 표정 하나로 이렇게 마음을 울리던 배우였던가. 극 중 저승사자에게는 도깨비(공유)만큼, 아니 그보다 더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 그는 전생에 충신과 사랑하는 왕비를 제 손으로 죽인 비겁하고 나약한 왕이었다. 이동욱은 생애 소중한 것을 모두 잃은 왕의 공허하고 애처로운 마음을 짧은 장면에 폭발적으로 담아냈다. 가혹한 운명 때문에 ‘만남은 짧고 기다림은 길어’ 안쓰럽던 저승사자의 사랑. 그만큼 이동욱은 ‘도깨비’에서 많이 울었고, 시청자를 많이 울렸다.
이러한 성취는 김은숙 작가의 차진 대사 덕분만은 아닌 것 같다. 그간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쌓으며 성장한 이동욱의 연기 내공이 이제 빛을 발한 게 아닐까. 비록 출연한 몇몇 드라마가 흥행하지 못했지만, 그는 꾸준히 자기 자리를 지키며 활동해 왔다. 지금까지 영화보다는 TV 드라마에 주로 출연했던 이동욱을 스크린에서 몹시 보고 싶어졌다. 30대 중반에 비로소 ‘포텐’이 터진 저승사자의 마법은 영화에서도 분명히 통할 것 같으니까. 어쩌면 한국영화계는 또 한 명의 익숙하고도 새로운 얼굴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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