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공식 인정..'애플카' 5년뒤 나올까

황민규 기자 입력 2016. 12. 4. 15:15 수정 2016. 12. 5.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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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자율주행차를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시인했다. 애플이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에서 완전히 철수했다는 현지 보도를 완전히 일축한 셈이다. 애플이 창사이래 가장 많은 투자금을 쏟아부은 '애플카' 프로젝트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애플이 보유한 전기차 관련 특허를 토대로 추정한 ‘애플카’의 콘셉트 이미지. /카리포터닷컴 캡처

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애플의 통합상품 담당 이사인 스티브 켄너는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제출한 서류에서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이 공식 문서를 통해 자율주행차 개발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켄너는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과 자동화 연구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면서 "교통을 포함한 많은 영역에서 자동화시스템의 잠재력에 흥분하고 있다"고 밝혔다. 머신 러닝은 인공지능 분야의 하나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상황을 예측하는 기술이다.

◆굴곡 많았던 애플 '타이탄 프로젝트'...5년 뒤 결실 맺을까

애플은 2년 전부터 전기차 개발에 나서고 인재를 영입해왔지만 자동차 제조 기술과 경험이 없어 갈팡질팡해왔다. 그동안 애플은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테슬라 등 관련 업체들에서 일하던 엔지니어를 대거 채용했지만 애플 전통을 지키려는 엔지니어들과의 의견 대립으로 전기차 프로젝트는 난항을 거듭해왔다. 그 사이 올해 초 프로젝트 타이탄을 책임졌던 스티브 자데스키가 퇴사하는 일도 벌어졌다.

위기에 빠진 애플의 자율주행 프로젝트는 지난 7월 애플의 혁신 제품들의 기계기술 분야를 담당했던 밥 맨스필드 수석 부사장을 다시 회사로 불러들이면서 힘을 받기 시작했다. 맨스필드는 맥북, 아이맥,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애플의 주요 프로젝트에서 활약한 핵심 인물로, 작고한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최측근이었다.

애플이 전기차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금액도 점점 커지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애플이 지난 16년 동안(2000~2015년) 시행한 R&D 투자를 분석한 결과 "애플의 차세대 캐시카우는 휴대폰이 아닌 자동차"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모건스탠리 리포트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3년간 전기차 및 관련 서비스에 47억달러의 R&D 자금을 투입해 1순위로 자리매김했다.

애플이 지난 5월 중국 최대 차량 공유업체 디디추싱에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투자했던 것 역시 자율운전 전기차 개발과 떼어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미국에서 애플의 자율운전 전기차 개발이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 중국의 차량 공유업체에 투자하며 '중국'과 '자율운전 전기차'라는 두 마리 토기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 블룸버그 제공

외신을 비롯한 업계에서는 애플이 오는 2021년부터 자율주행차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애플이 직접 완성차 업체와 마찬가지로 직접 자동차를 생산해 판매할 지, 아니면 차량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나 자율주행 킷(kit)를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애플, 美 정부에 "자율주행 시대 위해 규제 완화해달라"

이번에 애플이 미국 정부에 제출한 서류의 요지는 쉽게 말해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오바마 정부가 자율주행차 개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같은 애플의 입장에 대해 "별로 놀랍지는 않지만 이번 애플의 문서는 애플의 자율주행차에 대한 사업 의지가 미국 시장 바깥을 향하고 있다는 점도 알 수 있게 한다"며 "애플은 미국 정부에 유럽경제위원회 같은 국제적인 그룹들과 함께 할 것을 촉구했고 자율주행차 개발에 대해 화합, 협력할 것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이번 서류에서 기존 완성차 제조사들이 누려온 특권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포춘지는 "애플이 정부에 제출한 서류에는 이미 존재하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누리고 있는 특권에 대한 논란도 담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 기존 제조사에 대해서만 신차 공개 테스트에 대한 규정을 완화시킨 것을 새로운 시장 진입자에게도 확장 적용해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애플 대변인인 톰 뉴메이어는 "우리는 머신 러닝과 자동화 시스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당국에 의견을 제출했다"면서 "최고의 성과를 낼 운영방식을 만들기 위해 NHTSA와 협력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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