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이종현 선수 "울 거 다 울었다, 두목 호랑이(오리온 이승현) 잡을 발톱 가는 중"

2016. 12. 2.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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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점휴업' 모비스 양동근-이종현
[동아일보]
부상으로 내년에야 코트에 돌아올 수 있게 된 ‘모비스의 주장’ 양동근(오른쪽)과 ‘모비스의 미래’ 이종현이 지난달 30일 경기 용인 연습농구장에서 등을 맞대고 앉았다. “요즘 농구 뉴스가 다 (최)준용이 얘기더라”는 이종현의 말에 양동근은 “종현이가 더 잘할 것”이라며 후배에 대한 편애를 숨기지 않았다. 용인=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올 시즌 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최대 관심거리는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모비스 유니폼을 입은 이종현이 리그 정상급 가드인 양동근과 어느 정도의 호흡을 맞출 수 있을까였다. 하지만 두 선수는 지금 모두 코트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양동근은 개막전에서 왼쪽 손목을 다쳐 관중석에서 경기를 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다쳐서 병원에 가자마자 경기 결과가 어떻게 됐냐고 물어봤는데 졌다고 하더라고요. 점수 차(17점)도 크게 났고. 동점까지 갔었는데 차라리 그때 한번 피해줄 걸 내가 왜 점프를 했을까 후회가 되더라고요. 그 다음 날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또 지고, 수술 끝났는데 또 지고, 외국인 선수 네이트 밀러까지 다치고…. 그래서 퇴원하자마자 숙소에 들어와서 경기장을 따라다니기 시작했어요.”

 양동근은 울화통이 터졌다. “하고 싶은 걸 못하니까, 선수들 힘든 거 아는데 도와주지도 못하니까 정말 답답하죠. 손목이 아직 안 돌아가서 억지로 계속 돌려야 하는데 경기 때 팀 동료들의 플레이가 잘 안 되면 더 이를 악물고 돌리게 돼요.”

 오른 발등 피로 골절로 팀훈련도 함께 하지 못하고 있는 이종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재활센터에서 보강운동으로 땀을 쏟고 있다. 이종현이 지금 상태로 할 수 있는 훈련이라곤 재활조에서 D리그(2부 리그) 선수들과 함께 새벽, 저녁 훈련을 하는 게 전부다. 이종현은 “4개월째 쉬고 있으니 답답하다. 이렇게 오래 쉬는 게 처음이어서 농구 하고 싶다는 마음이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고 말했다.

 얼마 전 ‘이종현이 웨이트장에서 혼자 눈물을 펑펑 쏟았다’는 기사가 보도된 뒤에는 동정도 많이 받고 있다. ‘진짜 울었느냐’는 물음에 이종현은 “그날 감독님께서 ‘진단 결과가 3개월 정도 나왔다. 많이 아쉽겠지만 열심히 준비해라’고 말해주셨어요. 전 그렇게까지 기간이 길게 나올 줄 몰랐거든요. 암담하더라고요. 울긴 했는데 ‘펑펑’까진 아니었어요(웃음)”라고 답했다. 그 말에 양동근은 너스레를 떨었다. “그 얘기를 듣자마자 바로 메시지를 보냈어요. 울지 말라고. 뭐하는 짓이냐고. 그런데 죽어도 안 울었다는 거예요∼.”

 양동근과 이종현은 모비스에서 한솥밥을 먹기 전부터 국가대표팀에서 함께 훈련해 막역한 사이였다. 이종현이 고3 시절 처음 대표팀에 발탁됐을 때 룸메이트가 양동근이었다.

 모비스가 드래프트 1순위 추첨권을 얻기 한참 전부터 이종현을 향한 양동근의 러브콜은 뜨거웠다. 모비스 선수들의 메신저 단체방에 이종현을 초대해 ‘형들에게 미리 인사하라’고 소개할 정도였다. 양동근은 “그렇게 간절했기 때문에 1순위에 당첨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게 바랐던 이종현을 품에 얻었을 때 양동근은 “(이)종현이와 함께 두목호랑이(이종현의 고려대 선배인 오리온의 이승현)를 잡으러 가겠다”고 선포했었다. 하지만 둘의 올해 복귀는 물 건너갔다. 그만큼 새해를 맞는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양동근은 “발톱을 잘 갈고 있으니 호랑이는 한번에 ‘확’ 잡아야죠”라며 “둘 다 뼈를 다쳐서 뼈에 좋다는 음식은 다 먹어요. 너무 먹어서 목이 아플 정도”라고 했다. 이종현도 “어차피 아플 거 올해 다 아팠다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눈물도 다 흘리고(웃음), 뼈도 부러질 거 다 부러지고, 할 거 다 했으니 내년부터는 정상적으로 뛰어야죠”라고 각오를 다졌다.

 양동근은 “요즘 선수들이 자신감을 많이 찾았는데 제가 복귀하면 모비스가 더 자신감 있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있어요. 종현이와 같이 뛰면 어떨지, 같은 팀인데도 기대가 되네요”라고 했다. 이종현 역시 “워낙 잘하는 형들이잖아요. 같이 뛴다는 생각만 해도 설레요. 하루라도 뼈가 빨리 붙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최)준용이 때문에 기대치가 많이 올라가 있어서 부담되는 건 사실이에요. ‘나도 저 정도 할 수 있겠다’ 싶다가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일단 몸부터 탄탄히 만들어서 합류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용인=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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