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검의 LA 컨피덴셜

2016. 11. 3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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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Shine Bright Ⅱ

기세 등등한 캘리포니아 햇살도 이 남자를 저지할 도리가 없어 보인다. 모처럼 LA를 찾아 쉼을 즐기는 그의 순간을 포착했다.

배우 김유정과의 ‘케미’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어요 처음엔 하나도 안 맞았어요(웃음). 제가 자꾸 혼자서 뭘 하려고 했거든요. 저한텐 캐릭터의 중심이 서 있지 않았고, 반면 유정이에겐 제 대사를 받아줄 여유가 있었죠. <구르미>로 처음 만난 사이라 서로 어색함도 컸고요. 시간이 흘러 말도 놓고 오빠, 동생 하면서 많이 친해졌죠.

올여름의 기억이 온통 <구르미>로 가득 찼겠어요. 혹독한 여름 날씨에 촬영하느라 살도 많이 빠졌던데 저, 지금은 살이 많이 오르지 않았어요? LA 와서 엄청 먹었거든요. 가만히 보니까 저는 촬영 후반부에 이를수록 살이 많이 빠지는 스타일이더라고요. 사진이나 영상에 예쁘게 담기는 각을 이제야 좀 알게 됐어요.

오늘 촬영장에서도 보니까 변화에 능동적이랄까요? 이번 촬영을 위한 염색도 먼저 제안했어요 몇 번 제 머리로 촬영해 보니 헤어 텍스처가 잘 살지 않는다는 걸 알았어요. 머리카락에 색이 좀 들어가면 스타일링할 때 결이 더 잘 표현되는 것도요. 그리고 이렇게 좋은 LA에서 언제 또 화보 촬영을 해 보겠어요? 기왕 하는 거 잘해야죠.

자신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이 뭘까 고민하는 시기인가요 확실히 패션에 대한 관심이 늘었어요. 브랜드는 잘 모르고요. 디자인이나 스타일만 봐요. 요즘 스웨이드 재킷이 자꾸 눈에 들어와요.

<구르미> OST에도 참여했죠. ‘내 사람’의 반응이 좋았는데 정식으로 음반 내볼 생각은 전부터 OST 작업에 한번 도전해 보고 싶었는데, 마침 제가 출연 중인 드라마 OST에 참여할 수 있어 행복했죠. 음악을 진짜 제대로 한번 해 보고 싶다고 깊이 생각한 계기가 됐어요.

작곡도 시작했다고요 스마트폰의 ‘개러지 밴드’로 끼적거리긴 해요. 김윤성을 연기한 진영이 형이 상세하게 사용법을 알려줬어요. 나중에 서로 음악 작업 도와주자고 약속했어요. 이번에 <구르미> 하면서 저와 진영이 형, (곽)동연이가 음악을 포함해 공통점이 많아서 잘 어울려 다녔어요.

꿈꿔왔던 배우의 길, 지금 점검해 보면 음, 나날이 꿈이 커지는 것 같아요. 어릴 때, 배우의 꿈을 품고 첫발을 뗐을 땐 ‘언젠가 나도 레드 카펫에 서서 손 흔들 날이 오겠지?’ 막연히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 꿈이 실현됐을 땐 떨렸어요. 상상하고 기대하고 기도하면 말하는 대로 다 이뤄질 수 있구나, 그러면서 더 큰 꿈을 꾸게 됐죠. 지금 저에게 있는 확고한 의지는 많은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 그리고 배우가 되자는 거예요. 그러니 인기엔 크게 연연하지 않고요.

박보검이란 배우와 얘기 나눌 때마다 느끼는 건 삶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할 줄 아는 자세예요 제가 배우라는 길을 선택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됐잖아요. 그러니까 배역에 따라 찾아오는 새로운 삶, 색다른 환경을 겪으면서 부차적인 문제에 동요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오직 제 갈 길, 제가 묵묵히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에 감사하면서 나아가면 되지 않을까요? 한편으론 저도 사람인데 사생활이 존중받지 못하는 부분은 조금 속상해요.

만일 평범한 사람으로 살았다면 국어 선생님 아니면 스튜어드가 됐을 거예요. 어릴 때, 비행기를 타면 누구와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승무원의 모습이 근사했거든요.

이제 한 장 남은 12월의 캘린더는 무엇으로 채울 예정인가요 와, 시간이 정말 빨리 흘러가요. 아마도 팬 미팅 준비에 박차를 가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연말을 따뜻하고 훈훈하게 마무리할 것 같아요.

곧 연말 시상식도 다가오는데 베스트 커플상이 욕심나진 않나요 워낙 막강한 ‘송송 커플’이 뒤에 있잖아요(웃음). 어릴 때 전 시상식엔 무조건 가고 싶었어요. 그러다 막상 시상식에 처음 참석했을 땐 기분이 이상했어요. 거의 매해 마지막 날엔 교회에서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면서 하루를 끝맺음하곤 했는데 낯선 사람들과 시상식장에서 새해를 맞으니 이래도 되나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나저나 왜 인스타그램은 안 해요 인스타그램을 하려면 사진을 꼭 올려야 되잖아요. 부담이 좀 있어요. 대신 최근에 웨이보 계정을 만들었어요. 트위터는 꾸준히 쓰고 있고요.

늘 긍정적으로만 보이는 박보검에게도 스트레스받는 순간이 있긴 하죠 그다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은 아니에요. 스트레스가 클 땐 제 할 일을 제대로 못했을 때? 뭔가에 집중하지 못했을 때? 그때마다 저한테 ‘짬뽕’ 나는 마음이 큰 것 같아요(평소 박보검이 화날 때 쓰는 표현).

‘짬뽕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는 비법 일단 후회를 엄청 하고요. 그 다음엔 가족이나 소속사 식구들과 마구 먹고 이야기를 많이 해요.

지금 스물넷의 박보검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적) 열심히 살고 있구나. 앞으로도 나보다 주변 사람들을 더 많이 챙기면 좋겠구나.

왜 이렇게 다른 사람 생각을 많이 해요 일을 하면 할수록 저 자신만 생각하게 되는 때가 늘더라고요. 저는 제가 끝까지 감사함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원래 욕심이 많아요. 모든 걸 다 손에 움켜쥐려고 하죠.

소소하지만 최근에 가장 순수하게 행복했던 순간은 포상 휴가로 세부에 갔을 때, 끼니 때마다 가이드가 한식당에 데려갔어요. 그래서 한번은 동연이랑 소속사 식구들과 로컬 푸드를 먹으러 나갔죠. 그때 되게 행복했어요(웃음). 그리고 어제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갔을 때도요. 제가 DVD로 사서 챙겨볼 정도로 <해리포터> 시리즈 광 팬이거든요. 이번에 간 김에 호그와트 망토와 넥타이를 샀죠. 래번클로로 할까, 그리핀도르로 할까 고민하다 결국 그리핀도르를 선택했어요. 마냥 어린애가 된 기분이 들어서 좋았어요.

요새 꽂혀 있는 게 뭘까요 (또 정적) 애기들 옷이 정말 예뻐요. 남자 조카가 있는데 “삼촌, 삼촌” 하는게 귀여워서 자꾸 사서 선물하고 싶어요. 아, 그리고 스킨스쿠버 자격증 취득하는 거요. 포상 휴가 때 수트 입고 산소통 메고 정식으로 물속에 들어가 봤는데 엄청 재미있었어요.

가만 보면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경향이 있어요. <꽃보다 청춘> 때나 <1박 2일> 때도 맨 먼저 나섰죠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건 생각의 차이기도 하고요. 자신감이 중요해요. 그러고 보니 세부에서 패러세일링도 했네요. 보트에 낙하산을 메고 타는 건데 온몸이 산만큼 높이 떠올라요. 그때 머릿속이 복잡했어요. 당장 내일이라도 죽을 수 있겠구나 싶어서…. 저 자신이 하늘 아래의 점 같은 존재라는 것도 다시 확인했죠. 순간이 마지막인 것처럼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구나. 그게 저희 집 가훈이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 오늘 본 것 중 제일 좋았던 풍경은 베니스 비치였나요? 웬 흑인 여자 분이 기타를 치고 있었어요. 예전에 무심코 지나친 풍경인데 요샌 가만히 보게 되더라고요. 선셋도 장관이었어요. 저한텐 좋은 날이었어요.

photographer 김외밀

stylist 공지연

fashion editor 유리나

DIGITAL DESIGNER 전근영

features editor 김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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