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中, 부품 국산화 본격화..제조업 굴기 '속도'

김태욱,최영철,정윤섭 2017. 1. 16.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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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뚝 일어선다'는 뜻의 '굴기'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의 국가 전략인데요.

'군사 굴기'를 내세우며 군사력 증강에 나선 중국은 남중국해와 동아시아에서 미국에 맞서고 있고, '우주 굴기' 프로젝트는 중국을 유인 우주선까지 쏘아올리는 우주 강국으로 발돋움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바로 '제조업 굴기'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중국이 최근 볼펜을 완전 국산화했다고 떠들썩하게 자축했습니다.

중국이 작은 볼펜 하나를 국산화 했다는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상하이 김태욱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 볼펜 국산화에 흥분하는 중국▼

<리포트>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이 볼펜 하나 못 만드는가"

1년 전 리커창 총리는 이렇게 한탄했습니다.

펜 끝에 달린 고강도의 '볼펜 볼'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쉬쥔다오(중국 볼펜 제조업체) : "볼펜 볼의 재료는 스테인리스강인데 전부 일본에서 수입해 들어와요."

제조사만 3천여 곳에 한 해 중국에서 생산되는 볼펜은 무려 4백억 개..

그러나 정작 핵심부품 제조 기술이 없었던 셈입니다.

이 때문에 '볼펜'은 규모만 크고 내실이 없는 중국 제조업의 한계를 상징했습니다.

최근 중국이 볼펜볼 자체 개발에 성공한 뒤 경제전문가 대담 방송까지 내며 환호하는 이유입니다.

<녹취> 인민대학 교수(CCTV 경제채널) : "이처럼 중국의 제조업이 중요 핵심기술을 전면적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겁니다."

단순히 '볼펜'이 아니라 중국의 핵심부품 국산화 의지가 그 안에 담겨있다는 뜻입니다.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이른바 '홍색 공급망 확대' 정책입니다.

제조업 전반에서 그동안 수입에 의존했던 중간재를 자국산으로 대체하겠다는 겁니다.

이제 볼펜은 예전과는 반대로, 중국 제조업 혁신의 상징물이 됐습니다.

이 같은 중국업체들의 기술력 향상에 따른 '수입 대체 효과'는 앞으로 더욱 뚜렷해질 전망입니다.

상하이에서 KBS 뉴스 김태욱입니다.

▼ 中 제조업 굴기 핵심은 국산화율…질적 도약 시동 ▼

<기자 멘트>

글로벌 업체들도 공략이 쉽지 않다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민 중국의 SUV 차량입니다.

저렴한 가격이지만 결코 뒤지지 않는 성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건데요,

여기에는 중국 자동차 산업의 자신감이 숨어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차가 팔리는 자국에서, 3분의 1인 천만 대 이상이 중국산 자동차일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자신감의 배경은 중국 제조업의 실력입니다.

세계 1위인 수출 품목이 천6백 개, 세계 1위입니다.

양적으론 이미 제조업 강국입니다.

그런데 앞으로가 더 위협적입니다.

전 세계적인 화두인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반도체가 대표적입니다.

2025년까지 무려 170조 원을 투자해 현재 20% 수준인 국산화율을 70%까지 차곡차곡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제조업 육성은 벌써 2년 전에 발표한 제조업 청사진, '중국제조 2025'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제조강국 중국'을 양이 아닌 질로 전환하겠다는 건데, 핵심이 바로 모든 소재 부품의 국산화입니다.

2020년까지 40%, 2025년까지 70%, 이를 위한 연구개발에 1년에 240조 원을 쏟아 부을 정돕니다.

발등의 불은 우리에게 떨어졌습니다.

우리가 중국에 수출하는 전체 품목 가운데 절반 이상이 소재 부품인데,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들로 대체되다 보니, 지난해에만 마이너스 11%, 뚜렷한 감소세입니다.

중국 제조업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된 지금, 우리는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최영철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中 자급률 1% 오르면 GDP 0.5% 감소 ▼

<리포트>

한 달 전 국내 출시된 중국 화웨이 스마트폰 P9입니다.

뛰어난 카메라 성능과 싼 가격에 하루 800대 가까이 팔립니다.

국내에선 밀리지만, 세계 시장에서 중국 빅3 제조사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애플을 넘어섰고, 삼성전자를 위협중입니다.

지난 2003년 우리 LCD 기업 인수로 기술까지 집어삼킨 중국의 디스플레이 산업.

중국 정부의 보호와 집중 투자로 15년 만에 세계 1위 자리를 넘보고 있습니다.

부품을 사서 조립해 파는 '조립기지'가 아니라, 자체 부품으로 글로벌 기업과 겨룰 상품을 내놓는 겁니다.

부품을 수출하던 우리 기업엔 타격입니다.

중국의 자급률이 1%p 올라가면 대중국 수출이 8.4%p 줄고, 국내총생산도 0.5%p 감소한다는 조사도 있습니다.

결국 우리 기업들은 중국내에서 소비되는 상품이나, 최첨단, 고부가가치 제품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유병규(산업연구원) : "주력산업과 제4차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기반 기술들, IT기술과 융합을 해서 새로운 영역의 산업과 사업을 창출하는 것이 일단 중요한 과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특히 중국이 4차 산업 분야에서도 무섭게 속도를 내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에서도 경고음이 울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영철입니다.

김태욱기자 ( twkim@kbs.co.kr)

정윤섭기자 (bird2777@kbs.co.kr)

최영철기자 (juli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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