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삶에 생기'..서울시립미술관 '르누아르의 여인'

박현주 입력 2016. 12. 1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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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어린아이와 장난감, 가브리엘과 르누아르의 아들 장.
【서울=뉴시스】르느아르, 고양이를 안고 있는 여인
【서울=뉴시스】르느아르 여인전
【서울=뉴시스】르느와르, 편지를 들고 있는 여인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그림은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

오귀스트 르누아르 (1841~1919)의 회화는 빛의 효과를 응용한 단순한 사실의 묘사나 재현이 아니다. 그의 작품은 '보는 이를 즐겁게 하는 그림, 눈을 즐겁게 하는 그림'이다.

도자기 공장에서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도화공으로 첫 발을 내디딘 르누아르는 이전의 어떤 화가도 이룬적 없는 유쾌하고도 아름다운 작품을 남기며 인상주의미술의 대가가 됐다.

르누아르는 따뜻한 색채와 빛을 통해 거칠고 우울한 삶에 스스로 생기를 불어넣는다.

19세기 말 경 파리인들에게 사랑 받던 무도 회장을 그린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1876)는 나뭇가지 사이로 드리워진 초여름 햇빛을 즐거운 한때를 보 내는 젊은 남녀들의 모습과 함께 화폭에 담아내며 르누아르를 인상주의의 중심에 서게했다.

르누아르는 시대를 뛰어넘어 화폭에 담긴 하나 하나의 색채를 통해 삶에 대한 낙관과 긍정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그림은 영혼을 씻어주는 선물이어야 한다” 는 그의 예술철학은 우리에게 인생의 진정한 행복과 치유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다. 기쁨과 행복으로 가득 찬 화가의 시선, '세상의 아름다움을 그림을 통해서 만나는 행복', 이것이 바로 르누아르가 전하는 메시지다.

전 세계에 소장된 르누아르 작품 중, 여성을 주제로 한 '진품 명작'만을 선보이는 전시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오는 16일부터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2, 3층에 펼치는 이번 전시는 미국과 멕시코, 이스라엘 및 유럽의 30여 국공립미술관과 사립미술관 그리고 르누아르 화상이었던 뒤랑-뤼엘의 후손들이 소장하고 있는 개인 소장 작품들을 선보인다.

미국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를 비롯해 프랑스의 오랑주리 미술관, 피카소 미술관,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 이스라 엘의 텔아비브 미술관, 이스라엘 미술관, 영국의 맨체스터 시립미술관, 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 스위스의 취리히 미술관, 루가노 미술관 등이 주요 작품대여 미술관이다.

르누아르가 남긴 여성 인물화는 2000여점에 달한다. 전작의 절반에 이르는 그의 작품이 여성상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성이란 소재가 르누아르의 작품세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르누아르는 어린 여자아이에서부터 십대 소녀, 여성 노동자, 파리의 일상에서 만나는 평범한 여인, 시골의 농사짓는 여인, 부르주 아 계층의 소녀와 귀부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 여성을 선입견 없이 이상적이고 감성적으로 그려내면서 여성 인물화에 대한 독보적인 표현양식을 만들어냈다.

세 아들의 엄마이자 부인이었던 알린 샤리고와 아이들의 유모였던 가브리엘과 레옹틴 등 가족의 일원을 구성하 는 여인들을 시작으로 마지막 모델 데데에 이르기까지 세상의 모든 여인은 작업의 핵심소재가 되어 인상주의 화가로서 그의 재능과 업적을 이루는 대표적 주제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이번 전시는 하나의 테마로 단일작가를 조명한 최초의 전시로 '르누아르가 사랑한 여성' 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일상의 행복을 화폭에 담아내기 위해 동시대를 살았던 어린아이들과 십대 소녀를 마치 천상의 얼굴처럼 아름다운 색채로 표현한 첫 번째 테마 '어린아이와 소녀'를 시작으로 두 번째 테마 '가족 안의 여인' 에서는 화가의 부 인 알린 샤리고와 유모였던 가브리엘 그리고 뮤즈였던 데데의 모습까지 가족으로 함께했던 여인상을 한눈에 보여 준다.

세 번째 테마 '르누아르의 여인' 에서는 공식적인 주문에 의한 초상화나, 주변 지인 혹은 신원미상의 여인 등의 모습을 통해 르누아르만의 독특한 붓터치로 묘사된 동시대 여인들의 형형색색으로 표현된 작품이 소개되며, 네 번째 테마 '누드와 목욕하는 여인' 에서는 고전주의적 가르침으로부터 관능적이고 풍만한 여성 누드로 완성 된 목욕하는 여인 연작을 통해 여체의 신비를 화폭으로 표현한 그의 여인상을 소개 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전시와 함께 17일 '르누아르, 베일을 벗다' 학술 심포지엄을 열고 르누아르의 삶과 작품 세계를 다각적으로 조명한다.

르누아르의 화려한 빛과 색채의 풍성함을 선사하는 이번 전시는 탄핵정국으로 답답하고 우울한 마음을 씻어내고, 예술에 위로받을수 있는 기회다. 2017년 3월 26일까지. 6000~1만3000원.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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