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능'이 불붙인 입시설명회 열기..1만명 '북새통'

입력 2016. 12. 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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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석에 서서 보는 학부모까지.."눈치작전 덜할 듯"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이효석 기자 =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다음 날인 8일 서울 시내에서 대형 학원이 주최한 입시설명회는 학생과 학부모 등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불수능'이라는 평가를 받은 시험답게 대다수 학생이 모의고사 등에서 얻었던 점수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탓에 입시전략을 고민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는 입시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의 정시 입시설명회가 열렸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쌀쌀한 날씨 속에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체육관 앞에 줄을 섰다.

참석자들이 만든 줄은 체육관 입구에서 지하철역까지 200m 넘게 이어졌다. 사전 참가 예약을 한 인원만 8천명에 달했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실제 방문 인원은 약 1만명이라고 말했다.

인근 지하철역 입구에서부터 입시 학원과 컨설팅업체들은 전단을 나눠주느라 바빴다. 체육관 입구에서는 유명 재수학원 관계자들이 부스를 차려놓고 벌써 '재수생 영입'에 힘을 썼다.

배치표를 손에 든 수험생 최모(19)양과 이모(19)양은 "어제 (수능 성적표를 받고) 마음이 조금 아팠다"면서 "절망한다고 나아지는 건 없으니까 정신 차리려고 왔다"고 말했다.

점심도 거르며 지방에서 올라온 학부모와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체육관 매점에서 파는 팝콘이나 오징어로 끼니를 때우며 배치표를 분석했다.

천안에서 온 재수생 윤모(20)씨는 "작년에 비해선 성적이 많이 올라서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어서 대학 커트라인이 어느 정돈가 보려고 예측 자료를 받으러 왔다"고 말했다.

입시설명회가 시작되자 참석자들은 숨을 죽이고 설명회에 집중했다. 학부모들은 수험생을 방불케 하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강사와 자료집을 쳐다보며 필기했다.

수능 점수와 목표 대학을 입력하면 '안정', '추가합격' 등으로 예상 결과를 알려주는 온라인 합격예측 서비스 신청대 앞에는 수만원을 내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도 줄이 끊이지 않았다.

경기도 분당에서 휴가를 내고 왔다는 학부모 최모(52)씨는 "딸이 수능을 봤는데 성적이 애매해서 전략을 짜러 왔다"면서 "두 번은 힘들어서 다른 학원 입시설명회는 아내에게 맡겨야겠다"고 말했다.

최씨는 "학원마다 예상 입시 컷이 다르니까 입시설명회도 다 가야 하고, 비싼 합격예측 서비스도 다 신청을 해야 한다"고 설명하고는 딸의 입시 성공을 기원하듯 거수경례로 인사하고 체육관으로 들어갔다.

같은 시간 서울특별시 교육정보연구원 주최로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입시설명회에도 2천명이 넘는 수험생과 학부모가 몰렸다.

주최 측은 애초 1천800여석 규모의 1층 객석만 개방했지만 참석자들이 몰리면서 2층 객석 문도 열어야 했다.

입시설명회장 앞에 각 대학이 놓아둔 정시 입시전형 자료는 설명회 전에 대부분 바닥이 났다. 주최 측이 준비한 자료도 동나 예비로 준비해 온 자료집도 진열됐다.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된 수능 탓에 평소 모의고사 점수보다 낮은 성적표를 받아든 대부분의 수험생은 진지한 표정으로 설명회를 들었다.

정혜민(18) 양은 "아직 구체적으로 입시전략을 세우지 못했다"면서 "소신 지원하는 곳도 있겠지만 점수에 맞춰서 합격 가능한 곳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의 이러한 성향은 전문가의 분석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입시전략 설명에 나선 배명고 채용석 교사도 "'불수능'이어서 점수에 맞춰 수험생이 흩어지게 돼 자기 점수대로 (대학교를) 찾아갈 확률이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머를 섞은 입시전략 설명에 간혹 웃음소리도 나왔지만 대부분의 학부모는 좀처럼 긴장된 표정을 풀지 못했다.

두 자녀가 이번에 4수를 해서 자신을 '8수생 엄마'라고 한 A(47)씨는 "한때는 '물수능' 한때는 '불수능'이라고 일관성이 전혀 없다"면서 "정시 전형도 워낙 복잡해서 설명회를 들어도 다 알아듣지 못할 정도"라고 교육 정책을 비판했다.

배치표 살펴보는 수험생과 학부모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8일 오후 종로학원이 주최한 2017 대입설명회가 열린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을 찾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배치표를 살펴보고 있다. 2016.12.8 superdoo82@yna.co.kr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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