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200서브득점' 문성민, 그의 서브가 더 특별한 이유

이석무 2016. 12. 2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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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문성민이 ‘전매특허’인 강스파이크 서브를 날리고 있다. 문성민은 지난 2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서브 득점 2개를 추가해 사상 최초로 개인통산 서브 득점 200개를 돌파한 선수가 됐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토종 에이스 문성민(30)은 한국 최고의 강서버다. 그의 대포알 같은 스파이크 서브는 상대 팀 입장에서 알고도 당하기 일쑤다. 고비마다 찾아오는 서브 에이스는 경기 흐름을 단숨에 뒤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되곤 한다.

문성민은 지난 21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6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대한항공과의 홈경기에서 사상 최초로 개인 통산 200번째 서브 득점을 성공시켰다. 1세트 8-4로 앞선 상황에서 이날 처음 날린 스파이크 서브가 대한항공 수비수 사이를 지나 코트 위로 꽂혔다.

문성민은 그동안 라이벌인 박철우(삼성화재·196개)와 사상 최초 200서브득점 대기록을 놓고 경쟁을 벌여왔다. 해외에서 활약하다 뒤늦게 국내 무대로 돌아와 출발은 훨씬 늦었지만 무서운 기세로 따라잡았고 먼저 금자탑을 쌓는 데 성공했다.

문성민의 200 서브득점 더 대단한 것은 ‘순도’ 때문이다. 문성민은 V리그에서 통산 190경기 만에 200서브득점을 돌파했다. 반면 박철우는 196개의 서브득점을 올리는데 308경기가 걸렸다.

역대 서브득점 4위인 KB손해보험 김요한(266경기 172개)이나 6위인 대한항공 김학민(276경기 166개)과 비교해도 문성민의 기록이 얼마나 독보적인가를 잘 알 수 있다. 국내 정상급 강서버들의 세트당 평균 서브득점이 0.1대 후반인 반면 문성민은 0.282에 이른다.

특히 올 시즌은 더욱 독보적이다. 세트당 평균 0.409개의 서브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가스파리니(대한항공. 0.592개), 파다르(우리카드. 0.476개)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외국인 거포들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수치다.

현역 시절 상대 팀 선수로서, 또 팀 동료로서 함께 했던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문성민의 서브는 정확도도 높지만 무엇보다 힘이 남다르다. 공에 힘이 더 실려 있고 스피디하게 날아간다”며 “다른 선수 서브와 체감적으로 다르다”고 표현했다.

룸메이트인 후배 이시우에게 문성민은 ‘서브 교과서’다. 그는 “성민이 형은 신장도 크고, 파워도 있다. 서브가 강하고 묵직하다”며 “팔 스윙을 보고 많은 것을 배우고 따라해 보기도 한다.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물론 문성민의 서브는 타고난 것이 아니다. 그가 최고의 강서버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본인만의 특별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문성민은 배구를 시작한 초등학교 때부터 스파이크 서브의 매력에 빠졌다. 처음에는 당연히 서브에 힘이 없었다. 스파이크 서브라기보다는 평범한 점프 서브에 가까웠다.

서브를 하면 할 수록 욕심이 생겼다. 더 강하게 서브를 넣기 위해 웨이트 훈련을 멈추지 않았다.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결실이 찾아왔다. 힘이 더 붙기 시작했고 서브가 눈에 띄게 강해졌다. 자신감이 붙으면서 강도뿐만 아니라 코스에 대한 시야도 넓어졌다.

서브를 넣기 전 자신의 호흡을 가져가기 위한 그만의 루틴(습관)도 있다. 볼보이에게 공을 받으면 그 공을 돌리면서 서브 엔딩 라인까지 세 발 뒤로 걷는다. 이어 공을 가슴에 한번 튕긴 뒤 팔을 걷고 호흡을 가다듬는다. 그다음에야 본격적인 서브 동작을 시작한다. 서브 하나도 신중하게 다가서려는 마음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문성민은 자신의 루틴에 대해 “서브를 할 때 순간적으로 집중을 많이 해야 한다. 그래서 잠깐이라도 내 시간을 만들려고 여러 동작을 하다 보니 그게 습관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성민이 생각하는 서브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그는 “서브의 90%는 토스다”고 강조했다. 처음에 공을 어떻게 올리느냐에 따라 서브의 강도와 타이밍이 결정된다는 것. 공을 일정하게 올리지 못하거나 흔들리게 되면 전체적인 밸런스가 흐트러진다는 것이 문성민의 설명이다.

문성민은 “토스를 정확하게 올리는 것이 무조건 첫번째다. 강하게 때리는 것이나 점프를 높게 뛰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런 본인의 생각 때문인지는 몰라도 배구 관계자들은 서브 토스가 가장 안정적인 선수로 문성민을 이구동성 꼽는다.

서브 하나를 넣을 때도 이처럼 신중하게 접근하다 보니 실수도 적다. 서브득점 1위 가스파리니의 경우 전체 293번의 서브 시도에서 범실이 88개(30%)에 이른다. 2위 파다르 역시 범실율이 27.5%에 달한다. 반면 문성민은 20.1%에 불과하다.

서브 범실은 곧 실점이다. 상대에게 점수를 헌납하는 것이다. 아무리 강서브를 넣고 서브 득점을 많이 올려도 미스가 많다면 오히려 팀에 더 손해가 된다. 그런 면에서 문성민의 서브는 더 특별하고 효율적이면서 위협적이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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