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억 뿌리쳤지만 빵긋빵긋, 프랑스 가는 빵훈이
새벽 0시20분 전화 받고 짐 챙겨
"돈보다 꿈 찾아 유럽으로" 파리행
고종수·박지성 장점 합쳤다는 평가
독일 전설 클린스만처럼 빵집 아들
부친 "디종에도 빵 돌려야겠다" 농담
소속팀 수원은 이날 오전 권창훈의 디종 이적 합의내용을 공식발표했다. 계약기간 3년6개월, 이적료 120만 유로(15억원)다. 연봉은 디종측과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권창훈의 에이전트(최월규 월스포츠 대표)는 “연봉은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고만 귀띔했다. 그는 “사실 지난 여름 알자지라(아랍에미리트)가 이적료 300만달러(35억원), 연봉 200만달러(23억원) 등 총 500만 달러에 (권)창훈이 영입을 제안해왔지만 거절했다”고 말했다. 500만 달러(58억원)면 꽤 큰 금액인데 왜 거절했을까. 권창훈은 “내겐 돈보다는 오랫동안 꿈꿨던 유럽 진출이 더 중요했다. 3~4년 후면 국방의 의무도 해야 한다. 주어진 시간동안이라도 큰 무대에서 모든 걸 걸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디종의 올리비엘 크로아렉 단장은 서정원(47) 수원 감독이 1998년부터 2년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뛸 당시 구단 직원이었다. 서 감독은 권창훈에게 "한국에서처럼 자신있게 너 만의 플레이를 하라"고 조언했다.
그간 많은 한국 선수들이 프랑스리그에 도전했지만 성공한 경우는 AS모나코에서 뛴 박주영(32·서울) 정도다. 박주영은 2008년부터 세 시즌 동안 25골을 터트렸고, 잉글랜드 아스널로 이적했다. 권창훈은 “ 배운다는 자세로 열심히 하겠다. 디종을 발판으로 다른 팀에 간다는 마음보다 디종과 운명을 함께 한다는 마음으로 뛰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원은 유스 시절부터 7년간 몸 담았다. 수원 팬들은 홈에서든 원정에서든 가장 큰 목소리로 응원해줬다. 그 생각을 하면서 어딜 가든 기죽지 않고 뛰겠다”고 덧붙였다.
월드컵에서 11골을 터트린 ‘독일 축구의 전설’ 위르겐 클린스만(53)은 ‘보트낭 빵집 아들’로 불렸다. 슈투트가르트 보트낭의 빵집주인 아들이었던 클린스만은 아버지로부터 제빵기술을 배웠고, 가족들은 여전히 빵집을 하고 있다. 권창훈 별명에도 ‘빵’이 들어간다. 바로 ‘빵훈이’다. 아버지 권상영(58)씨가 30년째 빵집을 하고 있다. 개인 브랜드로 빵집을 하다가 2008년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바꿨다. 재밌는 건 프랜차이즈 명칭에 프랑스 파리가 들어있다. 아버지 권씨가 “빵훈이가 빵의 본고장 프랑스에서 새로운 도전을 한다. 수원 클럽하우스에 종종 빵을 보냈는데, 디종에도 아들이 좋아하는 빵을 돌려야겠다”고 농담을 건네자, 권창훈은 “꼭 잘해서 ‘프랑스 빵훈이’라고 불리겠다”고 대답했다.
■권창훈은…
「생년월일: 1994년 6월 30일 체격(포지션): 1m74㎝, 69㎏ (미드필더) 소속팀: 수원 삼성(2013~16, 109경기 22골 9도움) 디종(2017~) 대표팀 기록: A매치 8경기(3골), 2016 리우 올림픽 8강(2골)」
■디종FCO 구단은…
「창단: 1998년 연고지: 프랑스 부르고뉴주 디종(파리에서 기차로 1시간30분 거리) 홈구장: 스타드 가스통 제라르 감독: 올리비에르 달로글리오(프랑스) 시즌 성적: 리그앙 16위(4승8무8패)」
영종도=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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