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통신6]정현, "최선을 다한 경기, 기분 좋은 승리"

박준용 2017. 1. 18.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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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오픈 두 번째 도전 만에 승리를 거둔 정현. 사진=(호주)박준용 기자
[테니스코리아=(호주)박준용 기자, 백승원 객원기자]정현(한국체대, 삼성증권 후원, 105위)이 호주오픈 본선 2회전에 안착했다.
1월 17일 멜버른 파크에서 열린 대회 1회전에서 정현이 렌조 올리보(아르헨티나, 79위)를 1시간 45분 만에 6-2 6-3 6-2로 꺾고 2회전에 진출했다.
호주오픈에서 우리나라 선수가 승리를 거둔 것은 지난 2008년 이형택(이형택아카데미 이사장)의 64강이 이후 8년 만이다. 또 정현은 이날 승리로 지난 2015년 US오픈 이후 자신의 두 번째 그랜드슬램 승리를 기록했다.
세계랭킹은 올리보가 높았지만 기량 면에서는 정현이 월등했다. 정현은 스트로크 대결에서 상대를 압도했고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상대의 발을 꽁꽁 묶었다. 여기에 상대의 허를 찌르는 네트 플레이 등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경기 내용도 완벽했다. 더블 폴트는 1개밖에 저지르지 않았고 서브 에이스는 4개를 터트렸다. 57%의 첫 서브 성공률에 69%의 높은 첫 서브 득점률을 기록했고 두 번째 서브 득점률은 70%에 육박했다. 또 16차례의 브레이크 기회를 잡아 7차례 살렸고 상대에게는 2차례 브레이크 기회 중 1차례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다음은 정현과 가진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Q1. 호주오픈에서 첫 승리를 거둔 소감은?
정현_
무엇보다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에 만족스럽다. 지난 시즌 긴 공백이 있었지만 시즌이 시작하면서 열리는 그랜드슬램에서 승리해 정말 기쁘다.
Q2. 상대의 세계랭킹이 정현 선수보다 높았다. 경기 시작 전 어떠한 생각이 들었나?
정현_
결코 자만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긴다’는 생각이 강했다.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경기가 전반적으로 생각대로 잘 풀렸다.
Q3. 오늘 경기를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나?
정현_
첫 세트와 두 번째 세트는 생각대로 경기가 흘러갔지만 상대가 두 번째 세트 후반부터 전략과 전술을 바꾸려고 시도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네트 플레이를 하는 등 오히려 상대의 전략을 역이용했다. 세 번째 세트에서 효과가 있었다.
Q4. 오늘 경기에서 어떤 전략과 전술이 잘 들어맞았는가?
정현_
먼저 서브가 잘 들어갔다. 상대가 남미 선수였기 보통의 남미 선수들이 그러하듯 베이스라인에서 주로 경기를 풀어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예상이 맞았다. 그래서 경기 중간중간에 네트 플레이로 상대를 흔든 것이 주효했다.
Q5. 작년 부상 후 재활과 자세 교정 등으로 약 4개월 동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4개월의 시간이 오늘 승리에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나?
정현_
그렇다.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하여 고통을 이겨냈던 작년의 경험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Q6. 오늘 경기에서 어떠한 부분에 초점을 두었나?
정현_
무엇보다 후회 없는 경기를 하려고 했다. 포인트마다 최선을 다하려 했다. 포인트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고 절대 포기하지 않아야 스스로 떳떳하다. 그렇게 최선을 다해야 지더라도 ‘최선을 다했다’라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Q7. 오늘 많은 교민을 비롯해 유학생 그리고 한국에서 온 팬들이 응원을 보내줬다. 큰 힘이 되었나?
정현_
그렇다. 응원해주신 분들께 정말 고맙다. 사실 경기 전에는 당연히 남미 팬들이 더 많을 줄 알았다. 그래서 내가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을까 고민을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경기장에 나와보니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많은 한국 분이 오셨고 태극기와 내 이름이 적힌 응원 문구도 보였다. 그분들의 응원이 정말 고마웠다. 마치 한국에서 경기하는 것처럼 열렬히 응원해주셔서 정말 고맙다.

 


 

Q8. 다음 상대는 15번시드 그리고르 드미트로프(불가리아)다. 만만치 않은 상대다.
정현_
나는 잃을 것이 없다. 2회전 역시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
Q9. 컨디션 조절이라든가, 숙소, 시설 등에 대해서도 만족하나?
정현_
주니어 때도 여러 차례 호주오픈에 출전했기 때문에 매우 익숙하다. 먹고 싶은 거 먹으면서 잘 지내고 있다.
Q10. 이번 대회 목표가 무엇인가?
정현_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 1승 했다고 당장 ‘우승’이라고 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Q11. 오늘 외국 기자들도 취재하는 등 많은 언론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정현_
그랬나? 사실 경기 중에는 집중하느라 다른 것들은 잘 인지하지 못한다. 외국 기자들이 취재 왔다는 사실도 지금에서야 알았다.
아직까지는 그냥 단지 '관심이구나'라는 생각 외에는 별다른 생각은 없다. 아직 나 자신을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은 선수다. 그러한 부분들을 차근차근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우선이다.
Q12. 경기 승리 직후 무슨 생각이 들었는가?
정현_
특별한 생각이 들지 않았다. 단지 사인을 기다리는 많은 관중이 계셔서 '와! 이 많은 분에게 언제 사인 해 드리지?'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웃음). 최대한 많은 분께 사인을 해 드렸는데 막상 그곳에 계신 분들은 어떻게 느끼셨을지 모르겠다.
Q13. 훌륭한 선수가 되기 위해서 장점을 더욱 살리는 쪽과 단점을 보완하는 쪽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나?
정현_
앞을 멀리 보고 세계 정상급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단점을 보완하는 쪽에 초점을 두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정상급 선수들은 딱히 약점이라고 할 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면 내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상대는 내 장점을 어떻게든 살리지 못하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글=(호주)박준용 기자, 백승원 객원기자, 사진=(호주)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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