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해진 정현..포핸드만, 조금만 더

김경무 2017. 1. 1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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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오픈 2회전 역전패
세계 15위 디미트로프 맞서
1세트 완승하며 선전했지만
중요할 때 포핸드 실수 연발
서브·네트플레이는 강력해져
"아쉬움 남지만 후회는 없다"
조코비치도 2회전 탈락 '대이변'

[한겨레]

정현이 19일 멜버른파크에서 열린 2017 호주오픈 남자단식 2회전에서 세계 15위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불가리아)를 맞아 강력한 포핸드스트로크를 구사하고 있다. 멜버른/대한테니스협회 제공

지난해까지만 해도 ‘(양손) 백핸드(스트로크)만 잘 치는 선수’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성적 부진에다 부상이 겹쳐 인고의 세월을 보낸 뒤, 몇 가지 단점을 집중 보완하면서 기량이 확연히 달라졌다. 스트로크와 랠리 싸움에서 세계순위 10위권대 정상급 스타에게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상대를 당황시키며 실수를 연발케 했다. 단점이던 서브와 포핸드스트로크, 네트플레이도 매우 강해져 다양한 공격 패턴을 구사하는 선수로 업그레이드됐다. 한국 남자 테니스의 ‘희망’ 정현(21·세계 105위·한국체대)이 시즌 첫 그랜드슬램 대회 3회전 문턱에서 아쉽게 좌절했지만, 위기관리 능력 등 단점만 보완하면 머지않아 세계 정상급 선수로 도약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일 호주 멜버른파크 내셔널 테니스센터의 하이센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7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5000만 호주달러, 약 440억원) 나흘째 남자단식 2회전. 정현은 세계 15위로 ‘리틀 페더러’란 소리를 듣는 그리고르 디미트로프(26·불가리아)를 맞아 선전했으나 중요한 포인트 순간마다 고비를 넘기지 못하며 1-3(6:1/4:6/4:6/4:6)으로 아쉽게 역전패를 당했다. 2015년 유에스(US)오픈에 이어 생애 두번째로 그랜드슬램 대회 남자단식 본선 2회전까지 나갔으나 32강 문턱에서 좌절했다. 한국 선수의 그랜드슬램 대회 남자단식 최고 성적인 이형택(41·은퇴)의 16강 진출(2000, 2007년) 기록 경신도 다음으로 미뤄야만 했다. 정현은 앞선 1회전에서는 세계 79위 렌소 올리보(25·아르헨티나)를 3-0으로 완파한 바 있다. 정현은 경기 뒤 공식 인터뷰에서 “전체적으로 아쉬움은 남았지만, 후회는 없는 경기였다.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현은 이번 대회 단식 본선 2회전 진출 상금 8만 호주달러(약 7000만원)와 랭킹포인트 45점을 획득했다.

전문가들도 호평했다. 이 경기 방송 해설을 한 최천진 <제이티비시>(JTBC) 해설위원은 “서브와 포핸드가 좋아진 것은 확실한데, 정현이 중요할 때 포핸드 실수를 몰아서 했다. 위기관리 능력을 보완하면 정상급 선수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용국 엔에이치(NH)농협은행 감독은 “과거에는 정현이 네트플레이를 못했는데 보완됐고, 공격적인 포핸드가 되는 등 공격력이 다양해졌다. 폭발적인 순발력과 민첩성을 보여주는 등 신체 능력도 디미트로프에게 뒤지지 않았다”고 높게 평가했다. 그는 이어 “시간이 지날수록 중요한 순간 서브나 포핸드에서 실수가 나왔다. 아직 20대 초반인 만큼 그런 실수를 줄이면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현은 이날 1세트에서 2014년 세계 8위까지 오른 디미트로프를 상대로 일방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6-1로 따내는 등 상큼한 출발을 보였다. 시속 215㎞까지 나오는 강서브와 폭발적인 포핸드·백핸드를 구사하며 디미트로프를 몰아붙였고 상대는 정현의 강력한 공격에 포핸드에서 실수를 연발했다. 그러나 올해 초 브리즈번 인터내셔널에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시즌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기세를 올린 디미트로프는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1m91의 큰 키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서브에이스 등으로 내리 2~4세트를 가져갔다.

정현은 2015년 챌린저 대회에서 잇따라 우승하면서 세계랭킹이 51위까지 치솟았으나, 지난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에서 잇단 1회전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이후 자신의 약점인 서브와 포핸드 보완을 위해 일본의 고우라 다케시 코치를 초빙해 진천선수촌에서 특별훈련을 받았고, 이번 호주오픈에서 이런 약점이 크게 보완된 것으로 확인됐다. 박용국 감독은 “서브 때 몸의 회전력과 원심력이 커지면서 속도와 정확성이 많이 향상됐다. 포핸드도 예전에는 걷어올리는 스타일이었는데, 임팩트 때 타점이 높아졌고, 체중이 많이 실린다”고 했다.

한편 디펜딩 챔피언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2위)는 이날 열린 남자단식 2회전에서 데니스 이스토민(우즈베키스탄·117위)에게 4시간48분 만에 2-3(6<8>:7/7:5/6:2/6<5>:7/4:6)으로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대회 3연패를 노렸던 조코비치가 메이저대회 2회전에서 탈락한 것은 2008년 윔블던 대회 이후 처음이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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