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클라쎄 카니발 L9, 최고급 미니밴의 '신세계'

하제헌 기자 2017. 2. 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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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클래스' 같은 내부공간에 첨단 편의시설 갖춰

[포츈코리아]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케이씨모터스는 기아자동차의 특장(特裝) 협력업체다. 이 회사가 기아차 ‘카니발 하이리무진’을 최고급 리무진으로 개조한 ‘노블클라쎄 카니발 L9’을 타봤다. 노블클라쎄 카니발 L9은 9인승으로 차량 형식 승인을 받아 버스 전용차로를 달릴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투톤 컬러 차체와 폭포수형 라디에이터 그릴이 돋보이는 노블클라쎄 L9.
기아자동차가 판매하는 ‘카니발 하이리무진(천장을 높이고 실내를 안락하게 꾸민 모델)’은 기아차의 특장 협력업체인 케이씨모터스가 만든다. 케이씨모터스는 카니발 하이리무진을 생산하며 차곡차곡 기술을 쌓았다. 케이씨모터스는 이렇게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5년 자체 브랜드 ‘노블클라쎄’를 론칭했다.

노블클라쎄는 컨버전(conversion) 브랜드를 지향한다. 컨버전은 기존 시판 차량을 개조하는 작업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현재 노블클라쎄는 카니발 하이리무진을 최고급 리무진으로 개조한 ‘노블클라쎄 카니발 L4’, ‘노블클라쎄 카니발 L9’과 현대자동차의 미니버스 솔라티를 개조한 ‘노블클라쎄 솔라티’를 생산해 자체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지난 1월 6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노블클라쎄 판교 전시장의 주차장에서 처음 만난 ‘노블클라쎄 카니발 L9’은 당당한 풍채를 자랑했다. 노블클라쎄 카니발 L9의 길이와 폭, 높이는 각각 5,115mm x 1,985mm x 2,040mm로 기아차가 시판 중인 카니발 하이리무진과 크기가 같다. 하지만 고급스러운 옷으로 갈아 입어 꽤나 근사한 분위기를 풍겼다.

당당하고 고급스러운 외관이 VIP용 리무진으로도 손색없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황동색과 검정색으로 투톤 처리한 차체였다. 수직으로 떨어지는 폭포수를 형상화한 라디에이터 그릴은 크롬으로 처리해 반짝이고 있었다. 앞 범퍼 에어스커트 립과 바디킷은 작은 차이로 큰 변화를 이끌어냈다. 에어스커트 립과 바디킷은 주행 중 차량에 부딪히는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는 기능을 가진 장치다. 동시에 차량의 지상고를 낮춰 고급스러운 모습도 연출한다. 별것 아닌 듯 보이는 것들이 노블클라쎄 카니발 L9을 카니발 하이리무진과 차별화시키고 있었다.

운전석 문을 열고 1열 공간을 살펴봤다. 기존 카니발과 동일한 운전석이었다. 하지만 구석구석 최고급 소재로 마무리하고 작은 것 하나하나 세심하게 다듬어져 있었다. 고급스러운 나파 천연가죽을 씌운 좌석과 두툼한 머리 받침대가 눈에 들어왔다. 등받이에 노블클라쎄 로고를 자수로 새긴 좌석은 퀼팅(겉감과 안감 사이에 솜이나 양모 또는 우레탄 폼 등을 넣고 박음질한 것)으로 만들어 좀 더 안락한 착좌감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당연히 통풍과 열선 기능도 들어가 있다. 천장이나 필러(차량 지붕을 떠받치는 기둥) 부분도 스웨이드 재질과 비슷한 알스톤 소재로 꼼꼼하게 마감해 고급스러움을 한껏 살렸다. 차량 내부를 구성하고 있는 패널의 이음새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잘 맞아떨어져 보였다.

미니밴이 가진 덕목은 탑승자 거주 공간의 넉넉함에 있다. 노블클라쎄 카니발 L9은 넉넉한 내부 공간을 활용해 고급스러운 리무진으로서의 정체성을 살려냈다. 운전석에서 내려 2열 공간으로 들어가기 위해 슬라이딩 도어를 두 번 노크하자 문이 스르르 열렸다(신형 카니발에서 옵션으로 제공하는 기능을 기본으로 채택했다). 눈 앞에 고급 요트에서 볼 수 있는 원목 바닥이 드러났다. 도어스카프(발 받침대)에 새겨진 노블클라쎄 글자에는 불빛이 들어오며 탑승자를 반겼다.

노블클라쎄 L9의 뒷모습.
2열 좌석은 노블클라쎄 카니발 L9의 하이라이트였다. 탑승자의 옆구리 부분을 받치는 볼스터(Bolster)가 두툼하고 머리 받침대엔 목베개도 달려 있다. 다리를 쭉 펼 수 있게 다리 받침대도 갖추고 있어 항공기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과 다를 바 없었다. 좌석 위치 조정은 물론, 차량 내부 기능을 앉은 자리에서 손가락 하나만으로 조작할 수 있다. 좌석 팔걸이에 작은 액정으로 만든 컨트롤러 창이 있다. 여기에 표시된 삼각형을 손가락으로 누른 채 밀면 좌석 모양 이미지가 화면에 뜬다. 탑승자는 화면에 나온 좌석 부위를 손가락으로 터치해 위치를 조정하면 된다. 2열 왼쪽 좌석 오른쪽 팔걸이에는 마우스 역할을 하는 작은 패드와 함께 다양한 차량 조작 버튼도 함께 마련되어 있다. 이를 통해 천장에 숨겨진 15.5인치 모니터를 꺼내거나 룸 램프, 오디오 볼륨 조절 등 다양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1열 좌우 좌석 사이에 있는 센터 글로브박스에 거치된 태블릿 PC를 통해서도 같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15.5인치 모니터는 각종 미디어 파일을 쉽고 빠르게 재생한다. 1열 좌석 뒷면에는 간이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어 2열 탑승자가 이용할 수 있게 배려했다.

밤이 되면 노블클라쎄 카니발 L9은 운치 있는 라운지로 변신한다. 높은 천장에서 은은하게 뿜어져 나오는 고급스러운 조명과 차량 내부 곳곳에 숨어 있는 간접 조명이 그 이유다. 3열 좌석은 2열에 비해 다소 좁긴 하지만 그 안락함은 일반 카니발 하이리무진의 2열 좌석을 가볍게 뛰어넘는다. 4열 좌석은 일반 카니발처럼 평소에는 바닥에 수납된다. 최대 9명을 태울 수 있지만, 4열 좌석은 접어서 수납하거나 떼어내는 것이 노블클라쎄 카니발 L9의 일반적인 활용 방법이다. 트렁크 바닥에는 다용도 러기지 박스가 설치되어 있다. 폭이 넓고 제법 깊어 활용도가 높다. 러기지 박스 위에는 골프백 4개를 모두 세워서 적재할 수 있다. 주행 중 골프백이 흔들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 전용 거치대와 옷걸이도 설치되어 있다.

1. 항공기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과 다를 바 없는 2열 좌석 모습. 2. 좌석 위치 조정을 위한 터치 스크린. 3. 골프백 4개를 세워서 적재할 수 있다. 4. 15.5인치 모니터는 천장 안으로 숨길 수 있다.
노블클라쎄 카니발 L9은 전문 엔지니어에 의한 체계적인 설계와 디자인, 숙련공에 의한 조립으로 남다른 완성도를 자랑한다. 노블클라쎄가 만든 모든 차량은 공인된 인증 기관(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KATRI)을 통해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안전 인증을 획득했다. 애프터마켓에서 일반적으로 이뤄지는 사설 개조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시승한 노블클라쎄 카니발 L9은 가솔린 모델이다. 배기량 3.3리터짜리 V6 GDI 가솔린 엔진을 달았다. 여기에 자동 6단 변속기를 물려 최고 출력 280마력(6,000rpm), 최대 토크 34.3kg·m(5,200rpm)를 발휘한다. 이는 카니발 가솔린 모델과 같은 수치다.

노블클라쎄 카니발 L9은 카니발 가솔린 모델과 엔진이 동일하지만 느낌이 조금 다르다. 훨씬 정숙하고 부드러운 주행감이 도드라진다. 소음·진동 억제 소재를 듬뿍 사용하고 변속 로직을 바꾼 탓이다. 운전 만족감은 고급 세단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다. 노블클라쎄 카니발 L9은 여러 장비가 추가돼 카니발 하이리무진보다 공차 중량이 200kg 정도 늘었다. 노블클라쎄 카니발 L9의 공차 중량은 2,380kg으로 복합연비는 8km/l(도심 7.2km/l, 고속도로 9.3km/l)다. 차량 성격을 고려하면 이 정도 연비는 크게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노블클라쎄 카니발 L9은 필요할 때면 2톤이 넘는 무게를 매섭게 몰아붙일 정도로 힘이 충분하다. 노블클라쎄 카니발 L9은 옵션으로 앞뒤 서스펜션에 에어스프링을 각각 장착할 수 있다(4인승 모델인 노블클라쎄 카니발 L4는 뒤는 기본, 앞은 옵션으로 장착 가능). 시승차는 에어스프링이 달린 모델로 운행 중 가끔 에어스프링을 작동하기 위해 공기압축기가 작동하는 모터음이 작게 들렸다. 에어스프링까지 추가한 것을 보면 이 차량을 선택할 사람들의 의도를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에어스프링은 고속주행 중 차선을 변경하더라도 흔들림이 덜하고 안락한 주행을 돕는다. 고급스러운 승차감보다는 민첩한 핸들링과 운동성능을 원하면 빌슈타인제 서스펜션을 사용한 ‘액티브 컴포트 서스펜션’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도 있다.

여유롭고 화려한 공간과 부드러운 주행감이 특징인 노블클라쎄 카니발 L9은 VIP 의전용 혹은 온 가족이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럭셔리한 미니밴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선택지로 보인다. 노블클라쎄는 기존 카니발 하이리무진 9인승 가솔린·디젤 차량을 노블클라쎄 카니발 L9으로 개조해주는 ‘노블클라쎄 빌드업 프로그램 L9’도 운영하고 있다. 개조에는 15일이 걸린다. 튜닝한 부분에 대해 2년간 보증도 약속하고 있다.

노블클라쎄 카니발 L9은 가솔린 모델 1종과 디젤 모델 2종(디젤 VE, 디젤 SE)으로 출시됐다. 가격은 각각 9,400만 원, 8,990만 원, 7,950만 원이다. 참고로 카니발 하이리무진 가솔린 9인승 모델의 가격은 5,399만 원이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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