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트리 가이드 | 제주도 한라산] 켜켜이 쌓인 눈이 자아내는 이국 풍경이 압권

글·월간산 김기환 차장 2016. 12. 2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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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밭대피소~동릉 정상, 윗세오름 위쪽이 최대 군락지

한라산(漢拏山·1,950m)은 우리나라 고유 수종인 구상나무가 많은 곳이다. 서구에서 최고의 크리스마스트리로 꼽는 나무의 조상이 바로 한라산 구상나무라고 한다. 외국의 식물학자가 한라산에서 채집한 구상나무를 학계에 신종으로 발표해 세계에 알려진 것이 계기다. 이 구상나무를 개량한 것이 크리스마스트리로 널리 사용하고 있는 나무다.

[월간산]한라산 백록담.

한라산에 구상나무를 많이 볼 수 있는 지역은 성판악 코스의 진달래밭대피소~동봉 정상 사이다. 이 한라산 동쪽의 드넓은 비탈을 가르는 산길 주변에 구상나무가 가득하다. 어리목 코스 윗세오름 위쪽의 평원과 영실 코스 상단에서도 구상나무 군락지를 만날 수 있다.

한라산 구상나무 숲은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든 상태다. 이미 한라산 구상나무 가운데 절반가량이 말라 죽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문제는 구상나무 고사(枯死) 속도가 몹시 빨라지고 있다는 점. 급격한 기후 변화가 고사목이 늘어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라산 산행코스는 성판악~진달래밭대피소~동봉 정상, 관음사~개미등~동봉 정상, 영실~윗세오름, 어리목~윗세오름, 돈내코~남벽분기점 5개 코스만 개방되어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하지만 기상 이변으로 통제되지 않는 한 연중 산행이 가능하다.

한라산 구상나무 감상이 목적이라면 성판악~진달래밭대피소~정상에 이르는 코스가 적당하다. 정상에 이어 용진각대피소~관음사매표소에 이르는 길을 따르면 총 18.5km로 제법 길지만, 새벽 일찍 산행을 시작하면 충분히 넘을 수 있다.

성판악휴게소에서 완만한 산길을 타고 산행을 시작한다. 해발 1,000m대로 진입하면 한층 바람이 차갑다. 속밭이란 지명을 가진 널찍한 공터 이후로도 길은 여전히 평지에 가까운 경사다. 공터에서 40분쯤 뒤, 경사가 다소 급해지다가 길 우측에 웅크린 자그마한 무인 대피소인 속밭대피소가 보인다.

완만한 산길이 끝나고 정상으로 이어지진 급경사길이 나타나는 곳에 진달래밭대피소가 있다. 콘크리트 건물인 진달래밭대피소는 말 그대로 위급시 대피소로 이용되는 곳이다. 관리사무소 직원이 상주하는 매점이 옆에 있어 등산객들에게 요긴하다. 여기서 간식을 사먹을 수도 있다.

[월간산]진달래밭대피소에서 동봉사이 탐방로 주변에 넓은 구상나무 군락지가 펼쳐져 있다.

진달래밭대피소를 지나면 구상나무 숲 사이로 산길이 지난다. 한겨울이면 나뭇가지에 굵은 순록의 뿔처럼 설화가 얼어붙는 장관을 만날 수 있다. 숲지대를 벗어나 급경사 화구벽 오름길로 접어들면 나지막한 구상나무와 고사목들이 눈에 든다. 계단을 따라 화구벽 위에 오르면 백록담이 뵌다. 이 백록담 구경 후 대개는 발길을 되돌려 내려간다. 여기서 관음사는 북쪽 널찍한 길로 접어든다. 잠시 오르막이다가 곧 급경사 내리막길로 변하며 구상나무 숲지대로 접어든다.

북사면을 타고 가다 내려서 계곡 지류를 두 가닥 건너면 거대한 급경사 벽 밑으로 올라선다. 과거 여러 차례 눈사태 매몰사고가 났던 삼각봉 중턱이다. 낙석방지 그물망 밑을 소리 낮춰 조심조심 지난 뒤 능선으로 올라서면 삼각봉대피소가 서 있다. 삼각봉이 개미 머리인 셈이고, 그 북쪽 아래의 잘록한 곳이 개미목, 그 이후는 개미등이 된다. 삼각봉대피소엔 직원이 근무하다가 오후 5시쯤 되어 뒤늦은 등산객들과 더불어 하산한다.

개미목부터는 거의 쉼 없는 완경사의 내리막길. 구상나무, 소나무가 뒤섞인 숲이 아름다운 곳이다. 일직선이며 지릉도 거의 없고 등산로 양쪽으로 난간이 설치된 이 개미등 능선을 타고 아래로 향한다. 고도가 낮아지며 수림상도 침엽수림에서 활엽수림으로 뒤바뀐다. 산죽군락은 개미등이 꼬리를 맺는 탐라계곡대피소 근처에서 광대한 밭을 이룬다. 백록담부터 관음사까지는 약 9km 거리다.

교통

제주공항에서 승용차로 15분 거리인 제주시외버스터미널(753-1153~4) 10~15분 간격(06:00~21:30) 운행하는 5·16도로(제1횡단로) 경유 서귀포행 781, 781-1 직행버스 이용. 요금 1,300원. 문의 1688-5300.

하산지점인 관음사주차장에서 노선버스를 타려면 2km 떨어진 제주대학교 근처까지 걸어가야 한다. 주차장 건너편 도로변에 택시가 항상 대기하고 있다. 제주콜택시 757-0800, 제주공항콜택시 712-9777.

숙식(지역번호 064)

[월간산]

성판악이나 관음사 입구 등 산행기점에는 숙박시설이 없으므로 제주시내나 서귀포, 중문 일원의 숙박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114제주민박(www.114jeju.com), 우리여행(www.woori-tour.com) 등 숙박관련 사이트 참조. 야영장비를 갖춘 팀은 취사장과 화장실 등이 완비된 관음사 야영장을 이용해도 좋다. 문의 관음사지소 756-9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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