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에서] 황연주-양효진, '부상 병동' 살린 두 개의 탑

조영준 기자 2016. 12. 9.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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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효진(왼쪽)과 황연주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조영준 기자] 에밀리 하통(24, 미국)은 장염으로 고생하고 있다. 팀의 살림꾼 정미선(22)은 무릎 염증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치료를 받고 있다. 베테랑 미들 블로커 김세영(35)은 블로킹을 하다가 왼쪽 엄지손가락을 다쳤다. 팀의 대들보 양효진(27)은 어깨와 발목 부상으로 제 실력을 100%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현대건설은 '부상 병동'이다. 지난 시즌 우승 팀인 현대건설은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고민에 빠졌다. 현대건설은 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시즌 NH농협 프로 배구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화성 IBK기업은행 알토스를 세트스코어 3-1(25-23 27-25 24-26 25-21)로 이겼다.

3연승을 달린 현대건설은 7승 5패 승점 20점으로 3위를 유지했다. 선두 IBK기업은행을 올 시즌 처음 잡았다. 3라운드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경기에서 이겼지만 양철호 감독과 선수들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한 양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에밀리, 양효진, 정미선이 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김세영이 다쳤기 때문이다. 김세영은 2세트에서 김희진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한 뒤 손을 붙잡고 통증을 호소했다.

벤치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김세영은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양효진과 똑같은 키인 190cm인 장신 미들 블로커인 그는 현대건설의 높이를 책임진다. 에밀리와 양효진 정미선이 몸이 안 좋은 상황에서 일어난 김세영의 부상은 큰 고민거리다.

양 감독은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뼈에는 이상이 없다. 하지만 다시 검사를 받아야 할 것 같다"며 "인대 등을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 양철호 감독 ⓒ 한희재 기자

강팀 IBK기업은행을 이겼지만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선수가 늘고 있다. 양 감독처럼 선수들의 표정도 어두웠다. 황연주(30)와 양효진, 염혜선(25)은 "3세트를 이길 수 있었는데 졌다. 이 내용에 감독님 지적도 있었고 (김)세영 언니도 다쳤다"며 안타까워했다.

김세영의 부상으로 자칫 위기에 몰릴 상황이 왔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흔들리지 않았다. 에밀리는 장염을 앓고 있었지만 팀 최다인 24점을 올렸다. 황연주는 18득점, 공격 성공률 53.33%를 기록했다. 양효진은 어깨 부상으로 볼을 제대로 때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는 블로킹 득점 9점을 포함한 17득점을 기록했다.

양효진은 올 시즌 어깨 부상으로 공격의 위력은 떨어졌지만 블로킹 감각은 여전하다. 그는 "매 시즌 최선을 다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블로킹 수치보다 제가 센터인 만큼 이만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어깨 상태에 대해 양효진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앞으로 라운드가 지나면서 더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아직 볼은 강하게 때리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황연주는 기복이 심한 문제점이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현대건설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그는 "(염)혜선이가 원 블로킹 상황을 많이 만들어 줬다"며 공을 세터 염혜선에게 돌렸다.

현대건설은 세터 이다영(20)을 상황에 따라 라이트 공격수로 기용하는 전략도 세웠다. 현대건설의 붙박이 라이트 공격수인 황연주는 자극을 받을 상황이었다. 황연주는 "(그 일로) 별로 충격을 받지 않았다. (이)다영이는 예전부터 라이트 공격수 연습을 했다. 경기에서 교체할 수 있는 상황이 온다"고 말했다.

▲ 황연주(왼쪽)와 에밀리 하통 ⓒ 한희재 기자

황연주는 오랫동안 국내를 대표하는 왼손 라이트 공격수로 활약했다. 그는 외국인 선수와 해결사 소임을 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았다.

황연주는 "지금은 제가 해야겠다는 것보다 팀을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이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양효진과 황연주가 있기 때문이다. 양효진은 몸 상태가 100%가 아닌 상황에서도 자기 소임을 해내고 있다. 황연주는 팀의 주 공격수인 에밀리를 도와 알토란 같은 득점을 올리고 있다.

김세영이 부상으로 빠지는 위기 상황에서 양효진과 황연주는 팀을 구했다. 양 감독은 "(김)세영이가 빠진 뒤 선수들이 하나로 뭉치려고 했다. 우리가 투지에서 앞서 승리했다"며 선전한 선수들을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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