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로 보답" 음주운전 스타들의 해괴한 논리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2016. 12. 11.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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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음주운전 물의를 야구로 보답하겠다고 밝힌 강정호. ⓒ 게티이미지

매년 끊이지 않고 적발되는 악순환의 고리. 바로 프로야구 선수들의 음주운전 소식이다.

올해만 해도 오정복(kt)과 테임즈(NC)의 음주운전이 적발됐다. 특히 테임즈의 음주운전은 NC 구단이 인지하고도 김경문 감독에 통보하지 않아 며칠 동안 경기 출전이 강행되는 어이없는 양상으로 전개되기도 했다. 구단 차원의 은폐라는 비판 여론마저 일었다.

음주운전과 관련해서는 메이저리거들도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2일 피츠버그의 강정호가 음주운전 사고를 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하다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중앙선을 침범한 뒤 달아난 혐의다.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인 0.084%였다.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CCTV 및 강정호 운전 차량 내부의 블랙박스 동영상은 아찔하기 짝이 없다. 우회전을 하면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전속력으로 돌진했기 때문이다.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강정호의 음주 운전 적발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지난 2009년 8월과 2011년 5월 두 차례 음주 운전이 적발된 바 있음이 새로이 밝혀졌다.

강정호에게는 세 번의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되는 ‘삼진아웃제’가 적용됐다. 그의 음주운전이 상습적이었음을 추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두 차례의 음주운전을 당시 소속팀인 넥센 히어로즈가 과연 몰랐을까 하는 궁금증도 낳는다. 만일 강정호의 반복된 음주운전이 외부에 알려지고 징계를 받았다면 2014시즌 종료 뒤 포스팅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경찰서에 출석한 강정호는 “팬들께 너무 죄송하다”면서도 “야구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구로 보답’한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야구 외적인 큰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라운드가 아닌 야구장 밖에서 속죄하고 처벌을 받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강정호의 ‘야구 보답’ 발언은 다른 직업군에 비유했을 때 얼마나 설득력이 부족한 논리인지 쉽게 드러난다. 사회적 물의를 빚은 배우가 “연기로 보답”한다고 밝히거나 비리를 저지른 정치인이 “선거에 출마해 보답”한다고 밝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스포츠맨에게는 스포츠맨십이 존재한다. 정정당당하게 임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자세다. 강정호의 ‘야구 보답’ 변명에는 “음주운전 삼진 아웃은 당했지만 당연히 야구는 계속할 것”이라는 속내가 담겨있다. 잘못에 대한 죗값을 무겁게 치르겠다는 반성문과는 정반대로 받아들여진다. 스포츠맨십과도 부합되지 않는다.

그동안 솜방망이 징계를 펼쳐온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선수들로 하여금 음주운전에 대해 가벼이 여기도록 만들지 않았나 하는 자성도 필요하다.

음주운전에 대한 올 시즌 KBO의 징계는, 오정복의 경우 15경기 출장정지와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120시간, 테임즈의 경우 정규 시즌 잔여 8경기 및 포스트시즌 1경기 출장 정지, 벌금 500만 원에 그쳤다. 테임즈의 음주운전을 인지하고도 경기 출전을 강행한 NC 구단에는 제재금 1000만 원을 부과했다. 모두 ‘솜방망이 처벌’에 지나지 않았다.

음주운전을 비롯한 선수 및 구단의 일탈 행위나 비위에 대한 KBO의 징계는 매우 가벼워 대중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다. KBO의 솜방망이식 대처가 음주운전의 악순환은 물론 승부 조작, 불법 도박, 성 추문 등으로 2016년을 얼룩지게 했다는 비판마저 제기되고 있다.

야구팬들은 음주운전은 물론 선수들의 일탈 및 범죄 행위에 대해 1년 이상의 출장 정지, 대폭 강화된 벌금 등으로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선수들도 음주운전이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범죄 행위임을 인식해야 한다. 그래야만 범죄를 저지르고도 “야구로 보답하겠다”고 운운하는 뻔뻔한 행태의 반복을 막을 수 있다.

글: 이용선/정리: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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