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상자, 인공지능 비서가 되다

임성현 2017. 1. 1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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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AI 셋톱박스 '기가지니' 출시..이달 중 공식판매
"지니야, 지금 몇 시야? 오늘 일정 좀 알려줘."

"10시 20분입니다. 오후 5시에 소개팅이 있습니다."

잠에서 깬 아들이 찾은 지니는 몇 시인지, 오늘 일정이 어떤지를 마치 비서처럼 친절하게 브리핑해준다. 저녁 무렵 퇴근한 아버지가 "지니야, 아빠 계정으로 바꿔줘. 전화 온 거 없어?"라고 묻자 부재중 통화 목록이 TV 화면에 나타난다. "지니야, 홈쇼핑 틀어줘"라는 어머니 명령에 바로 TV 화면이 바뀐다. 시골에 있는 할아버지에게서 전화가 걸려오자 TV 화면으로 영상통화가 이뤄진다.

이뿐만이 아니다. 출근길 버스 시간을 안내하고 목적지까지 어느 교통편으로 얼마나 걸리는지를 TV 화면에 지도와 함께 안내해준다. 카카오택시 호출, 음식 배달 주문도 음성만으로 척척 이뤄진다. 공기청정기, 가스밸브 등 집 안 가전기기를 음성으로 제어하는 것은 기본이다. 17일 베일을 벗은 KT 인공지능 음성인식 서비스 '기가지니'의 모습이다.

KT는 이날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세계 최초로 인터넷(IP)TV에 인공지능 서비스를 결합한 '기가지니'를 공개했다. 시연 행사에서 기가지니는 한 번의 오류도 없이 시연자 음성명령을 수행했다. 임헌문 KT 매스총괄 사장은 "기가지니는 셋톱박스, 스피커, 전화, 카메라가 하나로 융합된 기기"라며 "음성만으로 올레TV, 지니뮤직, 영상전화, 가전기기를 컨트롤할 수 있는 인공지능 TV"라고 말했다.

KT가 기가지니를 내놓으면서 지난해 9월 출시된 SK텔레콤 '누구'와 국내 음성인식 디바이스 시장을 두고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에선 아마존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와 결합한 제품이 무려 700여 개에 달했고, 구글도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해 5월 '구글홈'을 선보이는 등 전 세계 음성인식 인공지능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가지니는 높이 28㎝, 무게 1.7㎏ 크기로 스피커 형태의 다른 제품들과 외형은 비슷하다. 스피커 단독으로도 사용할 수 있지만 IPTV 셋톱박스에 인공지능 비서와 600만화소 카메라가 내장된 형태라는 차이점이 있다. 그래서 음성과 영상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데 이게 가장 큰 '비교 우위'다. 임 사장은 "기존 제품과 가장 큰 차이는 음성인식만 가능한 타사 제품과 달리 TV 화면을 보면서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음성인식 기술도 실제 대화가 가능할 정도 수준이라는 게 KT 측의 설명이다. 백규태 서비스연구소장은 "자체 측정 결과 자연어 처리는 90%, 단어 인식률은 95%에 달한다"고 했다.

기존 셋톱박스 대신 기가지니 단말을 TV에 연결하면 TV가 인공지능 비서로 탈바꿈한다. TV 화면을 보면서 음성으로 원하는 지시를 내리면 된다. 호출어는 '기가지니' '지니야' '친구야' '자기야' 등이다. 특히 세계적 오디오업체 하만 카돈 스피커를 사용해 최고 수준의 음질을 구현한다. 음성으로 위키피디아 검색, 날씨 안내, 환율, 알람 등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홈 IoT 기기를 제어하는 '허브' 기능으로 현재 홈캠, 가스밸브, 도어록, 공기청정기, 냉장고 등 11개 기기를 컨트롤할 수 있다.

임 사장은 "연간 IPTV 가입자가 120만명에 달한다"며 "상당수 IPTV 고객이 기가지니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기존 올레TV 가입자는 셋톱박스를 기가지니로 교체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단말기 임대료는 3년 약정 기준 월 6600원이다. 단말기만 별도로 구입할 때 가격은 29만9000원이다. 색상은 블랙·레드·화이트 등 세 가지다. 이달 중 공식 판매에 들어간다.

[임성현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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