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전성기' 흥국-인삼 '수지'의 재발견

2016. 12. 27.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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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김수지(29·흥국생명)와 한수지(27·KGC인삼공사)는 프로 데뷔전부터 적잖은 기대를 모은 선수들이었다. 김수지는 2005-2006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입단했다. 한수지는 1년 뒤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다. 신인왕의 영예도 한수지의 몫이었다.

팀에서는 부동의 주전이었다. 상대적으로 출전 시간에 대한 고민은 없이 선수 생활을 했다. 국가대표팀에도 곧잘 발탁되며 기량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주연’의 아우라를 풍긴 적은 없었다.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였지만 어쩌면 ‘조연’에 가까웠다. 그랬던 두 선수가 ‘제2의 전성기’를 열고 있다. 김수지는 흥국생명 공·수의 중심으로 맹활약 중이고, 한수지는 포지션 전향 후 감췄던 날개를 활짝 펴고 있다. 이는 흥국생명과 KGC인삼공사의 전반기 호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수지와 한수지는 올 시즌 유쾌한 전반기를 보냈다. 개인적으로나 팀 성적으로나 모두 그렇다. 김수지는 공격력에 물이 올랐다. 흥국생명 이적 후 공격 비중이 높아진 김수지는 올 시즌 전반기 15경기(51세트)에서 140득점을 올렸다. 개인 최고 득점력을 선보였던 지난 시즌 성공률(36.92%)보다 훨씬 높은 41.53%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했다. 세트당 득점도 지난해 2.35점에서 2.75점으로 올랐다.

속공(51.61%)에서 리그 2위를 달리고 있을뿐만 아니라 장기인 이동 공격(54.41%)에서는 리그 부동의 1위다. 블로킹에서도 세트당 0.686개(리그 4위)로 상위권이다. 득점은 물론 블로킹에서도 자신의 최고 기록이었던 2014-2015시즌(0.513개)를 훌쩍 뛰어넘는다. 최근 상대적으로 높이가 약했던 흥국생명의 버팀목 임무를 다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수지가 없는 흥국생명은 이제 상상하기가 어려워졌다.

한수지의 변신은 더 극적이다. V-리그 여자부에서 보기 드문 장신 세터(182㎝)라는 장점을 가진 한수지였다. 그러나 토스에 다소 기복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어느덧 출전 시간이 점점 줄어들었다. 하지만 올 시즌 부임한 서남원 감독의 권유 속에 센터로 전향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아직 공격은 어색하지만 블로킹은 확실하다. 한수지는 세트당 0.818개의 블로킹을 기록, 국가대표 주전 센터인 양효진(현대건설·0.964개)에 이어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공격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1라운드 31.76%, 2라운드 24.05%였던 공격 성공률은 3라운드 들어 45.45%까지 치솟았다. 비록 아직 빈도는 높지 않지만 날개 공격수 부럽지 않은 힘으로 상대 코트를 조준하고 있다. 센터 전향이 대성공을 거두고 있는 모습이다. 세터 출신이기 때문에 이단연결 등 다른 부분에서도 장점이 있다. 인삼공사 시스템의 핵심으로 발돋움했다.

사실 기술적으로 크게 발전할 여지가 있는 선수들은 아니다. 차츰차츰 먹어가는 나이도 부담이다. 그러나 뚜렷한 동기 부여로 더 악착같이 뛰고 있다. 올 시즌 부쩍 나아진 활약의 원동력을 여기서 찾는 이들이 많다. 김수지는 “베테랑이라는 수식어보다는 배구를 잘하는 선수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한다. 시련의 시간이 길었던 한수지는 그간의 울분을 코트에서 털어버리고 있다. 상황에 따라 날개로 옮겨가기도 하지만 군말 없이 팀이 필요로 하는 곳에 서 있다. 서남원 감독도 고마움을 표시할 정도다.

두 선수는 어느덧 팀 내에서 최선임급이 됐다. 책임감도 강해진다. 김수지는 흥국생명 이적 이후 리더로서의 자질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동생들이 힘들어할 때 다독여주기도 하고, 유쾌한 이벤트를 주도하기도 한다. 남들이 꺼려할 때 코트에서 궂은일을 도맡는 한수지는 그 자체만으로도 후배들에게 모범이 된다. ‘수지의 재발견’이 후반기에도 돌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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