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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바람' 부는 부동산 시장..'막차' vs '바닥'?

조은임 입력 2016.12.27 14:3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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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본주택선 '잔금대출 규제' 피하려는 청약희망자 '북적'
내년 보금자리론·디딤돌대출 강화에 '종로·영등포' 실수요자 몰려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11ㆍ3대책' 후 부동산 시장이 침체 분위기로 돌아섰다지만 연말 들어 분양과 재고주택 수요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내년 분양시장에서는 잔금대출, 매매시장에서는 정책자금대출 등 각종 여신을 통해 돈을 빌리는 게 까다로워질 예정인데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막차'를 타기 위한 실수요자들의 발걸음이 바빠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분양시장의 분위기를 진단해볼 수 있는 견본주택 방문객으로 보면 지금이 한창 성수기라고 오인할 수도 있다. 지난 주말 문을 연 전국의 견본주택에는 수만명씩 인파가 몰렸다. 유일하게 서울에서 개관한 '사당 롯데캐슬 골든포레' 견본주택에는 주말을 포함해 나흘간 2만여명이 다녀갔다. 롯데건설이 사당2구역을 재건축한 아파트로, 견본주택 방문객들은 강남 접근성과 더불어 잔금대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에 관심을 보였다. 내년부터 분양되는 아파트의 잔금대출에는 여신심사 선진화방안이 도입되면서, 소득심사를 강화하고 원금과 대출 이자를 갚게 하는 '비거치 원리금 분할상환'이 적용된다.

지난 23일 개관한 'e편한세상 춘천 한숲시티'와 'e편한세상 시흥' 견본주택에는 주말을 포함한 3일 간 총 5만5000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렸다. 또 현대건설과 GS건설이 공급하는 공공분양 아파트 '힐스테이트 자이 논산' 견본주택에도 사흘간 1만3000여명이 방문했다.

한 분양 관계자는 "11ㆍ3대책으로 청약제도가 강화되면서 전반적인 적극성은 떨어졌지만, 부적격 당첨 물량을 노리는 수요자들과 내년 잔금대출을 피해가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재고주택 시장에서는 서울 강남 재건축을 제외하고 막판 실수요가 몰리면서 거래가 늘어나고 가격이 상승했다. 더불어 강남 4구를 제외한 서울에선 하루 평균 거래량이 1년 전 193건에서 이달 241건으로 크게 늘었다. 가격도 전년동기 대비 24.8% 올랐다. 특히 도심과 가까운 종로, 마포 등 일대에서 올해까지 보금자리론ㆍ디딤돌대출 혜택을 받기 위한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종로는 전주 대비 0.08%, 영등포ㆍ마포는 0.05% 올랐다.

서민이 활용할 수 있는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의 문턱이 내년부터 높아지는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보금자리론은 내년 1월부터 대출자격이 강화되는 동시에 금리가 0.03%p 인상된다. 올해 목표치인 20조원이 소진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 역시 내년부터 대출을 받기가 까다로워지는 영향이 작용된 걸로 보인다. 생애 첫 주택구입에 이용되는 디딤돌대출의 소득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DTI) 기준이 현행 80%에서 60%로 축소된다.

다만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떨어지면서 4주연속 내림세를 보였는데, 강남 4구가 전년 동기와 비교해 14.9% 급락하는 등 하락세를 이끌었다. 강남 4구에서는 하루 평균 거래량도 이달 59건으로 1년 전 70건에 비해 줄었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시장이 가격 조정에 들어간 상황에서 내년 여신기준이 까다로워진다는 점을 감안해 강북지역의 중소형 주택을 찾는 실요자들이 움직이고 있다"며 "전반적인 기조는 한풀 꺾였지만 어차피 집을 마련할 거라면 제도가 강화되기 전 틈새를 노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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