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트리 산행 | 가이드 지리산] 지리산 구상나무와 첩첩산중 크리스마스 즐겨볼까?

주능선 구상나무 급격히 사라지고 있어, 지금 보지 않으면 못 볼 수도

내륙 최대의 구상나무 군락지는 지리산이다. 한국 토종인 구상나무가 남한에만 자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한라산을 제외했을 때 세계 최대의 자연 군락지는 지리산이다. 노고단부터 천왕봉까지 지리산 주능선에 걸쳐 구상나무가 분포한다. 특히 지리산의 구상나무는 50년 이상 된 거목이 많아 훤칠하고 잘생긴 외모를 자랑한다. 여기에 지리산의 설경까지 더하면, 이보다 더 환상적인 크리스마스트리 산행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월간산]크리스마스트리마냥 화려하게 변신한 구상나무 사이를 지나 주능선을 종주하는 등산인들.

다만 지리산 구상나무 설경을 보려면 서둘러야 한다. 내년, 내후년으로 계속 미루면 결국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지리산 구상나무는 최근 몇 년 사이 40%나 줄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진행되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10년 뒤면 지리산에서 살아 있는 구상나무를 보기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지리산은 그대로 있지만 구상나무는 기다려 주지 않는 셈이다. 당장 이번 겨울, 지리산에 가야 할 이유가 생긴 것이다. 참고로 12월  초는 산불방지입산금지 기간이므로 12월 16일부터 종주 산행이 가능하다.

산불방지 기간에도 산행 가능한 코스는 백무동에서 장터목으로 이어진 길, 중산리에서 천왕봉으로 이어진 길, 장터목에서 중산리로 이어진 길이다. 장터목에서 천왕봉으로 이어진 능선에서 드문드문 구상나무를 만날 수 있다.

지리산 종주는 구상나무를 즐길 수 있는 가장 제대로 된 방법이다. 구례에서 성삼재행 버스를 타고 성삼재에서 종주를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11월 말부터 결빙으로 성삼재행 버스가 운행하지 않으므로 승용차나 택시를 이용하거나 화엄사를 들머리로 잡아야 한다. 결빙이 심한 한겨울에는 택시로 시암재에서 하차해 1.5km 정도 걸어서 성삼재에 가는 방법이 있다.

화엄사는 구례에서 가까워 교통은 편하지만, 가파르기로 소문난 코재까지 3시간을 헐떡이며 올라야 한다. 때문에 화엄사를 들머리로 잡을 땐 충분히 각오하고 산행을 시작해야 한다.

천왕봉까지 종주한다면 산행 경력과 속도에 따라 1박2일 혹은 2박3일로 종주할 수 있다. 대피소는 성삼재 방향에서 노고단~연하천~벽소령~세석~장터목으로 이어지는데, 1박2일의 경우 벽소령이나 세석대피소에서 하룻밤 자고 천왕봉을 거쳐 중산리로 하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2박3일의 경우 첫날 연하천이나 벽소령에서 1박하고, 다음날 장터목에서 묵은 다음 천왕봉에서 일출을 보고 중산리로 하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성삼재를 출발해 중산리로 하산하는 종주 코스는 총 33km 거리다.

지리산 종주는 대피소 예약이 필수인데, 금요일과 토요일만 피하면 어렵지 않다. 주말에 이용하려면, 지인까지 총 동원해 예약 시작과 동시에 클릭해야 한다. 국립공원 대피소 예약은 매월 1일과 15일, 두 번 받는다. 매월 1일 오전 10시에 당월 16일부터 말일까지 예약이 가능하고, 15일에 다음달 1일부터 15일까지 예약이 가능하다.

당일산행도 가능하다. 성삼재에서 노고단을 거쳐 피아골로 하산하거나, 뱀사골로 하산할 수 있다. 반야봉 역시 구상나무가 많은 곳이므로 발 빠른 등산인이라면 거쳐 가는 것이 좋다.

백무동으로 올라 연하봉과 촛대봉을 거쳐 세석에서 한신계곡으로 내려가는 코스는 원점회귀 가능한 합리적인 당일 산행코스다. 다만 시간을 넉넉히 잡고 산행을 일찍 시작해야 한다. 구상나무는 주능선에 전체적으로 분포되어 있으므로 반드시 천왕봉 코스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교통

구례공용버스터미널에서 화엄사행 버스가 1일 16회(06:40~20:00) 운행한다. 겨울에는 산간도로가 결빙되어 성삼재행 버스가 운행하지 않는다. 택시로 시암재까지 가서 1.5km 걸으면 성삼재에 닿는다.

동서울터미널에서 백무동행 버스가 1일 8회(07:00, 08:20, 10:30, 15:20, 17:30, 19:00, 23:59) 운행하며 4시간 걸린다. 백무동에서는 동서울행 버스가 1일 8회(07:20, 08:50, 11:30, 13:30, 14:50, 16:00, 17:00, 18:00) 운행한다. 서울 남부터미널행은 1일 2회(14:30, 18:30) 운행.

숙식

[월간산]▲지리산 개념도

구례공용버스터미널 앞에 식당과 숙소가 여럿 있다. 24시해장국(061-783-0042), 감자탕전문 전일식당(061-782-5428) 등. 백무동 시외버스터미널 부근에도 식당과 펜션이 늘어서 있다. 한식전문 영진산장(055-964-1877), 삼겹살과 토종닭백숙전문 옛고을식당(055-963-4037) 등.

지리산 대피소는 국립공원 홈페이지(knps.or.kr

)에서 예약 가능하며, 동절기에는 오후 6시까지 도착해 이용등록을 해야 한다. 대피소에서는 햇반과 식수, 간식, 가스, 반찬류, 건전지 등을 판매하며 모포도 대여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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